인천착발 KTX 이야기가 가끔 나오고 있긴 한데 참으로 가엽고도 딱한 이야기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핌피질 덕에 세류-고색간 삼각선은 이미 저승행 특급열차를 탄지가 오래고, 어천저수지 인근 연결선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그냥 수원 미경유에 해당지점은 전형적인 고가교량이라서 개량의 여지까지 없고, 화성시 관내다 보니 3자대면까지 가니 될수가 없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인천쪽의 열차착발 터미널 정비도 전혀 나오는게 없으니 운행기반 자체가 안되는 방향이 되고 있습니다.
일단 해당 건의 정확한 요건을 정리하는 것 부터 시작을 해야 할 겁니다. 즉, 수원역을 경유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대전까지 내려가서야 고속선을 타는 불상사를 좀 피해야 할 것이며, 최대 하루 20편 내외, 인천쪽에는 중구 관내에 20량편성의 열차가 착발할 수 있는 충분한 시설이 설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도의 어느정도 사업의 목적성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이건 잘나신 분들이 알아서 좀 짜맞추고 현실적인 사정(평택분기-오송간의 선로용량 문제, 분기합류부의 최소시격, 차량수급 등)을 좀 검토는 해야 하겠습니다만.
여하간,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할 수 있는 답은 하나 밖에는 안됩니다. 즉, 의왕 인근에서 안산선으로 연결선을 뽑아서 수원을 거친 열차가 수인선, 안산선을 거쳐 인천까지 들어가는 방법 정도밖엔 없습니다. 일단 그나마 개활지가 나와서 철도를 놓아볼 생각이라도 해 볼만한 동네가 그정도 밖에 없고, 또한 선형 면에서도 그나마 우회가 적기라도 합니다. 문제는 여기도 이젠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거나, 자연공원화 하기 위해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거나 해서 점점 더 답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겠습니다만. 그래서, 일단 좀 선을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때, 이 연결선을 어차피 자연적 장애물인 왕송호수를 피해서 두려면 의왕역 구내에 붙을 수 밖에 없는데, 기왕 그렇게 된다면 측선을 2~3개 정도 붙인 소형의 조차시설을 붙여 의왕역의 조차시설과 통합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볼수 있습니다. 즉, 연결선으로 경부선을 입체교차해서 의왕서측으로 넘어온 화물열차가 의왕역 서측 조차시설로 바로 진입하게 하면 평면교차를 피하면서 운행하는게 가능해 집니다. 또한, 경인선 방향으로 가야 하는 화물열차들도 인천쪽에 지상역과 연결되는 연결선이 확보되면 이 선로를 활용해 다닐 수 있게 되고, 매번 영등포에서 입환을 거쳐야 하는 안산선/수인선의 화물도 좀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될겁니다.
또한, 이 구내 설치의 효과로 기관사의 배치를 의왕역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생깁니다. 만약 기존선을 활용해서 고색삼각선을 쓰거나 아예 포승평택선을 쓰는 경우, 아니면 아예 별선을 따서 인천으로 KTX를 보낸다고 할 경우 기관사의 교대는 대전에서 하고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별도의 승무사업소를 설치해야 하는 제약이 생깁니다. 하지만, 의왕역에 조차시설을 둬서 화물열차 정차를 가능하게 만든다면 이 문제도 해결이 됩니다.
문제가 되는건 안산선이 KTX운행의 여지가 있는가, 그리고 연결선을 붙이는 반월역에 부본선을 두거나 구내를 개조해야 하는데 용이하게 될 수 있는가 정도겠지만, 예산을 끌어다 댈 수 있는 여지만 있다면 할 수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또, 일부 정기 전동열차를 설정해 달라고 할 주변지역의 압박을 어떻게 회피할 것인가도 좀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한다면 반월-의왕 구간셔틀 정도로 압착시켜야 할겁니다만.
여기가 풀려도 사실 남는 문제는 인천쪽의 착발역 문제입니다. 현재 큰 개조없이 가능한 역은 송도와 연수 정도인데, 연수는 역세권개발 한답시고, 또 역 건설을 좀 이상하게 해놔서 확장의 여지가 전혀 없는 구조로 해놓은지라 정차역이 아닌 KTX 종착역으로 만들 여지가 전혀 없어뵈는게 문제고, 송도는 화물취급시설을 만들려다 만 부지가 있긴 하지만 그리 넓지 않아서 2개 열차 정도가 체류하는게 한계인 데다, 역 입지도 그리 좋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수요처도 아닌데다, 인천 중심가를 산 하나를 두고 등지고 있다시피 하니, 역사적 경위에서 생긴 운전거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곳이 못된달까.
그리고 기왕에 KTX를 넣는다면 가급적 시내까지 들어가는 쪽이 유리할 거고, 그러면서도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지상역사를 설치할 수 있는 지점, 그러면서도 부지가 비교적 확보하기 용이한 곳이 필요할겁니다. 덤으로, 기존 철도시설과 큰 비용 없이 연계가 되는 포인트가 이상적일거고. 인천에 이런 곳이 한 곳이 있기는 합니다.
바로, 제2국제터미널이 입지한 항만부지 일대입니다. 현재 인천역의 화물구내에 인접한 곳에는 공공용지가 입지해 있는데다, 지상역사를 설치하기에도 도로 등이 인접해 있어서 부담이 적고, 경인선이 직접 닿지는 않지만 수인선 역사가 예정되어 있는데다 구도심 인접이라는 입지적인 장점도 있습니다. 지금은 사실상 포기되었지만, 화물전용선을 송도-인천간에 두겠다는 언급도 있었고 그에 따라 화물구내까지 선로확보가 필요하기도 하다는 명분도 존재합니다. 여기에, 해운연계가 열차페리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정책적 관심을 받고 있으니, 이에 부응하는 차원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기왕 중앙역사로서 역을 계획한다면, 최소한 3면 5선 정도의 시설과 차량의 대기 등이 가능한 설비가 필요한데, 마침 인천역에는 전동차 전용이긴 하지만 유치선과 정비시설이 입지해 있기도 합니다. 월미도 입구의 아주 극악한 평면건널목이 걸림돌이기는 합니다만서도. KTX는 안들어가더라도, 간선형EMU같은걸 운용할만한 여력은 있다 할 수 있고, 추가적으로 차고같은 정비시설과, 기존 화물구내의 설비개선만 이루어진다면 나름 충실한 중요거점역으로 키울 수 있을겁니다.
열차페리 취급시설의 경우는 현 부두인입선과 항만 사이에 새로이 구내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하면 될겁니다. 한중간 열차페리(청도와 대련 정도가 대상이 되겠지만)의 선박 규격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겠지만, 뤼순서역의 취급시설이 유효장 200~300m 내외의 설비로 되어 있는 점에서는 곡선배선이나 추가적인 매립을 실시해서 설치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중국의 발해만 열차페리(뤼순서-옌타이) 시설이 철도, 자동차, 여객의 복합시설인 만큼 이를 좀 참고해서 시설을 구성해 볼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배차와 관련해서는 KTX 일부와 일반열차로서 서해선 간선열차와 대전-인천간의 경부선 "갭필러"용 열차, 그리고 월곶-판교선과 여주-원주선이 확보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동서횡단노선을 운용해 볼 수 있고, 아마도 3면 5선 정도의 시설로는 15분 당 1개 열차가 다니는 정도가 가능할걸로 생각이 됩니다. 물론, 수인선 열차가 다녀야 하니 그 이상의 배차를 우겨넣는 건 좀 무리겠습니다만. 다만, 열차들은 지하구간을 제법 길게 지나야 하는 만큼 안전설비의 보강이 필수적으로 붙기는 해야 할겁니다.
도중 정차역은 안산과 수원 외에는 배제하는 게 맞지만, 송도신도시의 배려차원에서 연수역에 설비를 확충해 도중역으로 굴리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원인재에 한다면 좋겠지만, 여긴 도저히 설비를 맞출 방법이 없다시피 하니. 연수역도 현재 역 구조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쳐서 일반열차용의 대피선을 만들고, 본선측에 420m짜리 저상승강장과 이를 위한 별도의 개찰통로가 들어가야 해서 간단하진 않기는 합니다만, KTX를 넣으려면 그정도의 수고는 해야 할겁니다.
그리고, KTX운행의 완결성을 확보하려면 결국 지제-서정리간의 복선 연결선이 확보가 되어야 합니다. 이건 뭐 수원시가 알아서 해결을 해야 할 부분에 시간단축 효과 극대화를 위해 필요한거지 필수적인 건 아니기는 합니다. 인천의 경우는 서해선 간선열차가 200km/h이상을 낼 수 있다면 오송우회로 가느니 그냥 장항선 경유로 익산까지 가서 환승을 하는 쪽이 나을수도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없다면 결국 고속열차의 효율성을 깎아먹게 되고 호남선은 의미가 없게 될테니 어찌되었든 되는 방향이 되긴 해야할겁니다.
뭐 어찌되었든, 단순히 KTX만을 보기 보다는 기왕의 연결선 사업을 이곳저곳 요긴한 포인트를 지원하는 형태로 좀 넣어주는 방향이 좋지 않은가 싶습니다. 열차페리나 수인선 화물같은 핀포인트 개량사항도 적당히 거들어주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