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개통 시간표가 어느정도 틀이 잡혀서 공개를 기다리는 수준까지 온거 같습니다. 아직 미세조정을 하는 일은 좀 남아있는 듯 하지만 전반적인 와꾸는 거의 확정적인 모양이랄까. 일간 간선열차의 틀이 잡히고 나면 여기에 맞춰 전동열차를 끼워넣는 식으로 일들이 돌아가는 모양인지라. 물론 피크기간에 대피가 꼬이거나 다이야 스지가 겹쳐서 개판나는 열차들이 속출은 할겁니다. 말로만 펄쩍뛰었지 경원선 시내구간이나 용산선에 대피선 한가닥도 추가한게 없으니 통근객에게는 고난의 겨울이 되긴 할거같습니다.
일단 전반적으로 훑어보면서 보이는 점은 평시 운용에서 서울발이 주간시간대로 한정된다는 점입니다. 도착은 정작 서울착이 제법 나오는데 출발을 묶어버린건 좀 의아하고, 뒤쪽에 추가자료 중에서는 서울 출발열차가 전일운행을 전제한 것으로 짜여져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상행 시간표에 나오는 대로 주중 하루 18회 전부 연장도 가능한 안은 가지고 있는걸로 보입니다. 물론, 이걸 하면 경춘선 전동열차나 ITX청춘이 그야말로 경원선에서 치욕적인 운전정리 받고 종착역으로 갈테니 기지입출고 정도를 빼고 10왕복 정도를 전제로 돌긴 하겠습니다마는. 또 주말만 운영하는 시종착역이라는 건 청소나 정리정돈, 정비, 접객 면에서 굉장히 낭비가 심하기 때문에 회수차이만 좀 있을 뿐 청량리 시종편은 어느정도 놔둘거라 봅니다.
덤으로 올림픽을 이유로 구조조정 당하는 열차들이 은근 보인다는 점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격이 중앙선 ITX새마을입니다. 이게 이용실적이 저조해서 새마을 운행체계 개편 과정에서 무궁화 특실로 대체하는 걸 전제로 폐지한 열차를, 국회의원까지 동원해 통수를 거하게 후려서 다니게 된 경우인데, 막상 운행개시하고 보니 실적이 그리 좋지도 못한데다 거점기지 문제 때문에 심지어 경원선/경의선으로 회송까지 다니는 지경이라 손을 볼거라 예상이 되었는데, 이번에 역시 구조조정 1순위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외에 무궁화도 2왕복을 중지시키는데 청량리~제천간 아침 첫차 1왕복이 칼을 맞았고, 또한 경춘선 청량리 연장도 일단 전폐가 나왔습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는 어찌 전개될지는 좀 지켜는 봐야겠습니다마는, 운전상 얼마나 무리수가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좀 뜨악한 부분이 하나 있는데, 정동진 종착으로 짤린 영동선 열차들이 단 한편도 강릉으로 진입하지 못하게 된 점입니다. 이 말은 관광면에서 강릉을 찍고 이후 정동진, 묵호, 동해, 삼척으로 연계하지 못하고 그냥 강릉 주변과 평창의 리조트 정도나 배회하게 된다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하다못해 삼각선이라도 지어서 일부열차를 배정받았다면 문제를 경감할 수 있었겠지만 이것도 제대로 안되었으니 그야말로 제대로 문제가 꼬였달까. 강릉시의 몽니질로 허섭쓰레기같은 지하역을 만든 덕에 민폐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특히 강릉~남강릉신호장 간의 단선 구간은 두고두고 병목 코스가 될 걸로 보이는데, 현재 발표된 피크타임 다이어를 이리저리 맞춰보니 단선구간의 최저운전시격은 13분 정도로 예측이 됩니다. 물론 속행운전을 시킬 경우는 10분 시격까지 쪼아서 보내기는 하고 이런걸 적극 활용해서 51왕복을 꾸역꾸역 우겨넣고 있긴 합니다마는. 이 51왕복이 사실상 강릉의 단선구간이 낼 수 있는 영업열차 설정 가능 용량의 전부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이 말은 뒤집으면 일반열차를 하나도 연장해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최대한 뽑아내는 숫자라는 말이고, 이후 평시 열차 운행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비교적 저성능의 일반열차를 넣을 수 있는 여력은 15왕복 정도라고 생각해도 될겁니다. 특히나 일반열차의 회두입환을 별도의 인상선 없이 처리하려면 0.5회 정도의 시간을 추가로 까먹게 되고, 여기에 만약 차량기지 입출고까지 끼어들면 정말로 답이 없는 지경이랄까.
여기에 강릉역의 설비요건도 정말 이러려고 지하화했나 싶은데, 일반열차용 홈은 무려 200m도 안되는 수준이라는 말이 들립니다. 즉, 일반열차를 설정하려고 해도 기관차 견인 6량편성 이하만 다녀야 하는 허접한 설비를 만들어놓은겁니다. 서울발 열차 정리할 것만 생각하고, 현재도 1왕복이나마 정규운행하는 대구, 부산발 열차들은 진입 자체가 제한될 수 있는 설비수준으로 지어놓은 택입니다. 안그래도 제대로 된 측선조차 없이 오로지 인상선 2선과 2면4선의 제한적인 구내가 전부인 역을 지어놨으니 앞으로 영동선 열차의 복귀가 상당히 난감할 걸로 보입니다. 이건 단순히 영동선만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동해선 연장개업시에도 문제가 될거고, 부족한 설비여건 때문에 향후 재건축 내지 확장공사는 거의 확정적일 판이라 정말 올림픽만 살고 안살 사람들이 설계한 수준입니다. 정말 중앙, 영동, 태백선에 억하심정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이제와서 뭘 수습할 여유는 딱히 없어보이고... 종단점에 제대로 된 거시 계획 하나가 개판이 나면 어디까지 개판이 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업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강릉시내 역 유치는 필요했는데, 그걸 지하화 하라고 몽니부려서 이런 개판 인프라로 인도한 사람들은 살림살이들 좀 나아졌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이 수준의 멍청함은 예사 멍청함이 아닌거 같은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