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아쉬운건 해방 전에 이미 복선화가 되었고, 해방후 단선으로 바꿔서 복선노반이 이미 확보되어 있던 용산선을 그대로 말아먹고 구태여 35퍼밀 급구배와 막대한 재정, 그리고 10년에 걸친 시간을 들여 지하화를 했는가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 생각이 듭니다. 뭐 80년대에 수색까지 전철화하지 못한데서 이미 실패였던거 같긴 하지만, 병목구간 지하화 정도로 넘어갔다면 접근성도 좋고 도시경관면에서도 그리 나쁠게 없는 노선을 경의선 전철 개통 시점에 확보할 수 있었을겁니다. 급구배도 없으니 간선열차도 필요에 따라 투입할 수 있었을거고. 무엇보다 지하공간을 과도하게 낭비한 덕에 경의선-공항철도 병행구간을 가로지르는 노선 설정은 앞으로 매우 난감해졌다는 점에서, 핌피에 시달려 내린 한 치 앞도 못본 우매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실제로 효창-용산 구간에서는 구배정점 인근에 34.5퍼밀짜리 구배를 박아놔서 일반철도 최급구배를 이 노선에 다 몰아주는 위엄을 달성했습니다. 아직 효창역이 개업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효창역 정차는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 되게 되었고, 또 효창출발 후 용산역 쪽 구배 정점에서는 출력의 한계나 선형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서행하는 행태가 생기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이따위 짓거리를 감사원 감사가 했던 걸로 아는데, 이런 짓거리를 한 자가 누군지 좀 조리돌림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효창선이라 불리는, 용산기지창 쪽에서 용산선을 잇는 짧은 단락선이 과거 있었는데, 이번 공사과정에서 슬그머니 폐선에 대한 의견조회고 나발이고 없이 그야말로 선확찢을 해버린게 확인이 됩니다. 과거 용산 시종착 경부본선 열차들이 회송 루트로 이 선로를 사용했고, 이게 확보가 되었다면 전동열차 정도로 한정되기는 하겠지만 용산선을 경유해서 회송이나 영업운전을 할 여지가 있었는데, 이게 없어진 덕에 앞으로 경의본선 사고가 날때마다 열차운행이 개차반이 되는 그런 판이 벌어지게 생긴걸 보면 기도 안차는 짓을 했달까.
그건 그거고, 일단은 이번 미싱 링크가 해소됨에 따라서, 아직 수요가 올라오진 않고 있지만 1~2년 정도 지나면 경의-중앙선의 효율 개선효과는 있을거라고 봅니다. 일단 차량운용 면에서 용문, 이문, 문산이 따로 놀던 상황이었는데 이번 직결로 인해서 융통성있게 운용할 수 있게 된 점은 보이지 않지만 큰 효과가 있을거라고 봅니다. 용산역의 복잡한 운전취급도 이번 직결로 ITX 회차와 경부3선 경유열차 취급 정도로 압축되기 때문에 운전정리의 효율이나 처리속도 면에서 많이 좋아질걸로 생각이 듭니다.
이번 직결로 서울역 기점으로 운용되는 경의본선 열차에 대해 악플이 좀 쩔어주는 상황인데, 4량편성으로 전환하면서 노선 유지를 하기로 가닥을 잡은건 합리적인 결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걸 더 투입해봤자 중앙선쪽에서는 혼잡도만 심해진다고 욕먹을 판이고, 경의선은 어차피 RH빼면 과잉공급지경이라 의미가 없고, 용산회차 어설프게 잡았다가는 이번 버그패치에서도 확인되다시피 열차가 꼬여서 욕먹을테니, 의미없는 주장이라 할겁니다. 1만명 이상에게 불편을 전가하는 문제는 뭐 더 논할것도 없는 이야기고.
다만, 앞으로 과제는 경원선 구간(용산~청량리)의 용량확충과, 망우~청량리간의 복복선화를 촉진하는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 경의선 쪽은 다이어가 꼬일 요소라고는 공항철도 직결 KTX 정도에 국한되는 정도지만, 중앙선계는 ITX에다 일반열차 운행으로 인해 그야말로 삐긋하면 다이어대폭발 수준으로 답없게 꼬이는 광경이 종종 목도가 됩니다. 이는 결국 용량문제고, 좀 더 나아가면 효율적인 배선구조를 확충하지 못해서인데, 이걸 풀어나가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