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노선은 해방이전부터 운영되던 철길로, 당시로서도 상당한 오지에 위치해 있던 그야말로 잊혀진 철길이라 할만한 곳입니다. 마읍천 산림철도와 가곡천 산림철도 2개 노선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마도 가곡천 쪽이 맞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뭐, 이런 산림철도는 전형적인 가설철도다 보니 이리저리 선로를 이설해 쓰기도 하니 뭐 어떻게 생긴건지는 아카이브라도 털기 전엔 알기가 좀 어렵기는 합니다만.
여하간, 기본적으로 이 마읍천 산림철도는 산간의 나무를 채취해서, 그걸 바다에 접한 저목장까지 운반하는 철도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정선 등지에서는 한강을 이용해서 전통적으로 목재를 운반했었지만 영동지방에서는 하천이 그렇게까지 수량이 풍족한건 아닌데다, 또 내륙 계곡에서 상품성있는 큰 목재를 운반해 오려면 결국 철도를 쓸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아마도 저 목재를 다시 선편으로 일본이나 인천, 부산 등지로 운반을 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이 산림철도는 눈대중으로 봐서는 1067mm궤간을 쓴게 아닌가 생각이 되는데, 보통 일본의 비슷한 철도들이 762mm나 610mm를 쓴거에 비하면 꽤 넓직한 궤간을 쓴 택입니다. 남은 사진을 보더라도 고규격의 정규철도라기 보다는 전형적인 가설철도에 가까운 물건이라는게 한눈에 보이는데, 목제 트레슬교량 같은걸 쓰고 있는 것도 그렇고, 침목을 가공목이 아닌 통나무를 대충 가공한 원목을 쓰고 있는 것에서 구시대의 가설철도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의외로 기관차는 이런데서 종종 쓰이던 소형증기기관차가 아닌, 제대로 된 소형의 디젤기관차가 확인이 되는게 좀 이채롭습니다. 나름 행방이 궁금해지는 물건이랄까.
여객영업을 한 기록은 없지만, 일본의 비슷한 산림철도나 광업철도들 같은 경우에는 일종의 편법 비슷하게 소형 부수객차 같은걸 달아서 직원이나 그 일가족, 관계자의 "편승"이라는 명목으로 사람을 태워 운행하던 노선들도 있었다고 하고, 일종의 야매 영업 비슷하게 이루어지던 관행이라 정부당국에서도 적극적인 단속을 하진 않았다고 하는데, 해당지역의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빈 차에 편승시켜 주는 정도의 행태는 있지 않았을까 싶기는 합니다. 마침 사진에도 객차 최 후미에 삼삼오오 직원들이 탄 모양이 찍힌것도 있고.
여하간, 이 철도 노선 자체는 해방 후에도 농림부 산림국의 현업으로서 유지되었던 걸로 생각이 되고, 실제 위 사진들 대부분이 산림국의 후신인 산림청이 보유한 사진들입니다. 여하간, 해방후에도 열악한 여건 하에서지만 꾸준히 운영되어 왔는데, 워낙에 열악한 설비수준에, 한국하천 특유의 높은 하상계수로 인해 수해 피해를 종종 입어서 그야말로 고군부투 했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운행중지와 복구를 반복하면서 노후화된 설비를 어찌저찌 유지되었는데, 1959년에 들이닥친 사라호 태풍으로 그야말로 대책없이 박살이 나 버려서, 결국 그 이후 운행재개되지 못한채 버려졌다고 합니다. 뭐 60년대 이후에는 임업 자체가 사양산업화 되어버리고 하니 그게 아니더라도 유지되긴 힘들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만.
이후 산악회 등지에서 해당 구간의 개못이나 레일을 수거해 오는 활동을 간간히 하고 있기는 한데, 사실 지역에서 이런 철거작업보다 조금이라도 기록을 유지하는게 맞지 않은가 싶습니다. 현재 어디서 어디까지 다녔는지, 개략적인 노선이나 주요 시설의 위치같은 걸 좀 비정하는 작업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 거의 50년이 넘게 지난 현재시점에서는 뭐 이미 틀려먹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