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간, 이 논란에서 좀 한다리 벗어나 좀 생각해 볼 수 있는건, 어차피 용량이 부족해서 증차 여력이 부족한 서울방향 외에 다른 루트를 좀 개발해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생각해 볼만한 루트는 크게 2개가 있는데, 하나는 광주송정과 부산을 연결하는 KTX고, 다른 하나는 부산과 포항을 연결하는 KTX입니다.
다들 그냥 보면 뭐 이런 기형 노선이 있는가 라고 할 수 있긴 합니다만... 생각보다 타당성이 없지는 않긴 합니다. 우선, 광주송정에서 기존 호남선 및 대전선을 거쳐 대전에서 경부고속선을 타는 루트같은 경우, 얼핏 보면 시간낭비에 가까운 노선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고속선 개통 이후를 생각해 보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집니다.
일단, 광주송정~익산 간은 현재 좀 장밋빛 계획이긴 해도 30분 여에 주파할 수 있는 것으로 언급되고 있고, 아마 실제 영업다이어에서는 40분 정도를 설정할 수 있을걸로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익산에서 대전까지는 50~1시간 정도, 익산~서대전 50분에 대전선 8분 정도 주파시간을 잡는게 가능해서, 대전역까지 정차역 안배를 해서 온다면 1시간 40분 정도에 주파하게 됩니다. 대전에서 다시 동대구까지는 김천구미 무정차 시 50분으로 2시간 반 정도, 여기서 부산까지 추가로 46분(울산정차 포함)이 걸리니 3시간 20분 정도에 주파하게 됩니다.
자동차의 소요시간을 보면 광주에서 대구 및 부산까지 가는 시간은 각각 시청에서 시청을 기준할 때 모두 3시간이 걸리는 걸로 나옵니다. 버스로 간다면 +30분 정도를 더 감안해 볼 수 있는 거리쯤 될거고. 일단은 대구의 경우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단축효과가 있고, 부산의 경우는 단축효과가 부족하긴 하지만, 부산권의 만성적인 도로정체 문제를 감안하면 의외로 경쟁력을 가질만한 루트가 될 수 있기는 합니다.
물론, 수요문제가 남기는 하지만, 일단 서대전-호남 각역간의 교통서비스를 보충하는 기능을 할 수 있고, 또한 서대전-대전 연계를 제공하는 수단으로써 쓸 수 있으며, 무엇보다 광주송정과 부산에 위치한 차량기지 간의 차량 융통 목적의 다이어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산천 단독편성으로 NH시간대에 하루 2왕복 정도를 설정해 운영해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포항-부산 KTX도 동해선 KTX 직결이 실현되면 한번 정도 생각해 볼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건 그야말로 로컬 오브 로컬이긴 합니다만, 주요 대기업들이 포항, 울산에 분포해 있기도 하고(울산은 물론 KTX역과 주요 대기업 입지가 상극이긴 합니다만), 또한 부산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의 관광코스로 경주는 거의 꼭 들어가는 예가 많아서 KTX 로컬 서비스를 넣어서 한번 해볼만한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 포항-부산 KTX는 저 호남-경부 KTX와 달리 철저하게 로컬 서비스, 즉 각역정차를 기반으로 운영되는게 바람직할 거라고 봅니다. 울산-신경주 외에 서경주 정차를 추가로 설정해 넣어서 경주권의 관광 및 통근수요까지 당겨오는 걸 생각해 볼 수 있을거고, 신경주에서 경주시내까지 접속개선 효과를 좀 얻어낼 여지도 있을겁니다. 또, 포항행 KTX로 인해서 경주의 터미널이 양분될 수 밖에 없는 것도 풀 수 있고, 환승 전제기는 하지만 신경주 환승으로 부족한 배차를 좀 때워볼 여지도 있을겁니다.
다만, 차량운용 면에서는 이게 그리 좋지는 못한게 포항-서울간 KTX와 포항-부산간 KTX는 편성의 방향이 뒤집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건 위의 호남-경부 KTX도 비슷한데, 이래서는 중련 운행을 실시하거나 할때 혼란이 생기기 좋고 고객 안내가 불편해지는 부담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런 계통은 어차피 본선 서비스와는 좀 엇갈리는 서비스인 만큼 큰 무리는 없지 않나 생각은 듭니다.
물론 이런 운용은 차량이 충분히 있을때에나 가능하고, 아마 실질적으로는 원주-강릉선 KTX구매 이후에나 차량융통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2018년 이후에나 생각해 볼 과제기는 합니다. 하지만, 여력이 있다면 광명발착 KTX처럼 산천 단독편성을 전제로 굴려볼 수는 있지 않은가 싶단 생각이 듭니다. 수익성이야 애매한 노선들이지만, 수요를 최대한 당겨오고 배차를 좁히는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좀 트라이 하는 모습이 있었으면 싶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