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역에 KTX가 빠지면 상당히 큰 공백이 생기는 건 맞습니다. 역도 그에 따라 슬림하게 시설을 재조정하고 할 필요도 생기고, 일반열차만으로는 사실 지선을 유지할 이유가 있느냐 라고 할때 답하기가 곤란한 것도 맞긴 합니다. 또한, KTX가 빠지면서 영업수지도 빠지고, 배차축소로 승차율도 확실히 빠져나가기는 할겁니다. 2013년 승하차 합계가 약 182만 명 정도 되는데, KTX승하차가 134만명으로 70%를 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열차 배차도 추가로 빠져나가고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야말로 역세권은 초토화되고 역사는 썰렁하리라 라는 말이 현실이 될겁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역을 없애고 광주선을 폐지하면 장땡인가를 좀 고민해 봐야 할겁니다. 일각에서 이걸 걷어내고 경전철 용지로나 쓰자고 하는 모양인데, 요즘 유행어를 좀 빌리자면... "광주시 그렇게 돈이 많아요? 예?" 지금 2호선 대순환선으로 선 그려놓고서 사업비 문제로 포기를 하네 마네 하는 주제에 경전철 건설비는 막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는 줄 아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모양입니다. 경전선 이설사업하면서 멍청하게 선 다 걷어내버린 덕에 시내순환선으로 쓸만한 귀중한 교통자산을 싸그리 날려먹고서도 정신을 못차렸달까. 그야말로 좀 시련이 더 필요한지 물어봐야 할겁니다.
까놓고 말하자면, 광주선 자체가 광주1호선과 역세중복이 있어서 경전철한다고 지금 선 걷고나면 사업타당성도 안나오고, 결국 정치인 몇 갈아넣어가면서 얼르고 달래야 겨우 10년 뒤에 삽이나 뜰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선 걷는 순간 경전철이고 나발이고 없고 그냥 뒷골목 도로 전용 아니면 티도 안나는 가로공원 밖에 안됩니다. 그리고 버스사업자만 득을 보고, 광주역 주변은 더 철저하게 고립될겁니다.
고로, 지금 상황에서 최선의 방책은 수도권전동차를 끌고와서 지하철에 준한 운임시스템을 설치하여 광주송정~광주간을 고빈도 반복 운행을 해달라고 바지춤을 잡고 늘어지는 거라 할 수 있습니다. KTX폐지에 따른 반대급부로서 이런 부분을 요구하고 운영비 보전을 이걸로 퉁쳐보는 방향으로, 시설개량비나 차량구입은 보조를 넣어주는 조건 하에 가는게 최적이라 할겁니다. 어설프게 무궁화호 셔틀 몇 개 받아넣어봤자 본전도 못찾을게 뻔하고, 속달성은 KTX가 빠진 이상 벌충이 안되니, 아예 접근성으로 승부를 보는게 속편할겁니다. 마침, 연선에 야구장이나, 대단지 아파트도 있고 하니 어느정도 수요는 확보할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향후 광주공항이 이전되고 해당부지의 개발같은걸 할 여건이 되면 광주송정역 남측에서 해당부지를 가로질러 경전선 서광주역으로 진입하는 선로를 신설해서 광주-광주송정-서광주-화순으로 이어지는 운행계통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고, 또 여력이 되는대로 광주선을 복선화하고, 또 서쪽으로 1~2역 정도를 연장하는(지하든 고가든) 노력을 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적은 투자로 최대의 효용을 뽑아낼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경전철이나 LRT를 종방향으로 이어 광주1호선과 광주선을 꿰어주면 기본적인 대중교통 기본구조를 완성할 수 있게 될겁니다. 까놓고 말해서 순환선 하나 지을 돈이면, 광주공항이 걸리는 경전선 직결화 사업 빼고는 다 해치우고도 남음이 있을겁니다.
여하간, 광주선 어설프게 까지 말고 최대한 이걸 울궈먹는 방향으로 가길 바랍니다. 노선의 특성덕이긴 하지만 현재시점에서도 수송밀도가 굉장히 잘 나오는, 꽤 효율적인 노선으로 굴려왔는데 그걸 그냥 다 날려먹고 쓰레기 잡선으로 전락시켜서는 안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