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방문의 첫 느낌은 단순한 지방도시역 정도가 아니라 쇠락한 거점역이라는 이미지였습니다. 대개 지방 도시의 구도심 역앞은 고층 건물 보다는 고만고만한 오래된 작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고, 협소한 도로 덕에 사람이 많아 보이는 그런 이미지였습니다. 전반적으로 트여있기 보다는 좀 눈앞을 가로막는게 많이 있는 오밀조밀한 분위기가 흔한데, 광주역 주변은 완전히 구도심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도심은 아닌, 오피스로 쓰였음직한 큼지막한 건물들은 여럿 있지만 정작 건물을 채울 사람들이나 산업이 마땅치 않은 그런 분위기랄까 그렇습니다. 이런 오피스 빌딩의 1층을 지역의 PC방이나 요식업 같은 자영업이 채우고 있는 점이 이런 분위기가 도드라지게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실제 지역언론 보도에서 개통 당일의 광주송정역이 약 9,900명, 저번 주 대비 44%가 급증했다고 보도한 반면, 광주역은 3,200명에서 700명으로 77%가 감소했다는 언급이 나온바 있습니다. 2013년 까지의 통계에서는 두 역의 이용인원이 비등했던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ㅜ락이라는 말을 써도 될겁니다.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이용인원이 빠진 택인데 덕분에 역 주변의 분위기가 더욱 그렇게 비춰진게 아닌가도 생각이 듭니다.
결국, 광주역의 재생을 위해서는 광주시내의 도시교통의 축으로 위상을 재정립해야 할 겁니다. 결국 도시의 생사는 입지와 교통일 수 밖에 없고, 적극적으로 교통공급이 이루어져야 사람이 모이고 지역 경제에 활기가 생기게 될겁니다. 그 점에서 버스체계 정비니, 도시계획 재수립이니 하는 것 보다 광주선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 특히 도시 및 광역교통 기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게 지역으로서 가장 급선무가 될겁니다. 특히나 전철화가 완비되어 있고, 비교적 잘 다듬어진 거점이 있기까지 한 만큼 통근전철이나 트램트레인같은 대안을 적극 찾아보는 노력이 필욯랄겁니다.
해외에서도 트램화나 트램트레인 같은 새로운 지역밀착형 교통의 도입으로 죽어가던 노선을 살리고, 연선의 활기를 일으킨 예는 많습니다. 일본에서 한동안 우수사례로 다뤄지던 도야마 라이트 레일이나, 만요센 같은 케이스도 그렇고, 트램트레인의 선두주자로 다뤄지는 카를스루헤, 간선기능으로부터 분리되어 지역밀착형으로 체제를 바꿔서 사철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온 JR서일본의 게이한신(교토-오사카-고베)지역이나, JR동해의 나고야권 광역망 등이 좋은 사례일겁니다. 나고야 같은 경우 주간선인 도카이도 신칸센의 중간경유지로 크기도 했지만, 지역교통의 활성화가 상호 상승작용을 이루면서 주변의 자잘한 로컬선을 통근전철로 개량하거나, 제3섹터로 분리되었던 노선이 흑자를 내면서 우수사업자로 발돋움하는 등의 많은 변화를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단순히 혐오시설로 땅이나 먹고 있는 쓸데없는 시설 취급하는 지금의 분위기는 여러모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