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부장 집무실
  • Blog
  • Bulletin
  • About

광주역 :  exit wounds

5/4/2015

댓글

 
Picture
   기왕 걸음을 한 김에 아직까지 타보지 못했던 광주선을 답파하기 위해 광주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의외로 광주역을 방문할 일이 좀처럼 없어서 좀 기이하단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이번에 이걸 좀 풀었습니다. 또 방문하면서 어중간한 사진이나, 지도로만 보던 공간이던 만큼 과연 어떤 공간을 가지고 있는지를 실제로 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일단 방문의 첫 느낌은 단순한 지방도시역 정도가 아니라 쇠락한 거점역이라는 이미지였습니다. 대개 지방 도시의 구도심 역앞은 고층 건물 보다는 고만고만한 오래된 작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고, 협소한 도로 덕에 사람이 많아 보이는 그런 이미지였습니다. 전반적으로 트여있기 보다는 좀 눈앞을 가로막는게 많이 있는 오밀조밀한 분위기가 흔한데, 광주역 주변은 완전히 구도심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도심은 아닌, 오피스로 쓰였음직한 큼지막한 건물들은 여럿 있지만 정작 건물을 채울 사람들이나 산업이 마땅치 않은 그런 분위기랄까 그렇습니다. 이런 오피스 빌딩의 1층을 지역의 PC방이나 요식업 같은 자영업이 채우고 있는 점이 이런 분위기가 도드라지게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Picture
 
 여하간 나름 지역도심으로서 잘 꾸며져 있는 만큼, 광주역 자체도 과거 경전선의 주요 정차역 정도가 아니라, 노선의 중추를 이룰만한 거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단순히 지역본부나 승무거점이 있는 정도를 넘어서, 기관차와 객차의 정비거점, 보선 기지, 커다란 소화물 홈을 위시한 화물하치장 등등, 그야말로 전라남도 호남선축의 거점이 모두 몰려있던, 해외로 치면 중앙역 내지 터미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역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경전선을 구축하고, 이번에 KTX가 빠지면서 이런 방대한 시설은 오히려 을씨년스러움을 강조하는 그런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실제 지역언론 보도에서 개통 당일의 광주송정역이 약 9,900명, 저번 주 대비 44%가 급증했다고 보도한 반면, 광주역은 3,200명에서 700명으로 77%가 감소했다는 언급이 나온바 있습니다. 2013년 까지의 통계에서는 두 역의 이용인원이 비등했던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ㅜ락이라는 말을 써도 될겁니다.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이용인원이 빠진 택인데 덕분에 역 주변의 분위기가 더욱 그렇게 비춰진게 아닌가도 생각이 듭니다.

Picture
 단선구간의 역으로서 3면 6선, 이중 두단식 홈 1개소를 빼고 3면 5선이라는 규모는 사실 상당한 규모기는 합니다. 그러나, 하루 700명에서 1천명짜리 역에는 사실 분에 넘치는 규모기도 합니다. 단순히 사명을 다했다고 내버려두기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는 수준인 만큼, 좀 지역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각 시설의 효율화를 위해서 통폐합과 폐지는 피할 수 없기는 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에 점차 땅을 내주게 될 수 밖에는 없을 겁니다. 그게 지역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즉 거점으로서의 위상을 되찾는데 역할을 한다면 좋겠지만 단순히 개발용지만 늘어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닐겁니다.

 결국, 광주역의 재생을 위해서는 광주시내의 도시교통의 축으로 위상을 재정립해야 할 겁니다. 결국 도시의 생사는 입지와 교통일 수 밖에 없고, 적극적으로 교통공급이 이루어져야 사람이 모이고 지역 경제에 활기가 생기게 될겁니다. 그 점에서 버스체계 정비니, 도시계획 재수립이니 하는 것 보다 광주선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 특히 도시 및 광역교통 기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게 지역으로서 가장 급선무가 될겁니다. 특히나 전철화가 완비되어 있고, 비교적 잘 다듬어진 거점이 있기까지 한 만큼 통근전철이나 트램트레인같은 대안을 적극 찾아보는 노력이 필욯랄겁니다.

 해외에서도 트램화나 트램트레인 같은 새로운 지역밀착형 교통의 도입으로 죽어가던 노선을 살리고, 연선의 활기를 일으킨 예는 많습니다. 일본에서 한동안 우수사례로 다뤄지던 도야마 라이트 레일이나, 만요센 같은 케이스도 그렇고, 트램트레인의 선두주자로 다뤄지는 카를스루헤, 간선기능으로부터 분리되어 지역밀착형으로 체제를 바꿔서 사철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온 JR서일본의 게이한신(교토-오사카-고베)지역이나, JR동해의 나고야권 광역망 등이 좋은 사례일겁니다. 나고야 같은 경우 주간선인 도카이도 신칸센의 중간경유지로 크기도 했지만, 지역교통의 활성화가 상호 상승작용을 이루면서 주변의 자잘한 로컬선을 통근전철로 개량하거나, 제3섹터로 분리되었던 노선이 흑자를 내면서 우수사업자로 발돋움하는 등의 많은 변화를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단순히 혐오시설로 땅이나 먹고 있는 쓸데없는 시설 취급하는 지금의 분위기는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Picture
댓글
comments powered by Disqus

    blog v 2.0

    철도와 관련된 이것저것들. 
    혐한과 개는 출입 금지.

    Archives

    11월 2019
    10월 2019
    9월 2019
    8월 2019
    7월 2019
    6월 2019
    5월 2019
    4월 2019
    3월 2019
    2월 2019
    1월 2019
    12월 2018
    11월 2018
    10월 2018
    9월 2018
    8월 2018
    7월 2018
    6월 2018
    5월 2018
    4월 2018
    3월 2018
    2월 2018
    1월 2018
    12월 2017
    11월 2017
    10월 2017
    9월 2017
    8월 2017
    7월 2017
    6월 2017
    5월 2017
    4월 2017
    3월 2017
    2월 2017
    1월 2017
    12월 2016
    11월 2016
    10월 2016
    9월 2016
    8월 2016
    7월 2016
    6월 2016
    5월 2016
    4월 2016
    3월 2016
    2월 2016
    1월 2016
    12월 2015
    11월 2015
    10월 2015
    9월 2015
    8월 2015
    7월 2015
    6월 2015
    5월 2015
    4월 2015
    3월 2015
    2월 2015
    1월 2015
    12월 2014
    11월 2014
    10월 2014

    Categories

    모두
    1. 영업/정책
    2. 운영
    2a. 화물철도
    2b. 지방광역철도
    3. 기술
    4. 역사
    5. 건설
    6. 행려
    K. 남북
    M. 아이디어
    R. 차량
    S. 해외
    雜說

    RSS 피드

제공 사용자 정의할 수 있는 템플릿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