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이야 뭐 유명한 초 혼잡역이다 보니, 선상역사 건립이든 뭐든 필요한건 사실이었습니다. 신도림의 혼잡문제의 축은 환승통로에 일시에 몰리는 이용객이고, 이 환승통로가 집중되는 지점에서 역 자체 이용객과 환승객이 모조리 엉키기 때문에 혼잡이 심각하게 생기는 거였기 때문에 동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긴 했습니다. 하루 환승 30만명이라는 숫자는 어지간한 지방지하철 이용객 일일 총량을 넘는 수준이고, 이것 때문에 신도림 경유를 회피할 정도였던지라.
실제 신도림역은 여러차례의 증축공사를 했습니다. 복복선 공사 이후에 승강장을 이설하면서 환승통로로 내려가는 계단을 추가했고, 추가된 급행홈 쪽 계단 구조를 슬쩍 비틀어서 동선을 좀 틀어놓는 일도 했습니다. 이게 90년대의 일이고... 이래도 혼잡이 심하니 완행선 서울방향으로 별도의 대형 승강장을 구 대성연탄 전용선 자리를 활용해 신설했였습니다. 이게 가장 주효한 혼잡개선 대책 중 하나가 아닌가 싶은데, 이거 덕에 1호선 홈의 혼잡이 많이 완화되긴 했습니다. 그리고 테크노마트 공사를 통해 3번 출입구를 신설했다가 권리분쟁으로 막아버렸고, 이후 4번 승강장 사용이 가능하도록 지하역 확장공사를 디큐브 공사와 함께 실시해서 지하 대합실을 확장하고, 자유통로를 별도로 분리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2015년 5월 23일자로 이번 선상역사를 올리는 개량이 또 붙은 택인데, 서울역보다도 아마 대개량이 많이 이루어진게 이 신도림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도림 선상역사 신축을 두고 "정론지"라고 자칭하는 모 신문이 예산낭비라고 선동질을 하는데, 신도림의 자체 승강인원은 과거엔 상당히 작았지만 지금은 하루 10만에 육박할만큼 상업지역으로 흥하고 있는 상황이고, 지하 역사를 일부 확장했더라도 여전히 혼잡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애시당초 지하를 경유하지 않고 에스컬레이터가 완비된 지상 경유로 동선을 2~3만 정도라도 바꾸면 그것으로 혼잡개선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신도림은 지하방향으로 에스컬레이터를 놓으면 승강장 혼잡이 워낙 격심해지기 때문에 못하는데, 환승객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직접 수요를 승강편의가 제공된 역사로 유도할 여지는 충분하기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이른바 에끼나까(エキナカ)라고 하는 일본의 역구내 상업은 개찰구 내에 주로 분포하되, 일상 신변품이나 식품류 위주를 넘어서, 거의 백화점에 가까운 상업시설류들, 의류나 장신구, 잡화라던가, 서점이나 전자 같은 꽤 깊숙히 들어간 상품까지 포괄하고 면적도 상당히 크게 형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직 이정도까지 나갈 만한 역량은 아니고, 문화적 차이라던가 상업화에 대한 인식문제까지 붙긴 하지만... 일단은 지금의 저관여 신변품, 저가 위주의 상업시설을 좀 개선해 보려는 의지를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이게 실패하더라도 저런 공간은 사무실로 쓰거나 할 여지도 있기는 합니다만.
직원 근무여건 문제에서도 좀 개선된 모양새인데, 개찰구에 잘 꾸며진 초소를 배치하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이고, 외부에서 봤을때 3층 부분에 숙직공간 같은걸 배치한걸로 보입니다. 아직 유리창에 블라인드나 커버를 붙이지 않았지만, 역무실이나 기계실을 집약 배치하는 식으로 해서 과거 철도역사의 번잡한 업무동선을 많이 풀어놓은 느낌이 듭니다. 뭐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이점은 낫긴 합니다. 일본의 근교 역사들을 보면 개조에 개조를 거듭해 기기를 밀어넣어대서 출찰구에서 대합실까지의 동선이 나빠져서 빠져나오는데 2~3분씩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할 지경이니.
남쪽 출구쪽은 별달리 상업적인 공간으로 만들지 않았는데, 북쪽 출구, 경인로쪽은 전통적인 식품/저가상품 코너를 위한 공간을 꽤 넓게 잡은 태가 납니다. 지하역사 출구나 공원시설물 등 지상측 시설 사정때문에 동선이 좀 특이한데, 이 점을 놓치지 않고 공간확보를 한건 나름의 아이디어라고 봅니다. 외부에서 보면 좀 기이한 디자인인데, 안에서 보니 전통적인 역 구내 영업을 배려한 모양새라는게 느껴진달까.
개장을 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이용객 유입이 느껴지지는 않는 모습이긴 한데, RH중심으로 점차 좀 나아질 거라 생각이 듭니다. 신도림 환승객에게는 별로 이득이 없다는게 압박이긴 하지만, 어느정도 수요 안정화가 되면 지하혼잡이 개선되고, 이걸 틈타서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한 에스컬레이터 신설 같은것도 좀 꾀해볼 수 있지 않나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