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자료다 보니 읽을 수 있는 분이 한정될 듯 하니 좀 간단히 설명하자면, 5월 25일 JR도카이가 관할하는 도카이도 본선에서 운전사(28세)가 운전중 손발의 심한 떨림을 느껴 열차를 긴급정지를 하고 그대로 병원으로 실려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원인은 열사병 증상으로, 생명에 위험은 없지만 탈수증상을 일으켰던 것이고 이로 인해 해당 열차는 1시간동안 멈춰선 채로 고립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엔 같은 열차에서 차장(35세)이 같은 증상으로 병원으로 후송되었다고 합니다. 3일 후에도 똑같은 일로 열차 운행을 중단한 일이 생겼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한 원인은 JR도카이가 사규로 승무원들의 수분 섭취를 금지했고, 운전 중 물을 마실 경우 이를 보고해야 할 의무를 부여해 놨기 때문입니다. 이 보고 의무라는건 단순히 "물을 마셨습니다"라고 열차무선으로 통보하는 정도가 아니라 근무 끝나고 육하원칙에 의해 서면으로 작성해 보고하는 그런 수준의 것이었던 모양입니다. 거기에 운전실에는 에어컨이 전혀 없고, 앞쪽의 전망유리가 넓직하다 보니 그야말로 한증막 수준의 근무환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환경이 된 근본적인 원인이 좀 깨는데, 바로 운전실 전망 개방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운전실 뒷 유리를 투명유리로 해 두고, 전망을 좋게 하기 위해서 운전실 앞 유리도 넓직하게 만들어 두고 있습니다. 뭐 명분이야 고객 서비스지만, 한편으로는 운전사의 근무태도를 공개시켜서 심리적으로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하는 거라 할 수 있는데... 문제는 까칠한 고객님들이 많은게 문제였다고 합니다. 물을 마시거나, 졸음 방지를 위해 껌을 씹으면 그걸 가지고 클레임을 제기하는 일이 잦다고 합니다. 한두건이 아니라 그야말로 집단이지메 수준으로 쏟아지는 모양이니 그야말로 답이 없달까.
뭐 일본이니 클레임을 잔뜩 거는 방향이라고 하지만, 한국같으면 직접강제 해보겠다고 덤빌 사람들이 제법 많을겁니다. 회송열차가 문을 안열어준다고 운전실 창문을 두들겨 직원을 불러 난리를 치는 경우를 본 적이 있고, 냉방 같은걸 이유로 비상통화장치를 꺼내드는 경우는 워낙에 일상다반사라고 할 지경이니. 말은 안전을 위해서라지만, 그야말로 관리질 하겠다고 한 시책의 결과가 참으로 한심한게 전개되는 양상이랄까.
시민의식과 사회적 자본에 어느정도 의존하는 건 피할 수 없는게 공공사업이긴 합니다만, 막연이 사람의 선의만을 믿고 모든 걸 할 수 없다는 것은 좀 상식적으로 알고 다녀야 할겁니다. 또한, 사용자나 정부의 시책이 아무리 그럴싸 하더라도 정도가 과한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만큼, 거기에 대한 경계심은 어느정도 있어야 할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