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노선이 어떤 기술방식을 쓰는가에 대해서 명확한 언급이 없지만, 다른 보도 내용으로 보아서는 위례-신사선과 위례선은 노면전차, 9호선 연장사업이야 당연히 중전철인데 나머지 노선은 일단 지하 경전철이라는 좀 모호한 방식을 취하는 걸로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에 대한 검토가 없는 점이 사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봅니다. 일단 9조에 가까운 돈이 들어가는 계획이라는 건, 흔히 서울시의 1년간의 교통예산 사정상 버스 경상보조와 지하철 경상보조를 모조리 폐지를 해야 겨우 할까 말까한 규모에 달합니다. 당연히, 위 노선들을 지하로 건설하다가는 경전철이라고 하더라도 키로 당 1천억원 가까이는 너끈히 깨먹을 판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면 그야말로 노답 계획 그 자체라 할겁니다.
그리고 반대로, 서부선과 서부선 연장사업에 대해서는 역으로 중전철로 규격강화를 꾀하는게 맞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가능하다면 인덕원-동탄선이나 성남여주선/월곶판교선의 시내진입선 역할을 예비해 두는게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지금 선제적으로 결정하기엔 다른 노선의 계획이 전혀 확정된 바가 없고, 이들 노선과 직결을 하려면 관악산을 관통해야 한다는 상당한 부담은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언젠가는 그리고 경기도 쪽의 서울방향 트래픽이 확장되다 보면 이걸 꺼내봐야 할 상황이 오게 될겁니다. 공사비 부담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어차피 지하경전철을 파는 비용이나 중전철을 건설하는 비용에서 큰 차별성이 나오지는 않을 판이기도 합니다. 또 여의도와 신촌, 관악구청 같은 굵직한 포인트를 지나가면서 비교적 밀집주거지를 지나기 때문에 중전철로 커버가 될만한 수요를 기대해 볼만도 합니다.
난곡선과 신림선은 상호 직결을 검토하는 걸로 보이는데, 비용 갹출이 가능하다면 난곡선을 시흥동쪽으로 넘겨서 금천구청역까지 이어보는 것도 검토를 해볼만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이 경우 신림선 쪽이 좀 수요가 쫄리게 되어서 양 노선의 균형추가 안맞게 될 거 같기는 하지만, 대신 궤도교통에서 의외로 사각지대인 금천구 쪽을 찔러볼 수 있는지라 의미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계획에 담기는 좀 어려운 포인트기는 합니다만.
좀 추가적으로 생각해 봤으면 하는 부분은 공항철도의 북부연장 쪽입니다. 물론, 신분당선 도심방향 노선과 경합도 있고 민자사업 연장이기 때문에 비용이나 행정절차적으로 굉장한 교통정리가 필요한 부분일 거 같기는 합니다만... 현재로서 그나마 좀 논쟁을 덜면서도 시민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독립문까지 2역 연장을 추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대문역은 환승의 필요성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5호선 도심구간 인근의 혼잡분담이나 서울역에서 접근이 의외로 애매한 층위라는 점을 좀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보고, 또 독립문-서울역 간은 충분히 수요가 나오는 축선임에도 현재 궤도교통으로는 접근이 안되는 영역이니, 한번 정도는 찔러볼 수 있을거라 봅니다.
좀 총평하자면, 이 계획이 그럴싸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재정계획이 가장 난감한 부분이 될거라고 보는데, 사실 또 이렇게라도 하려는 이유가 시내버스가 점점 지속가능한 체제가 아니게 되어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근래 버스업계의 추태가 종종 눈에 띄는데, 전세버스의 경우 수익구조가 피폐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임금을 받는 이주노동자까지 투입이 되는 판이 벌어지고 있고, 서울시내버스 역시 기사들의 고령화와 임금상승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이는 다시 운임상승과 시의 재정부담으로 전가가 되고 있는 상황이고. 처우 개선 문제는 시대적인 요구기도 한데다 버스업계의 극한의 노동환경, 또한 마을버스 업계의 노동착취 관행까지 생각하면 결국 궤도교통 비율을 올려서 운송부문의 효율개선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설예산은 늘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민자사업 위주로 또 판을 끌고가다 보면 민자사업에 대한 경상보조로 막대한 돈이 빠져나가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이쪽은 기존의 시내버스나 지하철의 경상보조와 달리 자본에 대한 경상보조가 되는 만큼, 효율개선의 여지도 없는 경직성 지출이 되기 좋고, 그렇다고 다른 수단이 적어도 종사자 처우개선이나 이용객의 운임부담으로 승수효과라도 나지만, 저쪽은 자본투자 보전으로 금융업의 배만 불리는 만큼 시의 경제운용 면에서는 아주 bullshit이라고 할 수 있을 지경이 될겁니다. 좀 불충분 하지만, 건설비 투입을 절감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또 가능하다면 시점을 분산시키는 타협을 좀 해야 할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