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서 1호선의 급행열차 빈도는 확실히 외견상 경인선에 비해 많이 빈약한게 사실입니다. 1982년 9월 25일자로 최초 운행된 서울-수원 직통 전동 3회(10월 20일 3회 추가로 현재의 3왕복 6회 체제화)가 급행이라는 등급의 시초라고 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일찌감치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일반열차와의 선로용량을 경합해야 하고 평면교차가 따르는 회송이 부가되다 보니 현실적으로 그 체제가 계속 이어져오다시피 했습니다. 어찌보면 대본산임에도 분가들에게 밀려버린 안습한 케이스랄까.
이후 2005년에 경부선 천안연장이 실현되면서 저 서울착발 6회를 포함해서 매 시 1.5회 정도의 빈도로 급행열차가 신설되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경인선은 매 시 6회, 통근시간대에는 거의 5분시격까지 투입되는 급행이 다니고 있어서 아무래도 좀 만족스럽다기는 어려운 광경이 되었습니다. 물론, 대신 경부선에는 모 씨가 그토록 애타게 두 가지 방법으로 다니길 원하던 무궁화와 새마을이 고빈도로 다니던지라 사실 이걸 합치면 의외로 평시엔 경인선보다 서비스 자체는 낫긴 했습니다만서도.
이번의 셔틀 전철 투입 요구는 사실 좀 무리수가 많기는 합니다. 경부선의 용량 여유가 제법 있기는 하지만, 그 용량여유가 급행열차를 대량으로 증비할 만큼이라기도 어려운데다 경부선에는 잘 눈에 띄지 않는 화물이나 회송, 임시열차가 상시로 다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경인선 만큼의 고빈도 운행은 도저히 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니, 정확히는 의왕에서 금천구청 까지는 용량의 여유가 좀 있기는 하지만, 금천구청 위로는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시피한 구간이고, 전철선을 활용한다고 해도 여기에 경인선 만큼의 열차를 우겨넣는다면 그야말로 폭발지경이 될거고, 구로 위로는 용량 자체가 확보되지 않아서 그냥 망한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여기에다가 수원~서울간을 30분에 묶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일반열차로서는 조금 둔한 편이지만, 전철 급행으로서는 굉장히 빡빡한 목표로 기존의 전동차로는 달성이 어려운 목표치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누리로와 같은 고성능 전동차를 넣을 경우 열차속도차이로 인해 선로용량이 외려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평행다이야가 깨지게 되면 안그래도 복잡한 환경이 더 복잡해져서 정시성도 깨지고 운행도 지극히 취약해질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결국 경인선 수준의 배차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서울시내의 전용선을 확보하지 않고는 도저히 견적이 안나오게 됩니다. 물론, 이른바 구로~용산간의 급행선은 용량 여유가 있기는 합니다만, 이 선로는 화물열차 운행에도 사용되는데다, 뭔가 사고가 있거나 할 경우에는 기존선 열차의 우회경로로도 쓰이기 때문에 여유 용량을 어느정도는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나마도 그 용량이라는 것도 시간당 두어편 정도의 틈 정도고, 용산역의 회차용량 같은 제약요소가 제법 되기도 합니다.
일단 단기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행 전동차를 증차시키고 이걸 급행운행에 돌리도록 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누리로 열차를 밀어내고 여기에 대용량 차량, 예를 들어서 유럽의 Flirt나 Twindexx 같은 2층형 전동차를 8~10량 편성화해서 대체투입시키거나 아니면 ITX새마을 기반으로 8량~10량편성 차를 만들어서, 아침시간대에 병점발이나 수원 반복 같은 전동차에 가까운 운용을 개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누리로는 도입초기에 꽤 고빈도 운행을 했던 전례도 있고, 관광차 충당으로 차량정수가 줄기 전에는 아침에 중련투입까지도 했던 전례가 있어서 보기보다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물론 둘 간의 밸런스를 잡아서 모두 시행할 수는 있지만, 후자가 워낙 투자를 소요하는 사업이다 보니 모두 하기에는 좀 한계는 있을겁니다.
우선 전동차 증차를 통한 급행 증차는 현실적으로 두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경부 기차선을 RH에 활용하지 않는 이상에는 경인급행의 틈서리를 비집고 들어가야만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은 대안이 될겁니다. 물론 서울착발 6회에 영등포~병점간 4량편성으로 4회를 넣고 있어서 실질 10회에 가까운 급행투입이 있긴 하지만, 이걸 위해서 RH에 사소한 트러블로 다이어가 훅가기 좋은 굉장히 아슬아슬한 여건이 되고 있는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교차지장이나 기존 열차와의 경합문제를 제법 가지고 있어서, 도저히 늘리기가 어려운 분위기라는 점도 있습니다. 우선 서울착발 급행은 기본적으로 전동차를 회송으로 올려보내서 운행하는 구조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행이 되기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또한 경부선 구간에서도 가산디지털단지~안양역 사이에서는 완행열차와 손발이 안맞아서 종종 완행열차의 꼬리를 물고 저속운행하는 일이 잦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운행상태라면야 문제가 안되지만, 몇 분의 열차 지연이 끼면 그야말로 와장창.... 이랄까 그런 분위기라고 하니.
대피선을 추가하는 것 자체는 사실 이 문제를 완화하는데 그리 큰 영향을 주긴 어렵습니다. 급행운전의 급소가 되는 지점이 안양역의 사용선로를 바꾸는 지점입니다. 하행은 금천구청역부터 기차선을 태워보내는 식으로 추월구현을 하는 방법으로 땜빵이 되는데, 상행쪽은 안양에서 반드시 선로를 바꾸지 않으면 KTX가 몰려드는 금천구청에서 그야말로 바늘구멍을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이 문제를 풀려면 대피선을 추가하는 것 보다는, 안양역에 분기기를 추가해서 승강장을 융통성있게 쓸 수 있게 하거나, 극단적이지만 소화물용인지 공사시의 임시홈인지 모를 시설물을 살려내서 완급결합을 포기하고 기존의 화물대피선으로 완행열차를 대피시킬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유일의 대안이 될겁니다. 물론 승강장을 융통성있게 쓰는 거나, 완급결합 포기는 여객을 빡치게 하는 선택일 수 밖에 없고 직원으로서도 굉장이 부담되는 대안이기는 합니다만서도.
대피선 추가 자체는 오히려 2선으로 급행을 몰아서 금정역 정차를 실현하거나 하는데 크리티컬한 요소고, 현실적으로 금정역 정차가 이용편의는 좋을지 몰라도 혼잡면에서는 답이 없는 대안이기 때문에 아마도 쉽게 결정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정히 한다면 큰 투자 없이 할 수 있는데가 군포역 정도고, 여기도 안전면에서 부담이 큰 부본선 추월방식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안그래도 그리 예산이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선택하기가 곤란한 대안이 됩니다. 뭐, 군포역 1개소 정도로는 급행증차를 할만큼 다이어의 융통성을 뽑을수가 없는 고로, 실질적으로는 대안이 되기 어려울겁니다. 또한, 부본선 추월이라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운영방식이라서 아무래도 하기가 꺼려지는 것도 현실이고 말입니다.
차라리 누리로를 밀어내고 고성능의 2층전동차나 단층 장편성 전동차를 들여서, 신창착발과 병점/수원착발을 이원화 하는게 속편한 대안이 될거라고 봅니다. 물론 운임수준까지 낮은걸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기가 굉장히 난감한 대안이기는 합니다만서도. 좌석발권의 편의를 확보하는 방법을 좀 궁리해서 서비스를 만드는게 낫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장기적으로는 구로기지 이전사업이나 신안산선과 연계해서 금천구청-구로간의 병목을 회피할 수 있는 저순위 열차의 우회선로를 확보해서 화물이나 회송, 임시여객열차를 돌려낼 수 있는 그런 노선을 좀 만들어 두는게 필요할겁니다. 물론 아무리 우회선을 만들어도, 꼭 가야하는 임시열차나 화물열차는 있을 수 밖에 없기는 합니다만, 그렇게라도 용량을 벌지 않은 다음에야 이미 주변부가 완전히 개발되어서 뭘 할 여지 자체가 없는 이 구간에 추가 열차를 넣고 할 여력은 없다고 해야 할겁니다. 뭐, 이렇게 가면 10년은 두고봐야 하니 답이 없기는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