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서울 시내 철도들을 보면서 생각난 아이디어들을 몇 개 옮겨둡니다.
1. 경부/경인 구간열차 확보를 위한 대안
요즘 경부선 전철로 통근을 하다 보니 이쪽 출퇴근의 압박을 제대로 느끼는 중입니다. 경인선은 그래도 어느정도 분산효과가 나오고 해서인지 급행만 좀 심하다 생각되는 정도인데, 경부선은 신도림-독산 정도까지 사람들이 그야말로 압축모드로 이동하다시피 합니다. 배차의 틈이 없으니 사실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RH에 시간당 한두대라도 로컬이 들어가거나, 만약 심각하게 미어터질때 임시차를 빼올 여지라도 있다면 좀 낫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경부선 쪽으로는 열차를 되돌려 내릴 수 있는데가 구로 위로는 없다시피 합니다. 영등포는 광명셔틀 열차와 급행이 회차하느라 틈이 없고, 노량진까지 올라가면 결국 선로용량을 갈라먹어야 하는 압박이 생깁니다.
여기서 좀 생각이 든게, 구로역 완행선의 상행방향 옆으로는 부지가 있고 안전측선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경부선 완행상선의 안전측선을 개량해서 본선으로 삼아 신도림까지 잇고, 현 선로를 Y선으로 개조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 경우 경인선은 전철기를 건너가야 하는 부담이 생기고, 급구배를 내려오는 경부선 쪽에 안전측선이 없는 한계는 생기지만, 여유거리를 좀 길게 두어서 해결하는 식으로 가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안쪽에 Y선을 박아두면 구로종착을 하더라도 교차지장을 최소화하면서 회차를 시킬수가 있게 됩니다. 고로, 구로 시종착 열차를 경인선과 경부선 완행 양쪽에 설정하는게 가능해지고, 유사시에 차량을 회차하는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또 서울방향 선로에 걸리는 용량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 말입니다.
좀 더 막나가자면 아예 신도림역의 기존 상행 홈 폭을 축소하고 여기까지 쭉 선로를 연장해 와서 합류역을 구로가 아니라 신도림으로 바꾸고, 아예 홈 반복을 할 수 있게 해버리는 구조로 하면 가장 용량 압박을 받는 신도림-구로간의 열차공급에 숨을 틔울 수는 있을겁니다. 좀 특수한 취급을 하긴 해야겠지만 구로-신도림 사이의 저속운행도 풀 수 있을거고. 뭐 이건 워낙 대역사가 되니 저 Y선 신설 정도나 해보는게 좋을겁니다.
2. 용산역 회차전용 승강장 신설
근래 공항철도 용산연장 이야기가 꽤 궁서체로 이야기가 되는 모양인데, 기존에 선시공한 공덕 분기를 쓰는건 돈이 튀어야 할 수 있는 이야기라서 이미 설치해 둔 수색연결선을 활용해 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투자를 쓰는거야 바람직한 일이기는 한데, 문제는 용산선 구간에서는 용량이 남아돌지만, 경원선(중앙선) 구간은 용량이 없어서 그야말로 목에서 손이 튀어나올 지경이라는 점입니다. 용산에 못들어가는 구조는 그야말로 병크가 터지는 상황이 되고 말입니다.
이전에 했던 좀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이때야 말로 용산역 승강장 배분을 뜯어고쳐봐야 할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통과선에 붙어서 쓰지 않는 저상홈을 싹 철거하고 여기에 선로를 깔아서 1선을 추가, 이곳을 현재의 완행상선으로 쓰면서 1선씩을 옆으로 이동시켜 오는 방법을 쓰는겁니다. 이때 문제가 되는건 완행선과 급행선 사이의 단차부분이고 이게 막대한 비용부담을 일으키는 문제가 있는데, 이미 기설투자가 다 박혀서 뾰족한 답이 없는데, 그냥 완행선을 돋워서 급행선과 기면을 맞추는 방법으로 하면 어떨까 합니다.
이렇게 정리를 하면 1선 분의 승강장을 중앙선 쪽에 밀어줄 수 있게 됩니다. 이 1선을 용산 반복으로 운행하는 ITX청춘과 공항철도 용으로 전용하면 어떨까 라는것이 이 생각의 핵심입니다. 양방향 회차를 하게 하면 용량압박도 피하면서 승강장을 좀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될겁니다. 다만, 어느 승강장을 쓰느냐는 과제인데 현 중앙선 상선을 중선으로 바꿔서 반복전용으로 하면 교차지장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동선 분리면에서 불충분하단 약점이 생기고, 반대로 중앙선 하선을 반복전용으로 돌리면 동선분리가 되어서 ITX청춘의 고질적인 부정승차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지만 운전취급면에서는 불편함이 생깁니다.
어차피 공철직결 계통의 운행빈도도 한계가 있고 하니 사실 중선 구조보다는 저 반복전용 동선분리가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하는데 대신 이걸 하려면 지급도 열차운행횟수가 전국 최대인 용산역의 관제 시스템을 양분해서 전철부와 간선부로 나누는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어차피 현실적으로도 이 둘이 접속이 있는 부분은 북단의 비상용 건널선과 경부3선에서 경부본선 방향으로 들어가는 건널선 정도니까 이 부분의 권한관계만 정리하면 뭐 어떻게든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
3. 용산선의 간선열차 회송루트화
위의 공철직결이 들어가면 이건 아마 용량문제 때문에 좀 하기가 애매하겠지만, 현재 포기된 효창-용산(간선홈) 간의 연결선로를 신설해서 운행을 마친 열차를 이쪽으로 회송시키면 서울역행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덤으로 현재 단선으로 쓰는 경부4선을 출고하는 하행열차에 좀 더 몰아줄 수 있어서 회송의 흐름을 좀 더 원활히 할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여유가 있을때는 출고를 이쪽으로 한두편씩 돌려주는 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거고 말입니다.
이 과정에서 용산역에 1면2선짜리 홈을 추가로 건설해서 착발용량을 키우고, 이 홈을 저상이 아니라 고상도 섞어 지어서 여기를 아예 공항철도 열차의 착발용도로 전용하는 것도 생각을 해볼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역무시설이 그야말로 골때려지는 구조가 되어버리기는 합니다만.
여기서 걸리는건 효창역의 교차지장과 DMC역 초입의 33퍼밀짜리 급구배입니다. 교차지장은 대책이 마땅치 않긴 하지만 삼각선 굴리듯이 배차를 좀 제한하면 되지 않나 생각이 들고, 급구배 문제는 이전에 태백선 같은데서도 8200호대 견인으로 7량씩 다니고 했으니 아주 불가능이 될거 같지는 않긴 합니다. 서강대역 같은데 부본선이 있었다면 여기서 잠깐 대기했다가 안전이 확보되면 치고올라가는 식으로 운행하는 식으로 해결을 볼 수 있었을테지만 뭐 현재로서는 안될 이야기고.
4. 응봉역의 대피역화
이미 가능한 타이밍을 넘겨버렸을거 같기는 하지만, 현재 교량때문에 개축이 불가피한게 응봉역입니다. 이 개축을 하면서 아예 선로까지 싹 손을 봐서 해당구간을 직선화하고, 겸사겸사 대피선을 2선 정도 끼워넣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쌍섬식 구조로 하면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 선형을 뽑기도 좀 어려울건데, 그냥 통과선+정차선 구조로 개축하거나, 좀 더 빈약하긴 하지만 2면3선식으로 양방향 공용 대피선을 하나 만들어 끼워넣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경원선 시내구간은 여러모로 복잡한게, 서빙고역 외엔 대피가능한 역이 없다보니, 급행운행도 한계가 있고, ITX청춘이나 향후의 인천공항발 KTX 운행시에도 열차대피가 곤란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곧 무조건 강제 평행다이어를 해야한단 이야기가 되는데, 전동차의 표정속도가 워낙 낮아서 고급열차들이 그야말로 기어가는 문제가 생기는데다, 만약 사고가 날 경우 정말 대책이 없어지는 취약성까지 생기게 됩니다. 특히 서울시내에 몇 안남은 건널목이 다들 이쪽에 있으니 그런 사고문제에서 자유롭지도 못하기도 합니다.
어차피 응봉역 자체가 급행정차역이 될 이유가 없기도 하니, 서울도시철도 처럼 2면3선 정도로 가운데 중선은 양쪽에 승강장을 끼는 구조로 하면서 대피전용선으로 쓰면 비교적 적은 투자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 구조를 그냥 두고 하긴 좀 무리긴 합니다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