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뺀 서울 지하철 매년 4000억대 적자…"노인층 무임승차 탓"이라는 서울시의 어이없는 해명
위의 링크된 기사에서 연합에서는 텍스트(아마도 서울시 측) 그대로를 공급하고 있고 다른 언론사의 보도도 대개 그런데, 조선일보는 뭐 자신의 정파적 이해에 충실하게 반영해서 서울시가 노오오력이 부족해서그렇다고 약을 팔고 있는게 좀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어느 쪽이건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는 건 비슷하다 할 것이겠습니다.
여담이지만, 무임수송 손실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것은 사실 틀린 말이 아니긴 합니다. 현재의 경로무임은 시행령으로 실시되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행령의 주체인 정부가 돈을 부담하지 않고 지자체에 떠넘기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명시적으로 이를 보상하지 않고 지방공기업의 경영손실 보전에 섞어서 지자체가 보전을 하긴 하는 모양입니다만. 어차피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전은 안해주고 버틸거고, 결국 이 문제의 답이 나오긴 쉽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사실 저 기사에서 좀 주목할 부분은 각 노선의 손익부분입니다. 숫자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 서울메트로 운영구간
- 1호선(서울역~청량리역) : -207억원
- 2호선 : +365억원
- 3호선(지축~오금) : -1,118억원
- 4호선(당고개~남태령) : -627억원
*도시철도공사 운영구간
- 5호선 : -913억원
- 6호선 : -790억원
- 7호선 : -582억원
- 8호선 : -374억원
*메트로9호선운영 담당구간
- 9호선(1단계 개화~신논현) : +31억원
이 숫자를 보면 의외로 3호선과 5호선의 부실이 심각하게 나오는 모양새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4호선과 7호선이 선전한 모양새가 나옵니다. 8호선은 적자액이 작긴 하지만 노선 총연장이 다른 노선의 반절 이하 수준이다 보니 그렇게 나왔다 봐야 할거고. 9호선의 경우도 상당히 양호하긴 하지만 이건 민자의 우월함이기 보다는 무임손실 보전 여부가 들어가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 숫자들이 정말 현실조건을 그대로 반영하는가에 대해서는 좀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수송인원으로 보면 3호선의 1일평균 수송인원은 805천명에 비해 4호선은 844천명을 수송하고 있어서 실제 수송규모는 적자규모가 2배쯤 나는 거랑 다르게 엇비슷 하니다. 도철의 경우 5호선 855천명, 6호선 540천명, 7호선 1,036천명, 8호선 244천명입니다. 영업거리 1km당 수송인원을 따져봐도 3, 4호선의 격차는 7,690명/km 대 9,910명/km 정도로 3호선이 20% 정도 작은것으로, 3호선 쪽이 도철 최고인 7호선의 6,625인/km 보다 단위 수송인원은 더 많은 조건임에도 저런 결과가 나온다는 건 뭔가 숫자에 숨겨진 뭔가가 있다고 읽는게 맞을 겁니다.
뭐 아마 수도권전철 운임 시스템의 구조를 아는 분이라면 이정도 이야기를 했으면 대략적으로 감을 잡으셨을거라 생각을 하는데... 실은 수도권전철 운임이 실제 이용형태를 기준해 배분하는게 아니라서 저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는게 진실입니다. 즉, 수익은 노선에 귀속되어 들어오기는 해도 실제 노선의 이용양태따라가 아니라 최단거리 기준으로 배분을 잡아놓아서 극단적인 경우 실제 이동은 그냥 열차를 타고 가면서 함에도, 운임정산시에는 5~6회의 환승을 하는 경로로 계산하는 예도 존재합니다. 여기에 초승운임은 최초 개표한 회사의 개집표기가 가져가기 때문에 역의 위치나 심도가 그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까지 합니다.
위의 노선들을 봤을때 1호선과 3호선은 이 "경로산정"에서 상당한 손해를 보는 노선들에 가깝습니다. 일단 3호선은 시내를 크게 S자 형태로 휘젓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 덕분에 서울시내에서는 5, 6호선으로의 유출을, 그리고 강남연결에서는 4호선이나 분당선으로, 그리고 강남 내부로는 7, 9호선으로의 유출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호선의 경우는 아예 너무 노선이 짧은데다, 국철선의 직결수요분을 4호선이나 5호선으로 유출당하고 있을 걸로 생각이 됩니다. 물론 거시적으로 본다면 이런 경로산정의 총액이 실경로 기준 총액보다 반드시 배분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물론 실운임거리보다 짧게 타서 발생하는 "이용자 부담액"이 줄어드는 건 있겠지만), 노선 주체가 분할되다 보니 발생하는 수익의 회사간 배분이나 노선간 배분에서는 웃고 우는 사람이 따로 생긴다 봐야 할겁니다.
여기에서 2호선이 특히 강하게 나오는건 2호선이 워낙 연선 거주인구나 상업시설이 강한 덕이 있고, 순환선이다 보니 "비는 구간"이 적은데다, 오랫동안 강남으로 가는 사실상의 간선도시철도가 되다시피 했던 탓이 있기는 합니다만, 실제로는 병행하면서 수익을 갈라먹는 노선이 의외로 많지 않은게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한강 도하구간들이 특히 그렇고, 대충 강남방향 연결시에도 시외방향에서 오는 이용객들의 경로를 대부분 흡수하는 위치라는게 클거라고 봅니다. 7호선의 경우도 경인권 통근수요를 받아먹고 덤으로 경원선 병행수요까지 받아오다 보니 이용밀도 이상의 수익을 좀 얻어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상대적으로 3호선을 뺀 1기 지하철이 비교적 수지면에서 나은 모양인데, 이는 1기지하철이 비교적 천심도에 위치해 있고 2기지하철보다 집객력이 양호하기 때문이라 봐야 할겁니다. 특히 환승역의 경우 2기지하철 개찰구가 매우 한산한데 비해 1기 지하철 개찰구는 매우 붐비는 모양새를 볼 수 있는데, 노선별 수지에서는 이런 요소가 반영이 된게 아닌가 합니다. 여기서 3호선이 또 공교로운 부분이, 강남지역 말단 3역 정도기는 하지만 오히려 건설이 늦어서 개찰구 선점 효과가 없던 것도 그런 요소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위의 데이터를 볼때 3호선은 일산선의 이득을 거의 못누리는 안습함이 보입니다. 뭐 철도공사의 영업계수 데이터를 보더라도 일산선은 장항선 같은 잉여들을 빼고 보면 최악의 광역선이라는 걸 생각하면 경의선 축선의 핌피들은 그야말로 "운수회사들의 무덤"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근래 탈이 난 버스 업체들도 그렇고, 철도도 저모양이니 뭐 들어가면 뒈짖 코스 직행인 동네랄까. 여기를 제외하고 직결운행이나 교외선의 시내진입선 기능을 먹은 4호선(과천/안산선 직결), 7호선(온수환승 및 도봉산환승, 부평구청 연장은 14년 10월)이 의외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직결운행이라는 모양새 자체 보다도, 일단 노선의 기능에 광역수송 분담이 중요한 모양새가 된달까. 이런 수요는 인km값도 크다 보니 객단가도 좀 올라가는 면이 있음직 하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