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링크는 1년 전에 있던 기사입니다. 이 즈음에 원주-강릉선 차량구입 관련해서 악플이 아주 쩔었던 기억이 나고, 이 기사 말고도 여러개 까는 기사가 나왔었습니다. 왜 비싼차를 사냐, 왜 하필 KTX를 사서 과잉구매 하는거 아니냐 등등. 이 기사의 소스가 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냄새가 좀 나는 기사들이었는데, 근래 확인해 보니 과연 좀 줏어먹었던게 있던게 확실한 듯 합니다.
여기서 비판하는 요지는 KTX-산천 기반의 차량 150량을 4,940억원에 사는데 왜 그런 과잉성능의 차량을 비싸게 주고 사냐였습니다. 즉 더 속도가 낮은 차가 싸게 치이지 않냐는 뉘앙스를 깔고 있었지만, 일단 독점질 해먹는 두 놈이 멋대로 비싼 차를 산다는 식으로 지르고 나오는 거였습니다. 실제 량당 단가는 33억원으로 전동차들이 보통 15~17억원, 간선형 차량들이 20억원대 중반 정도로 거래된걸 생각하면 좀 비싸네 정도로 보일 부분은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얼마 전 철도공사는 EMU-250의 구매계획을 확정 지었는데, 공시된 내용 중에 이 250급 차량의 가격이 좀 이상했습니다. 6량 조성으로 5개 편성 30량을 구매하는데, 이에 대한 예산액을 1,322억원으로 획정했던 것입니다. 이 가격이 실제 계약가격이 되지는 않을 듯 하지만, 어느정도 레퍼런스를 가진 금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종의 호가랄까. 그런데, 이 금액을 단순 량당 단가로 환산해 보면 무려 44억원이나 됩니다. 실제 계약가격이 이보다 낮은 80% 선에서 되어도 35억원이 넘는 금액이 되는데, 이는 KTX-산천보다 더 비싼 금액이 됩니다.
즉 250km/h급 차량이 300km/h를 내는 차량보다 비싸게 먹힌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신계열 차량 도입에 따른 부속이나 정비시설의 개량, 기타 운행에 부대되는 각종 경비들이 늘어나는 걸 생각하면 이건 전형적인 비효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됩니다. 그리고 철도공사가 피같은 수익을 지출하고, 정부 보조금이 추가로 깨지는 이 과정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좀 궁금해 지지 않습니까?
물론, 이게 단순비교하기 어려운 요소는 있기는 합니다. 동력분산식 차량이라서 좀 비쌀수도 있고, 초기 도입분이 좀 규모가 작다 보니 개발비나 제조라인을 설정하는 비용 등의 고정비가 많이 분담되어 저렇게 될 여지도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사실 동력분산식 차량의 경제성이나 운용경험을 확보하기 위해 일종의 파일럿 프로젝트로 좀 비용을 들이더라도 해볼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런 난맥상이 벌어지는 것에 눈감고 업계 선동에 부화뇌동해 약팔이나 하던 사람들은 집에 가서 잠자리에서 이불 좀 걷어차며 쪽팔린 줄 알아야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