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흥미로운 기사인데, 차량한계가 낮아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2단적 컨테이너를 계속 검토를 하는 모양입니다. 화물수송의 합리화라는 점에서 2단적이 굉장히 유용한 수단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좀 의외로운 부분이 로우 큐브, 정확히 말하자면 로 프로파일 타입 컨테이너를 쓰겠다는 이야기를 한겁니다.
컨테이너 수송 모드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컨테이너 자체의 유통 부분입니다. 컨테이너를 통한 화물수송은 2차대전 이전에도 시도되었고 의외로 유럽, 일본, 영국 등지에서도 자체적인 컨테이너 시스템을 만들어 보려고 시도를 했었습니다. 특히 일본은 국철 말기부터 컨테이너나 이와 비슷한 멀티모달 수송 방식의 개발에 굉장히 열심히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시도 중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컨테이너 운송 체계는 ISO와 일본 국내용의 철도 컨테이너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컨테이너의 유통 문제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아예 고립된 사회에 내수가 충실하다는 점을 깔고 가니 좀 예외적이라고 보지만, ISO컨테이너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조달을 할 수 있고, 대개의 국가에서 항만이나 도로, 철도를 이용하는데 제약이 적습니다. 40ft 컨테이너가 도로규제를 초과하는 나라들이 종종 있기는 하지만, 중량에 걸리거나 하는 정도고 유통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규제가 적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 프로파일 타입의 "전고가 낮은" 컨테이너는 이 점에서 취약함이 있습니다. 즉, 유통이 어렵다는 한계가 따라붙게 됩니다. 결국 한국 독자규격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굉장히 큰데, 문제는 한국이 국내수송을 컨테이너로 해치우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가...라고 봅니다.
2m 정도의 전고는 사실 또 다른 문제도 하나 발생시키는데, 바로 컨테이너 내부의 적하 문제입니다. 뭐 장난처럼 보이는 것들 중에 지게차가 지게차를 집어올려서 컨테이너에 하역을 하는 영상이 있습니다. 아래 첨부한 것인데, 좀 바보같은 짓 처럼 보이지만 사실 컨테이너 내부의 물건을 내리기 위해서 별도의 플랫폼을 만들어 하역장비를 투입시키거나 하는 일은 종종 있기는 합니다. 그게 아니면 일당 노동자들을 투입해서 인해전술로 작업해야 하는 난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장비 규격들이 대개 2m정도는 되는 편이고, 또한 기계동작시 대개 위쪽으로 추가공간을 요구하는게 많아서 이 점은 난제가 될겁니다. 일본의 12ft들은 아예 2면이나 3면이 열리는 방식으로 가서 이점에서는 프리하지만, 대신 국제무역 용도로 쓰기엔 세관에서 싫어할 듯 하고 말입니다.
사실 2m로 로 프로파일 타입을 규정한 이유는 기존 컨테이너들과의 혼합적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리 했음직 하긴 하지만, 국내전용으로 굴리는 정도라면 여러모로 아쉬운 물건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뭐, 이걸 국제규격으로 좀 밀어붙일 수 있다면, 해운동맹들을 끌어들이거나 해서 보급을 급격히 확산시킬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국적선사들도 요즘은 개판이고 해운회사들 입장에서 경쟁자인 철도 때문에 이런 일을 하려 할 이유도 별로 없고 좀 난감한 거 같습니다.
사실 2단적 수송이란게 생각보다 제약요인이 많기는 합니다. 높이 문제는 미국도 되는 선구와 불가능한 선구가 각기 있어서 좀 운용의 제약이 있긴 한 모양이고, 또 2단적 차량에 컨테이너를 적재할때도 천하의 미국도 중량제한은 있어서 20ft만 4개씩 적재하는 경우가 없다시피 하기는 합니다. 대개 40ft를 1단에, 20ft 2개를 2단에 올리는 방식의 적재 스타일까지가 한계랄까. 그나마도 실제 적재중량에 따른 적재위치 조정 같은게 있기는 한 모양이고 말입니다. 여기에 가장 큰 포인트 중 하나는 컨테이너 적재를 위한 크레인 시스템도 걸리는데, 2단적을 하기 위한 크레인의 성능이나 규격이 싹 갈리게 되어서 취급 가능한 역이 또 제한되는 그런 모양새도 나오기는 하는 모양입니다. 일본에서 내수용 컨테이너 규격이 막 따로 노는 것도 그런 배경이 있어서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뭐랄까. 컨테이너 수송의 효용성은 앞으로 커질 수 밖에 없기는 합니다. 한국도 일본이 2000년대 중반 너머부터 겪었던 운전기사난을 슬슬 겪을 타이밍이 오고 있고, 그나마도 일본과 달리 워낙 마진이 박하다 보니 기사를 착취하지 않으면 유지가 안되는 구조로 빠르게 전락하고 있는 눈치기도 합니다. 이건 다시 기사 확보를 꼬이게 할거고, 그래서 역설적으로 고도화가 강하게 요구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반면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서 지리적 여건 때문인지 사업들이 인건비 따먹기나 하면서 안일하게 굴러가도 탈이 없어서 그런지 이런 멀티모달 수송 시스템에 대한 인식도나 활용도는 아주 한심하기 그지없고 말입니다. 그런의미에서 단순히 기술개발에 진력하는 것 외에도, 이런 기술을 확산시키기 위한 표준으로의 채택이라던가, 정밀한 규제 도입, 그리고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같은게 좀 이루어져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