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해당 노선 자체가 87년도의 공약사업으로 나온 노선이라고 종종 언론에서 언급을 하는데, 뭐 정확하게 그렇다고 하기에는 그냥 고속3개선 계획에서 동서축으로 "검토"되었던 노선 중 하나 정도라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물론 90년대 초반까지 용량압박을 거하게 받던 중앙선 계통과 달리 경춘선 쪽은 독립선구에 가까웠던 것도 있고 해서 당시에는 좀 전향적으로 검토를 했던 면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인구규모나 경제활동이 작고 지형적으로도 좀 난해한데다 접경지대라는 단점이 많은 노선이기는 했습니다마는.
이 노선은 솔직히 지금으로도 수요는 관광으로 제법 수요가 있는 속초 정도를 빼면 도중수요가 암담한 지경이기는 합니다. 결국 전격적으로 고 사인이 나온건 정치적 판단이 앞섰단 생각은 듭니다. 다만 이걸 무작정 비난하기는 애매한게 접경지대에 주 산업이 군인들의 용돈지출에 의존하는 곳이 대부분이고 워낙 산악이 심해서 과거엔 한번 들어가는데 12시간이 걸린다는 지역이 수두룩하던 동네들이니, 균형발전 이전에 국토유지 차원에서 추진을 검토해 볼만한 노선이라고 생각은 듭니다.
뭐 워낙 안될거 같은 노선이다 보니 일단은 단선전철화를 전제로, 아마 복선준비설계 같은것도 배제하고 계획한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지출액을 2조원 초반으로, 사업기간도 비교적 긴 편인 8년으로 계획한 것도 재정적 문제를 고려한 결단이라 생각이 듭니다. 남부내륙선 같은데서는 불만이 나오기는 하겠지만 병행고속도로 조차 정비가 안되는 지자체기도 하고 산악이 깊어서 도로공사비용이 철도보다 비싸고 또 환경비용도 더 나올만한 입지기도 하니 기왕 노선을 지른다면...이랄까.
다만, 조금 부가적으로 바라는게 있다면, 간동면 일대가 될 화천까지는 복선전철로 계획하고, 지자체 부담분을 포함시켜서 화천 군소재지 까지의 단선전철 지선을 별도로 추가해 전철의 일부 연장운행을 검토하는게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은 듭니다. 간동면 일대가 향후 개발붐을 타기는 하겠지만, 버스로 접속을 시키기엔 도로여건이 그리 좋지 않기도 하고 동절기 두절도 제법 있을 듯 하니 저규격으로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거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인프라는 230km/h급으로 하는게 건설 비용상의 큰 차별성은 없겠지만, 정작 전체구간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경춘선 구간이 최대 180km/h, 실질적으로 150km/h정도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인프라라는 점 때문에 차량투입에서는 좀 논란이 있을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야기되는 EMU-250 차량이 고상홈 호환은 되지만 정작 20m규격 승강장 설비와는 호환성이 없을거고, 또 사업 완료 시점에서 ITX청춘의 잔여수명도 있는 만큼 차량운용이 좀 복잡해질 가능성이 보입니다. 뭐 착공된 후에나 고민을 할 부분이기는 하지만, 잠정적인 운행계획이나 차량조달계획까지도 같이 보아야 하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선을 그었는데 정작 서울시내에서는 망우종착 아니면 광운대종착이나 해야 할 판이 되는게 문제가 될듯 싶은데, 아마 뭔가 계획이 있긴 하겠지만 망우-청량리 구간의 병목이나 청량리역의 부족한 홈 숫자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좀 고민해 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뭐 복안들이 있기야 하겠지마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