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착발 누리로 전체삭감이 현실화되면서 여러모로 장항선의 향후 영업방향이 어찌될지 좀 귀추가 주목되는 느낌입니다.
좀 예상외로 과단성있는 결정이라 생각이 드는데, 사실 누리로 자체가 간선형 전동차 운용경험을 얻기 위한 것으로, 명확한 목적시장을 가졌다기 보다는 경부선 천안~수원 각 역에서 천안아산역을 이어 KTX접속을 제공하고, 해당 구간의 소규모 역들을 정리하기 위한 편의제공 차원이라는 좀 "하면 좋은" 서비스 개념에서 시작된 감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명분이던 KTX접속 기능이 수원경유 KTX와 SRT개통으로 인해 크게 희석되어 버렸으니 재구성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 점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장항선 전철입니다. 장항선 전철은 수익성이 망한건 물론이고, 이용객 숫자도 워낙 허접한지라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구간이라 하겠습니다. 거기에 무임수송비중까지 높다 보니 이건 참 견적이 안나오는 느낌이랄까. 사실 이런 적자 문제보다 더 골아픈 건 이 구간에 10량편성 전동차들이 붙잡혀서 경부선 측의 배차를 개선하는데 난감함이 생기는 거라 할 수 있습니다. 10량편성은 비싸고 꽤 용도가 많은데, 이런 차들이 이런 한산한 구간에 붙잡혀 시간을 축내는 만큼 차량운용 효율이 내려가 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전에도 한번 이야기를 했지만, 차라리 아예 장항선 전철을 4량편성으로 대체해서 구간운전으로 전환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어차피 수원이나 평택 권역에서 천안아산역 수요가 감퇴한 만큼 천안, 아산권의 지역 수요를 흡수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겁니다. 4량 전동차를 구간운전으로 돌려서 지금의 30분 배차간격을 12~15분 정도의 배차간격으로 축소한다면, 지역수요를 흡수하는 것과 동시에 버스 이용객을 흡수해 올 수 있게 될겁니다. 더욱이 4량편성 전동차라면 기관사 1인승무인 만큼 인건비 절감효과도 나올거고 말입니다.
약점이라면 천안역의 회차능력이 굉장히 한정되어 있어서 4량전동차의 반복운전은 물론 10량전동차의 반복운전에도 용량이 매우 모자라고, 차량기지가 병점기지밖에 없다보니 회송운전이 필요하게 되는 점 같은게 문제일겁니다. 병점기지 회송이야 그냥 일반열차로 다이아를 잘 짜맞추면 되겠고, 회차쪽도 아침시간대에 시간이 촉박한 운행일 경우엔 아산역이나 온양온천역을 활용해서 구간연장을 잡아 처리하는 걸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아침 통근급행에 한해서 신창연장을 잡는 방법도 있을겁니다.
좀 더 하드한 방법이라면, 평택선을 전철화 해서 창내까지 회송운전을 하거나, 숙성신호장까지를 회차선으로 써서 평택까지 연장운행을 시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최소투자로 간다면 아예 숙성신호장까지만 전철화해서 대응할 수도 있고 말입니다. 이보다 짧게 쓰는 방법이라면 두정역 상행선 측 승강장에서 천안역의 주박기지 인근의 유지보수용 측선까지 소운전용 선로를 따서 구간반복 열차가 두정까지 가서 회차해서 소운전 선로를 타고 천안역 장항선 하행 승강장까지 운행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을겁니다. 굉장히 변칙적이고 궁상스러운 방법이기는 합니다마는.
뭐 이곳저곳에 판을 벌이는게 많고, 그냥 간단하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급행을 연장운행시키고, 어디서든 차를 확충해서 경부선 전동차를 그냥 늘려잡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니면 신창역 영업만 포기하고 온양온천행 ITX새마을 같은걸 투입해서 신창에서 회차해 오는 방법도 쓸 수 있을겁니다. 다만, 별다른 이용패턴의 변화 없이 천천히 삭아내려갈 거 같은 방법보다는 지역밀착형의 운행체계를 새로 만드는 모험을 해볼 필요는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P.S.:누리로 복합열차 투입은 뭐 있는 기능이기도 하고, 복합열차가 아니라 중련운행이긴 하지만 과거에 실제 써먹어 봤던 기능이니 나름 활용할 구석을 잘 찾아간 거라 생각은 듭니다. 다만, 좀 아쉬운건 역시 ITX새마을 차량으로 했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건데, 들리는 말로는 차량의 근본적 결함으로 이런 분리병합이 굉장히 난감하단 모양입니다. 뭐 이게 로템차는 원래 그렇게 타는거라 그런건지, 발주자가 방만하게 발주를 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