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탕...아니 SRT가 운행을 개시한 걸 두고 한동안 언론사들이 열심히 나발을 불고 있습니다. 광고 떡고물을 먹어서 물켜는 거기도 하고, 구토부가 열심히 언론사를 뽐뿌질해넣어줬을수도 있고 뭐 그렇겠습니다. 뭐 비교는 되기는 하니, 아주 모양새가 안사는 경쟁은 아니기는 하지만, 뭐랄까 결국 둘이 상전 시키는대로 적당히 합을 맞춰 대련이나 하는 그런 보여주기식의 관제경쟁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운임인하 자체는 정부가 시켜서 내리든 아니면 운임규제로 인해 억제되든 어떻게든 가능한 요소라서 경쟁체제가 있어야만 한다는 건 솔직히 말해서 궤변에 가깝다 생각을 합니다. 어차피 매출액 비율로 인프라 코스트가 날아가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면 운임결정의 운신폭은 장기적으로는 운임상한 규제선 근처로 묶일 수 밖에 없고, 운임상한 규제를 풀어준다고 해도 같은 교통수단간 경쟁으로서 운임수준이 결정되기 보다는 독점시장에서의 가격결정 메커니즘 대로, 수요보다는 모자라지만 잉여없이 최대한 팔려서 수익이 최대화되는 지점 근처에서 가격이 결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경쟁같은 걸 이야기 하지만, 어차피 배차가 빤하고, 다이야 세팅이 뻔한 상황에서 나오는 객실에서 입정할 부스러기가 나오냐 마냐, 객실 승무원에게 뭘 시킬수 있냐 아니냐 정도의 서비스 차이가 전부고, 사실 KTX도 개통 초기에는 항공기 레베루의 서비스를 하겠다고 웰컴 드링크니 뭐니 많이 하던 경향이 있긴 했었습니다. 결국 그 서비스들이 부스러기 밖에 안되고 수익기조나 승무원 고용문제 터지고 등등 하면서 다들 공중분해되었고, SRT도 결국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은 서비스는 곧 "합리화" 될겁니다. 한국사람들은 LCC를 타도 수화물은 공짜로 보내야하고, 기내식은 꼬박꼬박 나와야 하고 그렇기는 하지만, 그지랄 떨어서 LCC가격이 얼마 나오는지 생각하면 뭐 멀리 볼 거 없지 않나 싶습니다.
속도경쟁에서도 SRT가 특출날 수 없는게, 본선이 아닌 브랜치인 만큼 SR분기점에서 감속은 피할 수가 없는 부분이고, 그나마도 고속철도 전체의 운행계통이 워낙 다양해지면서 다이야를 쪼이기도 어려워진데다, 배차도 최대한 집약해 넣으려고 부산과 광주송정(목포) 정도로 압박했지만 근본적으로 인프라를 갈라쓰는 관계로 한계가 명확해졌다 할겁니다. 그렇다고 인프라를 추가해 넣어줄만큼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지도 수요가 충분하지도 않은게 현실이고 말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철도공사가 기존선에서 손해막심인 상황이기 때문에 SR이 아무리 영업전략을 쥐어짜도 수요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고속선 상의 각 역에 자동차 억세스나 버스 억세스는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도 영역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수요팽창을 시킬수록 주차장 부족이나 교통혼잡이 수요팽창을 일정수준 근처에서 억제시킬 수 밖에 없는 구조랄까. 결국 대안은 지하철과 철도공사의 기존선 철도인데, 그런데 철도공사는 계속 골병이 들도록 정부가 보조금을 쳐내고 운영 합리화를 압박하고 있고, 기껏 적자수송해서 남 좋은 일 하게 되니 막말로 짜게 식는 분위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다 SR에 대해서 적자사업을 강제하고 싶은 연선 지자체들이 수도권고속선 주변에 여럿 있다는 점도 걸리적거릴겁니다. GTX뽕으로 무마시키고는 있지만, 이미 영업을 개시한 동탄에서 통근차 1왕복씩을 공급하도록 압박이 걸려서, 승차율이 안습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꼴아박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핌피력으로는 경기도 대단지 아파트들은 악명높은지라, 앞으로 얼마나 저 돈안되는 적자성 사업에 개처럼 끌려다닐지가 아주 기대가 크달까. 경쟁체제나 민영화를 가지고 저런 정치에 끌려다니지 않는 철도를 만들겠다 운운하던 양반들은 저런거 보면서 손모가지 좀 반납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은 부분이기도 하고.
관제경쟁을 아무리 빵빠레 불어제끼며 조장을 하더라도 결국 장기존속 가능하냐의 문제로 갔을때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으면 그냥 잠깐 지나가는 유행으로 끝나게 될겁니다. 그리고 괜히 철도부문에 지랄해놔서 적자만 잔뜩 더 쌓고 회복불가능한 피해만 입혀놓고 말겁니다. 뭐 그 즈음이면 고공단 계시던 관료충들은 다들 정치나 어디 관변단체 낙하산으로 다들 튀고, 책임추궁 당할 사람이 없어서 대충 넘어가지기는 하겠습니다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