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카더라 식으로 들은 이야기지만, 경인선 급행과 완행을 교체하는 걸 조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예전부터 그랬으면 좋겠다 라는 말 자체는 인천쪽에서 좀 들리기는 했는데 이번에 한번 칼을 뽑아들려는 거 같아 보입니다.
기본적으로는 현재의 선로 레이아웃 변경 없이, 현재 급행이 다니는 경인 1선을 완행으로 돌리고, 완행용 2선에 급행을 투입하는 식으로 조정을 할 걸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완행은 용산 종착으로, 급행은 서울역까지 운행하는 방식이 될거로 보이는데 일단은 당장에 걸리적거릴 포인트는 적어보이고 용산에서 꽤 격렬한 환승흐름을 생각하면 그럭저럭 먹힐거 같기는 합니다. 잘 정착이 된다면 부천 너머까지 가는 경인선 장거리객에게는 상당히 어필할만한 개정이고, 수요를 자극하고 구간운임 증가로 객단가를 좀 끌어올리는 효과는 거둘 수 있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엔 여기에 현재 다수를 점하는 완행을 급행으로 돌려서 차량운용에서 좀 이익을 노리는게 아닌가 생각도 드는데, 현행 다이어로는 급행이 경인선 구간 내에서 10분 정도를 버는 구도입니다. 하루 200회 가까이 다니는 급행열차 숫자를 생각하면 상당한 시간절약을 뽑을 수 있고, 이만큼을 차량구매 없이 증차여력으로 쓸 수 있게 됩니다. 1편성 당 거의 150억이 넘는 10량 전동차의 가치를 생각하면 저렇게 절약을 꾀해볼 가치는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여러모로 문제들이 남는데, 가장 큰 문제는 부천보다 상류쪽, 즉 서울시계 인근 역들이 그야말로 크리티컬 히트를 맞고, 온수나 소사같은 환승역들 이용이 좀 불편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현행 배차는 RH엔 완급이 각각 1:1 정도의 흐름으로 급행에 초점이 가 있고, NH엔 반대로 2:1이되 급행이 확 줄어서 배차마저 불규칙하게 흐르는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이 다이어를 그대로 뒤집어버리게 되면 RH엔 급행이 과소공급, NH에는 완행이 지나치게 적어서 급행효과를 보기 어려운 구조가 됩니다.
기존 투자의 효율화 문제도 걸리는데, 가장 큰게 PSD 투자입니다. 이미 구로부터 동인천까지 급행정차역은 완급 양쪽에, 완행정차역은 완행쪽에만 안전문을 설치해 둔 상태인데, 완급교체를 하게되면 완행역들의 안전문은 사실상 매몰비용이 됩니다. 추가로 건설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투자재원을 이중으로 들여야 하는 셈이 되니 이건 좀 문제의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다행이 역 시설물을 대규모로 개축할 필요가 있는 곳은 홈이 분리되어 있는 구일역 정도로 그치는데, 기껏 멋들어지게 만든 서부역의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낭비되는 각이 나오는건 좀 말은 있을거 같습니다. 정작 급행 승강장엔 아무런 승강설비가 없으니 이걸 긴급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문제 여지가 다분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가장 관건은 혼잡문제입니다. 일단 현재 다이어 체제에서도 급행의 혼잡은 상당한 편인데, 서울시내까지 들어간다고 하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혼잡증가가 예상이 됩니다. 과거 잠깐 고민했던 12량화를 다시 고민해봐야 할 정도까지 늘어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는데, 문제는 이 상황에서 증강여력이 굉장히 한정된다는 점입니다. 실제 현행 시각표를 보면 완행열차가 RH에 1:1에서 오히려 열세를 보이는 경향이 보이는데, 이건 경부선 쪽 열차와 배차를 갈라먹기 때문입니다. 혼잡하더라도 빨리가는 걸 고르는 RH의 이용객 패턴을 생각하면 좀 우려가 되는 부분이랄까. 경부선 배차를 더 쳐낼 수 있는 상황이면 모르지만, 현재는 경부선 쪽도 수요가 크게 올라가 있어서 그러기도 힘든 판입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운용의 묘를 살리는게 먼저가 되어야 할 듯 한데, RH야 무조건 총동원으로 대응해야할 수 밖에 없겠지만, NH엔 이용편의를 위해서 NH에도 1:1이나 3:2 정도의 배차수준은 맞춰야 할거라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이정도로 차량이 풍족하지 못하다는게 문제인데... 급행화로 차량여력을 확보한다 해도 완행배차를 강화시킬만큼 충분한 여력이 나올런가는 좀 두고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신도림이나 영등포를 착발역으로 돌려서, 4량이나 6량짜리의 구간열차를 부평~영등포 정도에 끼워넣어 보거나 해야 할거라 봅니다.
동시에, 조조/심야운행편을 어떻게 세팅할 것인가도 좀 고민이 필요할거라 보는데, 현재의 다이어를 단순히 뒤집게 되면 완행 첫차는 6시쯤, 막차는 22시쯤 끊어지게 됩니다. 뭐 역 운영 효율화를 하기 위해 일찌감치 완행전용역들을 막아버리는 것도 방법일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못하고 어중간한 타협이 될 가망이 높으니 조조/심야시간에는 장거리 각역정차가 설정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주박이나 입출고 때문에라도 어느정도는 설정이 필요하기도 하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