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눈에 띈 뉴스인데, 안그래도 오사카 츠카모토 유치원 스캔들 덕에 일본정가가 정신없는 와중에 아소 다로 재무상이 국회 예산위원회 질의응답에서 좀 기묘한 이야기를 하나 던졌습니다. 바로 JR동일본과 홋카이도를 합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식의 언급입니다.
기사 전문을 번역하기엔 좀 귀찮으니 발췌 번역을 좀 하자면 이렇게 언급을 했던 모양입니다.
"(전략)... 재무대신으로서 말을 한다면 '잠깐만' '그런 돈을 네가 낼 거냐'라는 말이 나와, 이야기가 엉망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술이라도 마시면서 느긋하게 이야기하는 쪽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한덩어리였으니까, 흑자의 JR동일본과 홋카이도를 합병한다거나, JR시코쿠와 서일본을 합병한다던가, 양쪽에서 적자만큼을 지우고 흑자로 보충한다거나, 여러가지 아이디어는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하략)"
뭐랄까... 이 이야기는 딱 30년 전에 일본국유철도를 민영화 할때 외쳤던 구호들이 그야말로 산산히 부서지는 이야기라 할겁니다. 물론 실제로는 관료들의 컨트롤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당시에는 정치와의 유착을 해소하고 민간 기업에 준하는 경영적 풍토를 이야기 했었는데, 저 이야기 한방으로 JR 체제 30년의 위업이 시궁창 코앞에 놓였다고 해야 할까 그렇습니다. 홋카이도의 경영파탄 이후 JR화에 회의적이던 분위기가 늘었는데, 거기에 한방을 던진 택이랄까. 뭐, 유야무야 넘어갈 수도 있는 이야기일수도 있겠습니다마는.
현실적으로는 많이 어려운 이야기인게, JR동일본은 이미 정부지분이 전혀 없는 회사고, JR홋카이도가 상당한 금액의 경영안정기금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이미 적자체질에 경영파탄 상태에 봉착한 불량기업을 인수하라고 했을때 좋다고 할 투자자는 아무도 없을겁니다. 정부가 강제하다가는 외국계 주주들이 너고소를 들고 나올 가망도 상당하고 말입니다. 거기다가 JR동일본으로서도 좀 억울은 한게, 수익률이 가장 좋은 JR동해를 빼고 언급된거라, 3월 말의 결산을 앞두고 여러모로 주주들에게 뜨끈한 대접을 받을 판이 되었달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주식매각절차로 정부가 완전히 손을 털지 않았다면 어느정도 정책 수정을 해볼 여지가 있엇을 듯 하지만 이미 JR 본토 3사는 주식이 근 20년 전부터 전부 민간에 가 있는 상황이고, JR큐슈도 부동산업으로 어떻게든 흑자를 만들어 주식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으니... 그야말로 저런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정부에서 뭘 해볼 여지는 전혀 없는 상황이 되었달까 그렇습니다. 뭐 결국 재정투입 없이는 해결의 대안이 안보이니.
결국 철도정책의 대강은 어느 수준의 철도 서비스를,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재정부담으로 제공할 것인지의 문제라 할 수 있고, 그 재정부담을 가지고 약을 팔아봤자 결국 큰 그림에서는 별로 바뀔게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겁니다. 그런의미에서 약장수질을 하면서 날뛰는 민영화의 사도들은 그점에서 실은 묵시록의 네 기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