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선은 5.7km 짜리 짤막한 지선철도로, 과거 호남선의 본선이었지만 경부선 서울방향으로의 직결화 이후에는 용도가 애매해져서 말기에는 하루 1왕복의 무궁화호만 아침 저녁으로 다니던, 사실상 화물열차의 직결운행에 주로 쓰이는 선입니다. 그러다보니 전철화가 된 단선으로 비교적 평탄하고 곡선이 심하진 않지만 대신 건널목이 도처에 남아있는 좀 한산산 철도로서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서대전과 대전 간에 열차가 행선별로 갈려져 있다 보니 이게 은근히 불편한 구석이 많습니다. 열차편수는 대전역 쪽이 압도적이다 보니 이쪽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대신 그만큼 혼잡하고 종종 주말엔 좌석난을 겪기 쉬운 편입니다. 반대로 서대전 쪽은 상대적으로 한산하긴 하지만 즉응해서 열차를 골라타기가 그리 쉬운것도 아닌데다, 지하철 접속도 서대전 쪽은 좀 구질한 감이 있어서 지역 주민이 아니라면 사실 골라서 이용하기가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대전과 대전을 연결하는 철도교통이 구성이 된다면 이용객을 분산시키기도 좋고, 또한 그 상승효과를 통해 두 역의 주변지역의 상권을 자극하고, 열차이용객을 더 늘릴 수 있을겁니다. 그래서 충청권 광역철도 구상에서 호남선 쪽의 광역전철 계통에 서대전~대전간의 대전선을 경유하는 계통을 덧붙이면 어떨까 라고 과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쪽의 문제는 평면교차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는데다, 경부선 방향으로 직결하는 배차를 까먹어야 하는 약점이 생깁니다. 이걸 시설적으로 해결하려면 또 입체교차 시설은 물론이고, 대전선 쪽도 복선전철화와 도로 평면교차의 해소같은 과제가 추가되니, 총 사업비의 압박을 받아서 경부선 구간을 3선화로 퉁치려 할 지경인 충청권 광역철도에 더 이상의 부하를 걸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서 좀 생각을 환기시킨게 바로 저 4량짜리 저항편성과 광주선 셔틀열차입니다. 총연장이 30~40km를 넘고, 십여편성의 차량세력을 갖추고 영업을 돌리는 본격적인 광역철도 사업을 벌이거나, 거기에 구간을 편입시키거나 선로의 경유지를 틀거나 해서 해결하는 것만 생각하다 보면 노선은 노선대로 꼬이고 사업규모도 너무 커져서 실행가능성이 옅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광주선 셔틀열차는 단 1개편성 충당으로 불충분하지만 하루 15왕복의 나름 빈도운전을 실시하면서 충분한 실적은 아니지만 이용객을 어느정도 늘리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카더라로는 주말엔 400명선을 넘어서고 있다는 모양이고 말입니다. 이는 즉 대규모 투자를 통해서 15~20분 배차를 밀어넣는 빅 게임이 아니라, 1~2개 편성을 동원해 기존 시설을 야금야금 고쳐가면서 밀도를 채워넣으며 사업을 만들어 불려가는 사업 모델이 아주 안되지는 않는단 이야기입니다.
이점에서 직결계통을 억지로 뽑아내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어차피 단선으로 양 끝단 역에 별도의 승강장까지 있는 대전선을 1~2편성의 4량 이하 단편성 전동열차를 투입해 빈도 운전을 돌려서 일종의 광역지선철도로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풀 사이즈의 광역철도나 도시철도 사업이 아닌, 편성 두어개와 역 두세개를 가지고 좀 뜨문뜨문 운행하는 자그마한 도시철도, 즉 "미니 메트로"로 만들어버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일단은 현재 대전역의 두단식 홈인 1번 홈을 고상으로 개조합니다. 지도로 봐서는 승강장 길이가 150m정도는 확보가 되니, 여유거리를 감안하면 6량편성 정도까지도 수용은 가능할거라 생각이 듭니다. 서대전쪽은 마땅한 자리가 없기는 한데, 역 건물쪽 선로 옆 잡용지에 승강장을 세우면 150m짜리를 만들 수 있을겁니다. 실제로 4량 전동차면 80m전후니 100m 정도의 승강장만 확보되면 구태여 장대한 승강장은 필요하지 않기도 합니다. 역에서 좀 거리가 멀어서 연결통로가 길어지는 문제가 예상되는데, 선로를 걷어내거나 할 수 있다면 장비용 짧은 선의 분기기와 선로를 철거하고 주차장에 붙여서 승강장을 짓는 좀 극약처방도 가능은 할겁니다.
도중역은 호남선 광역전철 투입과 연계해서 어느정도 생각을 해봐야 할거 같은데, 일단 오룡~용문 사이에 대전1호선과의 환승역의 입지가 어디냐에 따라서 적정 역간을 감안해 역을 배치를 해야할겁니다. 이 환승역 입지는 선로변 여유부지가 있는 곡선상에 될거 같기는 한데, 대전선 쪽에 곡선이 심하게 생기는 게 어느정도인지에 따라서 입지조건이 바뀔수도 있으리라 보입니다. 그리고 호남선과 대전선이 갈라지는 지점 전후한 곳에 하나를 둘 수 있을 듯 하고, 대덕구청 앞에도 하나 둘 수 있을거라 봅니다. 홍도육교 인근에도 고려는 할 수 있겠지만 이쪽은 아마 대전시가 장래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철도 입체교차화를 하게 되면 구배선 상에 위치할테니 안두는게 바람직할거라 봅니다.
이들 역들은 각 시종착역을 제외하면 최소한의 설비로 계획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승강장과 간이개집표기 정도의 최소설비를 전제로 하고, 무인충전기 정도만 유지를 하는 방향으로 합니다. 도중 3역이 전부 생기면 1호선 환승역은 유인역이 될 수 밖에 없으니 2역은 무인역으로 놔두거나, 주간시간대 출장근로 정도를 실시하는 식으로 해결을 볼 수 있을겁니다. 지금까지 광역전철 취급역은 AFC 설치와 관리인원을 전제로 계획해서 설비가 많고 번잡하지만, 2~3대의 플랩이 없는 간이개집표기와 교통카드 충전기 1대, 그리고 카드 없이 이용하는 객을 위한 증명 디스펜서 1~2대 정도를 설치해 두면 될겁니다. 기기관리의 문제가 있다면 차장승무와 함께 차내에 충전기와 증명발행을 두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거고 말입니다.
이렇게 구성하면 총 4개역, 향후 5개 역 정도인데 운행에 드는 시간은 편도 10분에서 12분 정도까진 계획이 가능할겁니다. 저정도면 여유시간과 역에서의 대기시간을 잘 맞춰서 RH에 화물열차 운행을 배제하고 1편성만 가지고 30분 패턴다이어를 만드는게 가능할겁니다. 만약 대전역과 서대전역에 1면2선이 있거나, 중간 교행역이 있다면 15분 패턴을 넣을수도 있겠지만, 최소투자를 전제로 하는 미니메트로 컨셉에서는 이런 대규모 투자는 좀 회피하는게 바람직할겁니다. 또한, 화물운행 자체를 없앨수는 없으니 RH시간대 외에는 1시간 배차로 낮추어 화물운행시간대를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할겁니다.
차량운용은 대전조차장의 기지설비를 활용해서 입출고 회송을 보내어 영업을 시키는 걸로 해야할겁니다. 문제는 회송으로 이동하면서 대기할만한 선로가 마땅찮은 점인데... 뭐 서대전역 선로 상에서 운용의 묘를 좀 부려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차량이 어차피 짧은 점을 이용해서 승강장 너머의 여유선로에 출고차를 미리 받쳐 놓고, 입고차가 승강장에서 종착하고 나서 회송으로 대전조차장으로 입고를 들어가면, 대기차가 구내이동으로 승강장에 입선하는 식으로 굴린다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호쪽에서 좀 꼼수를 부려야하는 난맥은 있겠습니다마는.
이 사업을 하게되더라도 아주 수요가 환상적으로 폭주할거 같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유동인구를 확보하게 된다면 사업의 유지가능성은 생길겁니다. 여기에 새차를 사서 굴린다면 수익력이 워작 작아서 택도 없겠지만, 저항차같이 노후된 차량을 소규모 보수를 해서 2~3편성을 확보해 예비를 확보해서 투입한다면 비교적 초기투자를 거의 들이지 않고 할 수 있을겁니다. 충청권 광역철도와 연계해서 시설투자를 분담하거나 하면 더 투자를 줄일 수 있을거고, 그 건설계획에 저촉이 없는 범위에서 선도사업 식으로 추진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사실 미니메트로 스타일이 잘 먹힐지는 모르겠고, 사실 아마 대부분은 적자사업을 면키가 어렵기는 할겁니다. 하지만 이게 다른 철도 서비스와 결합해서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고, 또 지자체의 재정적인 지원을 끼고 돌리며, 사업자체로서의 합리화를 최대한 노린다면 지금까지 설비요건 때문에 문턱이 높던 철도서비스의 커버리지를 확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