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1966년 2월 16일자의 보도 내용으로 전차 폐지 대책으로 이야기가 나온건데 이를 옮기면 이렇습니다.
"15일 하오 실무자들에 의해 논의된 것을 보면 현재의 전차운영이 연 3억원 이상의 적자운영을 하고 있으며 전차가 현대적인 교통 수단으로서 적합치 못하고 도심부의 노면궤도는 교통지옥에 부채질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전차를 없앨 경우에 197대의 전차수송인구 약 35만명은 일반 버스 455대의 증차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좀 짤막한 내용이지만, 노면전차에 대응하는 버스 충당숫자를 보면 꽤 좀 충격적인 감이 있습니다. 물론 저시대의 버스가 25인승짜리 이른바 미니버스라 불리는 차들이 주류기는 했지만, 구식의 1량짜리 노면전차보다 수송력이 절반 수준도 안된다는 게 의외랄까 그렇습니다. 단순히 노선 병행기준으로만 저런 숫자를 뽑았을거 생각은 드는데, 지금도 저런 비율 자체는 크게 바뀌진 않는 눈치이니 트램 사업이 살아남을 구멍은 속달성이나 저공해성 이전에 저 노선 수송능력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의 버스들은 최대수송량을 자랑하는 수도권 노선이 4만명/일 정도를 마크하는데, 이를 45인승 버스로 수송한다면 단순 계산으로는 총 880~900회 정도의 버스 운행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는 시간당 50회의 운행으로, 대략 25왕복 정도가 시간당 배차로 깔린다 치면 2분 반마다 1대가 투입되어야 처리가능한 수송력이라 할겁니다. 물론 실제로는 중간중간에 계속 승강차가 발생하는 고로, 또 피크지점에서는 정원의 150%에서 200%까지 들어차는거까지 봐야하니 실질적으로는 4~5분에 1대꼴이겠습니다마는.
트램이라면 100인승 이상의 차량 투입이 가능해지니 4만명/일을 수송하는데 같은 단순 계산으로 400회 정도의 운행이 필요하고, 이는 시간당 22회로, 시간당 11왕복 정도가 되어 5.5분 정도의 배차로 처리가 가능해집니다. 만약 좀 더 장대차량을 투입하거나, 장대차량 대신 홍콩식의 2층 트램을 쓴다거나 하면 120~160인승 차량까지 가능하니, 배차를 좀 더 벌려서 처리할 수 있을거고 말입니다. 이점에서 트램의 존재가치가 나온다 할겁니다. 즉, 워낙 수송량이 넘치는 시내 축선에서 속도를 포기하고 버스이상의 수송량을 공급하는데 그 가치가 있다고 해야할겁니다.
반면, 중전철 수송량은 트램이나 버스와는 자리수 하나가 다른 수준이라 할 수 있는데, 서울지하철 중 가장 수송량이 적은 축에 드는 8호선 조차도 승하차가 30만명을 넘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전철의 대체수준으로서 트램을 검토한다는건 정말 객기라고 해도 그리 틀린말은 아니라 할겁니다.
지자체 여러곳에서 트램을 하겠다고 덤비는 상황이다 보니 별별 노선들이 막 튀어나오고 있고 덕분에 과열 우려가 있긴 한데 지하철의 약화라기 보다는 버스의 강화로서 생각하고 접근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