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뉴스 중에 근래 꽤 재미있게 본 뉴스인데, 한일간 고속선이 다니는 걸로 유명한 후쿠오카에 여객선 터미널과 고속철도역을 연결하는 로프웨이(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이른바 케이블카) 약 2km를 설치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용객이 제법 있지만 지하철 접속도 확보가 안되서 버스와 택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마침 항구에서 역까지 직선 광폭도로가 확보되어 있으니 이걸 입체적으로 활용해 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침 이 대로가 꽤 크지만 막히는 편이라고 하니 교통문제 해소 차원이기도 한 모양입니다.
국내에서는 그냥 관광용 볼거리 정도로 쓰이는 케이블카지만 해외에서는 의외로 고저차가 심한 지역이나 토지확보가 어려운 동네에서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고, 심지어 도시교통 노선으로서 쓰이는 곳도 종종 보입니다. 후쿠오카에서도 애매하게 짧고 수요가 그렇게 극단적이지 않은 단거리 노선용으로 건설비가 비싸고 기반시설이 많이 필요한 AGT나 모노레일 대신해서 비교적 싸고 기술적 난이도도 적은 케이블카를 교통수단으로서 고른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과거처럼 왕복식 케이블카가 아니라 여러대의 곤돌라를 굴리는 타입이라면 어떻게든 서비스 질도 맞출수 있을거고, 셔틀 버스같은 수단이 더 싸긴 하지만 교통체증 같은 도로사정에 따라서 질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약점이 있기도 한데다, 또 도심지를 고고도로 지나면 그것 자체로도 관광효과가 있다고 본게 아닌가 싶달까.
구상으로서 꽤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선형이 곧바른데다 건물에 의해 지장되지 않아야 한다는 여러 제약조건이 있고, 또 막상 강풍같은 기후조건에 따라서 취약성도 있는지라 한계는 있기는 합니다. 뭐 운임 조건에 따라서 이용 유인이 잘 안붙을수도 있고, 또 반대로 너무 저율 운임으로 해서 사업이 성립되기 어려울 가망도 있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라면 삭도사업에 늘 따라다니는 특정사업자 몰아주기 같은 특혜논란을 피하기도 어려운 면이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수도권에서도 이렇게 서비스를 잡아볼만한 구간으로 떠오르는데가 몇군데 있는데, 노량진역에서 63빌딩을 연결하는 노선과 계양역에서 장기동을 연결하는 노선, 그리고 관광성이 강하지만 한강에 있는 섬과 지근한 전철역을 연결하는 노선, 당산역과 선유도, 노들역과 노들섬을 연결하는 노선이 가능할거 같습니다. 막상 다른 루트에서는 노면이나 고가를 두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거나, 도로교통과 차별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곳들이 좀 많은 눈치인지라 저정도가 그나마 사업성을 가져볼만한 루트로 보입니다.
노량진역에서 63빌딩간은 사실 관광성으로 보이기 좋지만 사실 병원 이용객을 유치하기 좋은 조건이기도 하고, 또 도로교통에 영향을 받지 않는 루트가 가능한고로, 노량진역 개축과 수산시장쪽 부지활용과 엮어서 한번정도 생각해 봤으면 싶기는 합니다. 경전철이 중복되기는 하지만 막상 여의도 섬 끄트머리는 의외로 접근성이 그리 개선되지 않는 지점이기도 한지라.
계양역과 장기동 연결 노선은 사실 장기동만 보면 별로 교통량이 나올만한 노선은 아니지만, 마침 해당지점을 통과하는 광역버스들이 있다 보니 버스-삭도-공항철도/인천1호선 같은 루트를 개발해 볼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덤으로 아라뱃길 덕에 교량을 들어올려놔서 도보로 접속이 굉장히 나빠졌는데 이걸 보완하는 차원에서 생각을 해볼 수 있을법도 하고 말입니다.
섬을 연결하는 삭도는 선유도 경유 버스를 타면서 늘 느끼는게 이곳 접속 개선을 시키겠다고 중앙차로 경유로 온 버스들을 곡예운전 시키는 꼴을 보는게 좀 갑갑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차원에서 좀 해봤으면 싶은 노선입니다. 선유도의 경우는 당산역 북쪽의 올림픽대로 중간에 부지가 있는데 여기를 거점으로 해서 선유도까지로 노선을 내면 700m 정도의 짧지만 비교적 접속이 좋은 노선을 뽑을 수가 있습니다. 노들섬의 경우는 개발계획이나 북안쪽으로 연결교통으로 쓸게 뭐가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은 만들면 600m 정도 노선으로 만드는게 가능할 듯 싶고 말입니다.
뭐 사실 다른데서 이권문제로 말이 많은게 삭도사업이다 보니 저 후쿠오카의 구상을 한국에서 써먹기는 많이 난감할거고, 사실 지상여건이 좋다면 이걸 구태여 할 이유는 또 애매한게 사실입니다. 다만 그래도 아예 관광목적만 보고 접근하기 보다는 교통루트로서의 기능도 같이 보면서 해 보면 좋을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