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국내에 이걸 가지고 떡밥무는 사람이 없는게 용하다 싶은 이야기인데, 아마도 일본 주요 언론에서 딱히 크게 다루지 않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열폭이든 극딜이든 하나쯤 나올법도 하고 또 혐한들 나서서 열등춍 타령좀 나올거 같더니 별로 흥하지 못한 거 같아 보입니다.
사실 그럴만도 한게 영국쪽 외신의 반응은 Abellio가 프랜차이즈를 먹었는데 자세히 뒤져보니 JR동일본도 지분투자를 좀 하고 있더라 정도 수준의 언급으로 그치고 있고, 그나마의 반응도 또 외국계에 프랜차이즈를 내줬냐 분위기지 딱히 국적이 어디냐 지분구조가 어떻냐를 묻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어차피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란게 돈놓고 돈먹기에 업자들만 신나는 거니 별다른 체감효과가 있다기도 어렵고 말입니다. 사실상 동일본의 참여도 단독이 아닌 이전부터 유럽에서 차량리스에 오래 참여했던 미츠이 물산의 힘을 빌어서 들어간거라서, 아베 정권이 치적사업 비슷하게 밀어붙이는 철도 해외진출 압박의 면피차원에서 한게 아닌가 싶은 의심도 듭니다. 운영권 입찰에 들어는 갔지만 그냥 경험을 쌓고 재무적으로 큰 위험부담은 가지지 않는 투자사업 하나 정도를 하는 택이랄까.
재미있는건 이번 프랜차이즈의 대상이 된 West Midlands 라는 사업입니다. 기존에는 London Midlands 프랜차이즈로 돌고, 이거랑 별개로 East Midlands가 있었는데, 이번에 이름을 바꾼건지 아니면 프랜차이즈 범위를 좀 변경한건지는 애매합니다. 여하간, 해당 구간을 찾아보면 이 사업은 사실상 중거리 철도 서비스, 우리로 치면 경부선 서울~천안 구간에 누리로와 여기에 붙는 지선 철도, 그리고 광역철도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에 가깝습니다. 영국의 양대 간선으로 칭해지는 서해안 본선과 동해안 본선 중 서해안 본선의 중거리 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으로, 해당 노선의 장거리는 버진 트레인이라는 업계 최강자가 군림하고 있는 영국 철도의 주요 수익노선 중 하나입니다.
버진 트레인은 나름 장사수완이 좋다고 평가는 받지만 그만큼 운영면에서는 혼잡도가 심해서 평가가 복합적인 편으로 알고 있는데, 그보다 더 강한건 병행선 업체에 대해 굉장히 덤핑공세도 마다하지 않는 무자비함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픈 억세스로 서비스 품질이 나쁜 병행서비스를 시도하니 신차 위주의 배차증강을 벌여 말려죽여버렸다던가, HS2계획이 나오니 병행선 장난질 한다고 정부와 시비를 붙고 하고싶으면 펜돌리노 열차 슬롯을 내놓으라고 압박한다던가 하는 행태가 그런 부분이랄까. 그런 회사와 같은 노선을 쓰는 건 여러모로 흥미롭다면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어차피 제로베이스에서 모든 위험을 자기가 부담하는 오픈 억세스가 아닌 열차횟수와 정차역 배분을 모두 정부가 획정한대로 하고 수익도 일정부분은 보장받는 BTO민자에 가까운 프랜차이즈 사업이니 서로 칼부림 수준의 경쟁이기 보다는 그냥 사업 갈라먹기가 되긴 하겠습니다마는, 관계정립이라는 부분에서는 좀 기대가 된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