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를 좀 뒤벼보니 저 정도를 벌어서 지출하는 가장 큰 비용은 예상한 대로 선로사용료인데, 반기 총액은 1,194억원 정도였습니다. 운송사업 매출엑의 45%정도로, 철도공사 보다 10%정도 더 요율이 높다보니 저정도가 나오긴 하지만 매출액 모수가 더 크다면 10%를 희석할 여지는 충분히 존재하는지라 실질적으로 뭐하러 저걸 쪼갰나 회의감이 많이 든다고 해야할겁니다. 실질적으로 수도권고속선 구간에 할증제도를 걸고, 여기에 로드팩터를 더 우겨넣을 수 있게 정원이 더 큰 열차를 넣거나, 기존선 직결편이나 환승연계를 적극 흡수하는, 그리고 어설프게 운임수준가지고 약팔이를 안해서 2~3% 더 비싼 운임을 받았다면 저 선로사용료 수준을 상회하는 수익이 가능했을겁니다.
여기에 비용구조면에서 좀 지적질을 해야 할 부분은 각종 위탁비용으로 530억원 정도, 그리고 리스비로 180억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위탁비는 연간으로 퉁치면 1,000억원, 리스비는 300억원 정도로 비용면에서 크리티컬하지는 않을 거고 정부의 역사하심 덕에 정상적인 원가보다 낮게 공급을 받아 수익을 갉아먹지 않게 애를 써 놨던 모양이지만 사실 실상을 까본다면 많이 깝깝한 숫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정비비나 이런건 들 수 밖에 없는 돈이지만 기계 설비나 건축물들, 그리고 여기에 포함된 인건비의 일정부분은 법인간 거래가 되었기 때문에 비용으로 잡히는 낭비되는 돈들입니다. 이 돈이 순이익으로 계상되거나, 다른 철도운송업의 교차보조에 투입되었다면 철도 적자를 개선하는데 쓰였을겁니다.
그리고 이게 외부자금을 유치해서 돈을 벌어 갚겠다고 벌인 사업인데, 누적 적자가 500억정도 깔린 상황에서, 반기 포괄이익이 88억 정도가 나왔다는 점에서는 좀 문제제기는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앞으로 3년 정도는 배당도 못주고 누적 적자 해소하는데 당기순이익을 전부 꼴아박아야 한단 이야기인데, 자본금 주입을 완료한게 작년 초 정도였던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공적 연기금에다가 5년어치 똥을 부어줬다고 해도 그리 심한 말은 아닙니다. 매출액 대비 수익률 3.3%, 보통주수익률 7% 정도면 그런대로 양호한 숫자가 나오지만 물가압력이나 운임인하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3년뒤의 계산이 어떻게 바뀔지 두고 볼 일일거고 말입니다. 그나마 지금은 철도공사에 재갈을 물려놓고 소련의 징벌부대처럼 적의 총탄을 몸빵하게 만들어놨으니 저 숫자가 나오는거지만, 만약 정말 시장경쟁™을 제대로 붙이게 되면 아마 여러사람 건물에서 뛰어내렸을 겁니다.
오픈 억세스 만세를 외치며 출범한 요롭빠의 몇몇 사업자들이 파산이나 비수기 운행 중지를 결정하는 분위기를 보면 뭐...내년 4월 정도 엔 오함마와 바둑판을 피해다닐 사람이 여럿 있을거 같단 생각이 많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