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2층 KTX가 수송력이 올라간다고 해도 국토부가 하고 싶어서 발정이 난 고속선 선증사업과 직접 경합되지 않습니다. 선증사업을 하건 말건 차량의 형식만 바뀌는 정도고 이걸로 인해 선로용량 포화 시점이 늦춰지는 정도지 사업 자체를 백지화 해야 할만한 차량쪽의 혁신이라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선증사업이 이루어지고 열차편수가 더 늘어났을때 더 공급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업편익을 더 키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타임스케일 면에서도 직접 경합된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아직 예타도 못돌린 선증사업은 아무리 빨리 완공 시켜도 2025년이나 되어야 가능할 판이고, 대개 이런 사업이 늘 그렇듯이 여러 대안들, 예를 들어 세종시 관통 별선 사업으로 가닥이 잡히거나 하는 경우에는 2025년이 아니라 2030년, 아니면 과거 복복선 소요시점으로 추정했던 2035년까지도 밀릴 수 있습니다. 이게 농담이 아닌게 신안산선의 경우가 그모양이었고, 수인선의 경우 표준궤 개궤사업 계획시점에서 보면 개통까지 40년도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차량 개발은 동력차까지 완전히 새로 개발해도 10년이면 차고도 넘치는 지경이고, 부수차 정도 수준에서 이미 해외에 상용차량이 여럿 있다면 5년 정도 타임스케일 내에서 실용화가 가능합니다. 시간적으로 한참 과밀문제 벌어질때의 중기 대안으로서 적용되는 걸 왜 막는지는 이해가 안된달까.
그리고, 실질적으로 증수를 통한 경영개선을 할 수 있고, 이 개발품을 SR도 공용한다고 하면 지금의 운임수입 한계선을 일단 확장할 수 있으니 공적 부담이 줄어듭니다. 차량개발 투자비용이 작지는 않겠지만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건설사업보다야. 당장에 둘 간의 경쟁을 통제하고 철도공사를 배싱하는데 진력하다 보니 정말 좌석공급을 확대하고 수익을 늘려 경영정상화와 건설부채 해소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걷어차고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열차 횟수를 아무리 늘려도 피크 타임의 좌석공급량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천하의 신칸센도 3분배차는 어쩌다 한두편 정도고 평균적으로 5~6분 정도의 배차가 기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다 선증사업을 한다고 해도 시종착역이나 도중역의 착발능력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복선에서 시간당 12~15편 다니던게 복복선에서 24~30편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 편성 장대화가 그나마의 대안이지만 이미 400m짜리 편성의 열차를 투입한 상황에서 편성 장대화는 더 할 수 없다 봐야할거고, 남은건 3+2나 3+3과 같은 좌석열수를 늘리거나,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롱시트에 입석세우기같은 극단적인 대책 아니면 2층화 밖에 없다 할겁니다. 첨두운임제 같은 수요억제책을 들고오면 죽창맞을테니.
여하간 90년대의 2주전 예약 안하면 주말열차 좌석 자체를 확보할 수 없는 시대로 회귀하고 싶지 않다면 차량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좀 해놓는게 좋을겁니다. 그게 당장에 건설재원을 갉아먹는 것도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