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면 꽤나 그럴싸해 보이지만 이걸 하게 되면 경의중앙선 정시성은 그야말로 해방직후 혼란기 수준에 맞먹는 막장상을 벌이게 될겁니다. 아무리 정치인 치적과 부동산쟁이들 먹거리 창출이 엮여있다지만 이런 미친 짓을 하겠다는 건 중앙정부 차원에서 좀 뜯어말려야 할겁니다.
명시적으로 내건 예산이 80억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걸 가지고 하는 범위는 뻔해서 건넘선용 전철기 4~5개 정도 신설하고, 왕십리역 신호설비를 개량하는게 전부일겁니다. 차량증비도 못할 돈으로 사업을 벌이겠다는 이야기인데 이걸로 뭘 할 수 있을지는 정말로 암담하기 그지없다 할겁니다. 그나마도 처음 건설할때 멍청돋게 배선하지 않았다면 좀 땜빵적이긴 해도 큰 비용이나 운전상 난맥 없이 직결을 해볼 수 있었을거지만, 이미 틀려먹은 이야기라서 이대로라면 평면교차에 휘둘리고 착발선 부족에 환장하는 아침마다 고통받는 노선이 될겁니다.
정말 합리적으로 연장운행을 하려면 경의중앙선 왕십리~청량리간 구간을 복복선화 하는 수 밖에 없지만 부지 확보가 실질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길이 전혀 없는건 아닌게, 구로~개봉간 처럼 복선을 고가로 올려서 마장동 구간에서 분당선이 고가로 경의중앙선 위쪽으로 올라가서 복층화를 하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고가가 30퍼밀 이상의 급구배가 되겠고, 그러고도 부지매입이 어느정도 들어가야 하지만, 중앙선의 구 단선시절 사용하던 부지등을 활용해 선로배열을 고치고 하면 궁상이나마 어떻게든 되긴 할겁니다. 청량리 쪽 착발선 부족은 차량기지 기능을 축소정리하고 승강장을 1면2선 증비해서 현 ITX착발 승강장을 분당선용으로 쓰는 방식이면 해소가 가능할겁니다.
문제는 이게 너무 많은 비용과 난공사를 부담해야 하는데 있습니다. 만약 분당선이 중앙선 사이로 들어와서 시종착하는 구조를 애초부터 만들었다면 이런 고민을 안하고도 제한적인 연장운행을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나중에 복복선화가 매우 난감해 지겠지만 어차피 여객흐름에서 불필요한 환승동선을 배제할 수 있어서 그 소요시점을 대폭 늦출 수 있었을겁니다. 이제와서 이렇게 개량을 하려고 하면 고가도로 개축에 전철변전소 이설, 그리고 왕십리역 북쪽 구내 배선의 대대적인 변경이 병행되어야 하니 80억이 아니라 최소 800억은 가져야 일을 해볼까 말까한 상황이 되었달까. 정말 그야말로 철도판 바루스의 참화 수준이라 할겁니다.
이제와서 저걸 저렇게 추진하게 되면 경의중앙선-분당선 직결하는 사람 일부는 조금 편해지지만, 경의중앙선 해당 지점을 지나는 모든 사람이 고통받는 상황이 될겁니다. 이건 그야말로 실패를 실패로 덮는 일이니 정말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