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정차를 하면 물론 이건 해결은 되겠지만, 한번 무저갱의 입구를 열면 호남고속선이 기존 호남선이랑 다를게 없는 잡선이 되는건 그리 어렵지 않을겁니다. 왕년에 경북선에서 그랬다 하는데, 목소리 좀 내고 힘깨나 쓴다는 정치인이나 지역 유지가 정거장 유치를 하겠다고 날뛰어 임시승강장이 도처에 깔렸고, 덕분에 후대의 매니아들에겐 좀 취미거리가 생겼지만 모두가 시간낭비를 하다 결국 아무도 쓰지 않는 역으로만 남겨진 결과를 초래한 바 있습니다. 이대로는 호남고속철이 그 짝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임시정차로 기반시설 없이 고속철도역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말장난에 불과하고, 돌멩이 수프를 끓이듯이 기반시설과 연계교통, 접속도로 같은걸 야금야금 끼워넣어서 결국 상시정차를 하는 역을 하나 만들겠다는 수작질에 불과합니다. 그렇다고 도보거리에 승강장이 위치해 있어서 저런 기반시설이 빈약하더라도 커버되는 위치가 고속선 상에는 전혀 없어서, 최소 6km에 달하는 직선 이격거리를 더 줄일 구석도 없습니다.
심지어 수요기반이 연간 200만명 어쩌고 하지만 앞으로 논산훈련소 입대자와 그 가족이 그만큼 나올것인가는 한국 병역제도의 미래상이 어떤가에 달려있는데, 핵가족화가 더 진행되고 또한 병력규모와 징병대상 인원이 줄어들게 되면 수요기반도 그만큼 압축될겁니다. 여기에 기존선 경유 KTX를 폐지할게 아니라면 기존 논산역과 수요를 갈라먹는 상황이 벌어지는지라 이도저도 안되는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차라리 이런 뻘짓거리를 하느니 기존 호남선 경유 KTX편을 좀 활용도를 높히면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즉, 아예 강경선으로 KTX가 직결해 들어가서 연무대역의 군용 승강장을 쓰면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물론 현재 시설로는 채운신호장이나 강경역에 들어가서 방향을 바꾸어 들어가야 하는데, 고속선 상의 역을 하나 짓고 주변 인프라를 까는 예산이라면 논산방향에서 연무대역 방향으로 삼각선을 하나 뽑아내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을겁니다. 어차피 해당구간은 평지고, 하천이 하나 걸리는게 문제기는 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에는 토목에서 문제가 될 건 없을겁니다.
강경선은 의외로 일찍부터 전철화가 완료되어 있는 노선인지라, 신규 삼각선 하나 건설비와 군용 승강장의 연장 및 개량 정도면 충분할거고, 워낙 오래된 선로라 건널목이 많고 시설물이 후줄근한 거는 감속운행과 시설물의 소규모 개량을 하면 될겁니다. 인프라 예산이 애매하다면 호남선 기존선 개량사업이 돌아갈 모양이니 여기에 좀 얹혀가면 될거고 말입니다. KTX가 아니라 일반열차 투입을 하더라도 운행방향에 따라 유동적으로 차를 투입할 수 있기도 하고, 도보거리 치고는 좀 멀긴 하지만 연무읍 코앞까지 차를 넣으니 연계교통 확보같은 것도 덜 신경써도 될겁니다.
물론 토건쟁이들이 해먹을 게 없을거라, 이런 모양새 안나는 실용대안같은건 안중에도 없이 고속본선 정차역 내놓으라고 계속해서 난리를 치긴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