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부분은 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잘못했는지 해골이 복잡해 지는데, 올림픽 기간동안만 운영될 것도 아니고 사실상 장기존속되는 각종 사회간접자본을, 정부 예산 투입분까지 죄다 손익에 넣어 계산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계산이라 할겁니다. 올림픽 사업 자체가 SOC의 존속기간에 비하면 극히 짧은 특정 기간동안만 영업을 하는 프로젝트인데 이 곳의 손익에 온전히 태우면 비용을 지나치게 크게 계상하는 모양새가 됩니다. 대충 비행기를 사서 한번 썼으니 그 구입비 전부를 그 한번의 여행비용에 계산해 넣어야 한다는 논리랄까. 그걸 또 올림픽 비용에 전부 태우고, 거기에 맞춰 투입예산을 전부 태우는 것도 사실 온당한 논리는 아니라 할겁니다. 회계를 분리해서 이야기 하기엔 이야기를 일반 대중이 이해할 수 있을 수준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기도 하고, 올림픽 같은 국제행사라는게 단순히 유형 자산을 남기는 프로젝트가 아닌지라 무형적 가치를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데, 지금까지 이 무형적 가치를 가지고 구라를 하도 심하게 쳐댔으니 이 논리로 말하기도 그렇고 하니 말입니다.
뭐 올림픽의 무형가치나 전체 손익 이야기는 이미 개인의 정치관이나 가치관으로 판가름나는 지저분한 이야기가 되어 가니 각설하고... 고속철도 사업에 9조원이 들어갔으니 문제라는 투로 이야기하는 건 좀 사실관계를 따져볼 부분이라 할겁니다. 일단 숫자 자체는 완전히 틀려먹었는데, 아마도 고속도로나 일반 국도, 그 외의 건축물을 다 묶어서 9조원이라는 이야기라는게 진실일겁니다. 경강선 서원주~강릉 구간의 총 사업비는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3조 7,597억원이 투입되었고, 여기에 관련해서 서원주~청량리~서울 구간의 고속화 개량이나 용산선의 KTX운행 개량 등 이른바 고속화개량 사업에 1,390억원이 투입되었습니다. 따라서 이걸 합치면 3조 8,987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추산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 숫자를 이자율 3%, 50년 정도의 상환기간 동안 균등상환한다고 가정하면 1년치 부담액은 1,500억원 내외가 됩니다. 올림픽 이전의 이용객 규모는 보도된 바에 따르면 37일간 50만명으로, 일 평균 1.3만명 정도의 규모였고, 올림픽과 대수송이 겹친 2월 설 명절기간의 수송인원은 일평균 4만명 정도에 달했습니다. 따라서 대충 일평균을 1.8만에서 2만명 정도 이용객으로 계산해 볼 수는 있을겁니다. 전구간 이용시의 요금은 27,600원인데, 실제 잘 돌아갈 때의 승차율이 70% 전후로 잡히는 걸 감안하면 객단가는 1.9만원 언저리에서 형성이 되고 있을거라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하루의 평균매출액은 3.4억원에서 3.8억원 정도 범위가 될거고, 보수적으로 계산한다면 1,250억원 정도의 연간 매출액이 나옵니다.
이것만 보면 인프라 비용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는 처참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여기에서 함정은 실제 총사업비가 그대로 매출로 상환해야 하는 이른바 유상부담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실제 고속철도 사업은 40~60%정도의 국가보조를 받아, 대충 총 사업비에서 저만큼을 뺀 비용을 부담하도록 제도가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즉, 조세에서의 보조가 그만큼 들어간단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절반을 좀 넘는 700억 내외를 운영에서 부담한다면 고속철도로서는 성립할 수 있고, 이 숫자라면야 좀 부담되긴 하지만 적절하게 운임을 높힌다면 상환가능하게 됩니다. 대충 총 매출의 40%를 상환 부담 목표로 잡는다면 운임 베이스는 1,500억원에서 1,600억원 정도까지 올라가야 하고 300억원 정도의 증수대책, 즉 25%정도의 운임상승을 건다면 고속철도 사업으로서 성립의 여지는 있다 할겁니다.
하지만...실은 이 경강선 사업은 일반철도 사업으로, 전액 국비부담으로 집행이 되었고, 실제 운영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 또한 시설유지보수비의 일부와 자기의 운영비 부담에 한정됩니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사실 경강선은 경영부담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사업전개 여하에 따라서는 흑자, 즉 경영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할겁니다. 즉, 이건 비용 부담이 아닌 가치를 창출한 사업이 되는 택이랄까. 물론 세금을 낭비한거 아니냐는 비난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일 평균 2만 정도면 간선철도 기준으로는 5대간선의 말석을 깔고 앉을만한 숫자고, 피크타임 수요 4만명 정도면 경부, 호남에 이은 3대 간선에 들어갈만한 규모의 사업을 만들어낸거고, 그만큼 사회적 비용을 경감하고 철도 네트워크의 포괄범위를 늘리고 운영부담을 줄였다면 세금을 나쁘지 않게 잘 쓴 사업이라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