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덕에… 철도시설공단, 처음으로 이자 낼 돈 다 벌었다
이런 기사를 만약 경제지가 썼거나 경제면에 실었으면 그 신문에서 경제경영 관련해서는 두번 다시 볼 게 없다고 봐도 될겁니다. 연결회계까지 해서 숫자를 뽑는거야 기자들의 인지범위 밖에 있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실질적으로는 연결 주체라고 볼 수 있는 공사와 공단, 주식회사 SR 세 곳의 손익을 맞춰보기라도 해야 이게 뭔 이야기인지 알게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마인드로 철도정책을 논하는 사람이 있다면 축객령을 내릴 일이라 하겠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철도공사가 작년도 손익은 보도에 따르면(기사) 잠정적으로 5천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걸로 나옵니다. 이 손실에서 이자부담분이 3천억원 내외고, 나머지 2천억원은 순수한 영업적자액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업손익이 2016년에는 사실상 균형점을 이뤘고, 2016년 중 개통노선 중 전철 경강선, 동해선 정도로는 적자를 수백억 수준으로 확 늘릴 노선은 없는걸 감안하면 저 적자의 대부분은 SR개업으로 인한 수요분산과 SR에 제대로 된 이익부과를 못하고 받아온 위수탁사업 때문이라고 봐도 될겁니다. 여기에 SR이 3~400억 정도의 순이익이 나올 걸로 추산되는데 이걸 철도공사로부터 이익을 이전받아 먹었은 결과고 말입니다.
선로사용료 문제도 비슷한데, 철도공사 기준으로 수서평택선 선로사용료를 냈을 경우 현행 선로사용료와의 차액은 899억원이 나옵니다. 그리고 잠정치겠지만 이자비용에서 영업이익을 뺀 차액은 584억원이 됩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철도공사가 직영했을때 해당구간에서 400억원 정도의 선로사용료를 더 납부할 수 있다면, 즉 고속철도 사업에서 1천억원 정도의 증수를 뽑아냈다면 아무 무리없이 가능하단 이야기기도 합니다. 좀 뻥이 섞여있긴 하겠지만 직영하면 3천억 증수도 할 수 있다고 하던걸 생각하면 분리가 그리 득책이 아니었던게 보인달까.
즉, 철도공사가 균형재정 근처까지 겨우겨우 밀고 올라선 상태에서, 작년도에 정부가 예산으로 보전해 주던 PSO 손실보전액을 547억원을 날려버린데다, SR의 당기순이익 400억원 전후, 그리고 시설공단의 증수분 900억원을 넘겨주고 나면 사실상 철도공사의 영업적자분을 고스란히 공단과 SR에 넘겨줬다는 계산이 나온다 할겁니다. 즉, 밑돌 빼서 윗돌 괸 거 밖에 안되는 결론이고, 그나마도 SR의 당기순이익은 누적적자와 법정충당금 메꾸는데 다 들어가고 나면 수년 뒤 부터는 배당으로 외부투자자들에게 흩어질 돈이라는 걸 생각하면 철도 내부에 재투자되어야 할 재원조차 유출시키고 있는 상황이라 할겁니다. 이걸 정책적 성공이라 자부할 수 있다면 저기 외부투자자들과 이해관계가 있거나 SR의 돈지랄에 재미를 보는 거래상대자 누군가일겁니다.
물론, 이 영업이익 균형이 달성되더라도 철도공사 누적부채로 발생하는 이자부담 3천억원 상당이 남아 있고, 이걸 해결하려면 KTX 경강선 활성화와 더불어서 기존 KTX의 증수대책이 있어야 할겁니다. 기존선 적자부담을 경감하는 대책은 따라와야 할거고, PSO도 예산보전 규모를 줄일 수 있게 경로무임 해소나 유지보수 및 운영체계의 개선이 모색되기는 해야할겁니다. 그리고, 사실 그나마 쉬운 대책이 SR을 통합하고 고속선 열차 투입을 개선해서 증수를 꾀해서 KTX의 영업이익률을 더 끌어올리는 쪽이고, 이게 가장 쉽고 빠른 그래서 향후 이자비용 증가를 억제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동작시킬 수 있다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