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자체는 2010년 경 즈음에 구상이 나오기 시작해서, 2014년에 완공을 보았던 사업입니다. 이용편의 개선 사업으로 추진되었던 기억이 나는데, 연결선 건설과 기존시설의 고속화 개량, 그리고 서울역 환승통로 공사 등이 묶였던 걸로 압니다. 차량교체나 간선연계 통로까지 하겠다고 하다가 결국 거기엔 이르지 못하고 지금의 사업으로 정리가 되었는데, 이번에 폐지가 되면 4년만에 사업을 정리한 모양새가 됩니다. 당시 3천억 정도 예산투입을 이야기 했던걸로 기억이 나는데, 대충 만 3년 좀 넘게 사업을 하다 접었으니 대충 연간 천억원 정도 허공에 보시한 꼬라지가 되었다 할겁니다.
사실 개업 이후에도 워낙 말이 많았는데 일단 최고속도가 150km/h정도로 제한되어서 공철직통보다 소요시간이 더 긴 역전현상이 생기고 했고, 또한 KTX운행 때문에 기존의 전동열차를 축소운행하게 되어서 마침 경인간 통근축으로 수요가 증가하던 상황에서 인천측 이용객의 불만이 많이 제기되기도 했었습니다. 개통 이후에도 이용객이 그리 늘지 않아서 비어다닌다는 문제제기가 꾸준했었고, 이런 논란의 끝에 결국 잠정 중지 가닥이 잡혀버린 거 같습니다.
사업이 이렇게 파탄으로 간데에는, 우선 수익 배분 면에서의 철도공사와 공항철도 간의 고리가 그리 튼실하지 못했던 게 클겁니다. 기본적으로 공항KTX는 서울역이나 용산역까지 운행한 열차를 그대로 투입해서 공항 억세스에 충당하는 구조가 되는데, 당연히 기성 터미널인 서울이나 용산에서 타고 내리는 객이 많을 수 밖에 없고, 그나마 지방에서 인천공항을 이용하려는 이용객 정도로 수요가 한정되기에 좌석 점유가 시원찮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철도공사가 적극 영업을 꾀한다면 이 빈좌석을 적당한 염가로 서울~공항간 이용객에게 티켓을 팔아야 했을겁니다만, 문제는 이경우 공항철도의 직통열차가 타격을 입게됩니다. 안그래도 이쪽도 가격정책으로 수요를 잡다보니 한쪽이 잘되면 다른 쪽이 죽어나가는 문제가 생깁니다.
또한, 철도공사 입장에서는 이렇게 좌석을 제대로 못채우는데다 고속운전도 못하는 채로 왕복 2시간 가까이를 공항수송에 차를 묶어야 하다보니, 그 시간에 경부나 호남같은 고속선 구간에 차를 투입하지 못하게 되는 기회비용의 문제가 생깁니다. 공항행 KTX의 임률이 굉장히 높다고 또 까이지만, 사실 같은 시간에 고속선으로 갈 수 있는 구간의 운임을 생각하면 그정도를 받아야 그나마 면피가 될 정도였던 셈입니다. 따라서, 공항까지 가는건 수익사업이기 보다는 공익사업에 가까운 모양새가 되고 덕분에 여길 줄여서 용량한계까지 고속선에 차를 우겨넣는게 철도공사의 경영에는 더 낫다 할겁니다.
게다가 공항철도는 공항수송 외에 검암이나 계양 정도에서 서울 시내로 들어가는 통근수요가 상당히 큰 편입니다. 개통초엔 수요가 저미했지만, 서울역까지 진입을 하게 되고 9호선이 김포공항에서 연계가 되면서 통근노선으로 각광을 받게 되었고, 주변 개발까지 겹치면서 수송량이 개통 첫해에 비해서 3배 쯤 늘어나게 됩니다. 이 수요를 받아 내던게 검암착발 열차였는데, KTX 운행 1편당 일반전동 3회 정도가 삭감되어야 다이어를 정상운영할 수 있게 되다보니 검암착발 위주로 삭감이 들어가게 되었고, 덕분에 열차시격이나 회수, 혼잡도 면에서 불만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통근수송이 수익성이 강한 사업은 못되지만 이용객 다수의 불만을 그냥 뭉개기는 어렵다 보니 이 압박이 경영방침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할겁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모두가 불만이던 사업은 그 주목적인 평창올림픽 수송대책이 완료되고, 또 대체사업인 광명공항터미널이 돌아가면서 사실상 남은 사명도 거의 다한 셈이 되어버렸다 할겁니다. 여기에 철도공사의 경영상태가 SR개업으로 인해 급전직하해서 여력이 크게 부족해진 것도 큰 영향을 미쳤을겁니다.
다만 기왕의 있는 시설을 그냥 방치하고 유지보수 노력을 낭비하는 건 썩 득책은 아니라 생각은 듭니다. 이미 건설된 직결선이나 승강장, 역 시설을 폐지해서 매몰비용으로 하는건 또다른 낭비라는 감이 있습니다. 또한 직결운행 자체의 편익도 작지 않은 편이고, 또 인프라 운용 전체적으로 본다면 인천공항 억세스편을 개선함으로서 지방공항으로부터의 셔틀항공편 확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이는 곧 인천공항의 용량 확보와 공항 수요 확장에도 기여하게 됩니다. 물론 이걸 위해 철도공사의 적자를 감수해야 하느냐는 또 별론이기는 합니다마는 일단은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의미가 없는건 아니랄까.
그래서 좀 대안적으로 본다면, 서울역 시종착편의 공항진입은 전폐하더라도, KTX중 용산 착발이나 청량리착발 위주로 공항 직결을 하루 8~10회 정도는 유지를 하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서울역과 달리 용산이나 청량리에서 공항으로 넘어가려면 환승이 여러번 전제되어야 하고,대구나 김해공항과 달리 국제선이 심각할 정도로 빈약한 지역이 호남, 전라, 경강 축인지라 편의확보면에서도 나쁘진 않을거라 봅니다. 또한, 청량리 착발편의 경우는 용산선 경유로 다닌다면 평면교차 이슈도 청량리역에서 발생하는 거 외엔 없으니 운전부담이 크진 않을거고 말입니다. 일단은 좀 검토를 해보고 한다니 추이를 보기는 해야겠습니다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