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검색하다 걸린 일본 국토교통성의 트럭과 철도의 운임비교 통계표입니다. 출전을 찾아보려고 해도 딱히 걸리지 않기는 하지만 서버가 국토교통성이다 보니 일단은 어느정도 신뢰가능한 자료라 생각이 됩니다. 저걸 보면 왜 철도화물이 난감한지를 알 수 있다 할겁니다.
근래 철도화물 경영개선에 대해서 꽤 강도높은 대책을 요구하는 모양새입니다. 대륙철도나 남북철도 연결사업에서 철도화물의 비효율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인식이 있어서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게 그렇게 간단하게 쥐어짜기로 해결될 만한 사안인가는 위의 표의 내용을 읽어보면 좀 갸웃해집니다.
확실히 철도공사가 공시하고 있는 구분회계 자료를 보면 17년도 물류부문의 영업적자는 약 3,100억원으로, 17년도에 통상임금 소송문제나 SRT분리로 인한 손실분 등 워낙 굵직한 폭탄이 많이 터져서 손실을 본걸 감안해도 확실히 노답 수준의 적자기는 합니다. 그만큼 사업구조가 불량한건 명백하다 할거고, 그런 와중에 사람을 갈아넣다 보니 화물관련 직원의 사상사고도 꾸준히 발생하는 그야말로 되는게 없는 상황인지라 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기는 합니다. 문제는, 손실 문제를 내핍과 노오오력 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위의 통계표를 인용한 이유는 거리 단가를 주목해 보라는 의도입니다. 소구화물(집화수송)은 일본도 철도가 직접하는게 아닌 통운사업자 요금에 가까운거고 한국에서도 해당하는 서비스가 없으니 논외로 해 두고, 그 옆의 대절화물, 이른바 차급(carload)라 불리는 단위의 운임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10톤 화물은 대충 비교하자면 일본의 12ft 컨테이너 2개분, 혹은 내국용 20ft 컨테이너(ISO 20ft보다 경량) 1개분 정도의 단위입니다. 한국철도에서는 20ft 컨테이너의 70%정도 요금 내지는 차급화물의 1/4 정도 요금이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경부선 오봉~부산간의 거리와 대충 비슷한 400km의 운임을 보면 철도운임은 89,500엔, 트럭 운임은 101,500엔에서 123,500엔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대충 환율을 10:1정도로 계산하면 89만원 대 최대 123만원이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한국에서 경부간 20ft컨테이너의 경부간 운임 약 30만원 정도에 비하면 그야말로 3배쯤 비싼 수준, 실제 ISO컨테이너 중량에 맞춰서 본다면 4배 쯤 격차가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같은 일을 하는데, 국민소득 수준은 거의 7~80% 수준까지 따라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운임은 1/3~1/4 정도를 받으니 이 지극히 낮은 운임수준이 어디에 데미지를 주고 있는지는 명확히 보인다 할겁니다.
물론, 일본화물철도는 저렇게 비싼 운임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직접 영업을 하지 않고 통운사업자를 통한 간접 영업을 돌고 있기 때문에 실효운임 수준이 썩 높지도 못하다는 이야기는 있긴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운임 기반 자체가 극히 좁은 한국철도에 비하면 그야말로 천국과 불지옥 수준의 여건차이가 있다 할겁니다. 여기에 짧은 영업거리라는 제약요인까지 받는 한국철도는, 일본철도에 비해 장대화나 중량화가 잘 되어 있어서 운행여건에서 조금 났다 하더라도 그야말로 적자를 안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 할겁니다.
이 문제를 시정하지 않고서는 노오오오력을 오조오억번 하더라도 답이 나올 수가 없다 할겁니다. 물론 운임을 정상화 하겠다고 들고나오는 순간에 인플레이션이 폭발하고 수많은 업체들이 바로 경영위기에 내몰리게 되어, 그야말로 열핵지뢰의 뇌관을 건드는 격이 되기는 하겠습니다만.
P.S.: "아이고오오 경쟁체제의 유럽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을건데!!!"하는 새퀴들은 독일철도가 공시하는 화물운임표 자료를 쳐 보고 옵니다. 일본도 거기에 비하면 반값 영업을 하는 수준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