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관련 영상 클립들 중에서 좀 인상깊게 본게 이 판문역에서의 입환 광경입니다. 별거 아니지만 자잘하게 정보가가 담긴 영상이라서 재미있었달까.
우리측도 과거 연결구간 지정 견인기 7482호를 가져 갔는데, 북한도 동해선 쪽에서 다닌 지정 견인기 내연602호를 가지고 왔습니다. M62형 디젤기관차로 특대보단 출력이 좀 약하고 대충 과거 6000호대 정도 성능의 차량인데, 오래된 차량이긴 하지만 관리상태는 그리 나쁘진 않은걸로 보입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 시찰한 적이 있는 차라서 그런듯 싶기는 합니다.
연결된 북측 편성은 발전차 내지는 소화물차-객차(아마도 비냉방, 침대/객실 겸용 컴파트먼트로 추정)-식당차 조성으로, 식당차의 경우는 영상에서 436호라는 차호까지도 보입니다. 도색은 과거의 암갈색 내지는 진녹색을 탈피한 꽤 산뜻한 도색인데, 중국 철도의 근래 도색 스타일을 참조한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눈길을 끄는건 차량의 높이가 우리측 차량에 비해서 한결 높고, 차폭도 한결 넓은걸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건 과거 해방 이전의 차량한계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당시의 차량한계는 미국에 영향을 받았고 중국과도 동일한데, 폭 3.4m에 높이 4.8m까지 허용하는 기준으로, 현재의 한국철도 차량한계보다 한둘레 더 큰 숫자입니다. 저 차량이 남한까지 운행한다면 고상홈이 설치된 구간에서는 운행의 제약을 받게 될건데, 이런데서 상호 호환성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할거라 생각이 듭니다.
이 영상에서는 잘 확인되지 않지만, 비슷한 위치에서 찍은 영상에서는 차량 측 기재사항이 확인되는데, 객차길이는 24.5m로 유럽 규격에 준하는 장대차량으로, 제질량(총 중량)은 56톤, 하중은 6으로 적고 있는게 확인됩니다. 하중쪽은 우리나라의 환산량수에 상당하는 숫자로 생각되는데, 현행 일본철도의 환산과 동일하게 10톤=1로 계산하되, 일본과 달리 소수점은 계산하지 않는 형태인 걸로 보입니다. 우리는 40톤=1로 계산하는 체계를 언젠가부터 쓰고 있어서 이런 차량 기재사항에 대해서도 서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할걸로 생각이 듭니다.
기재사항에서 56톤이라는 중량은 한국 객차보다 거의 10톤 이상 무거운 수준인데, 우리가 상대적으로 해외 설계기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경량화가 상당히 진척된데 비해서, 아마도 재래식의 언더프레임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경량화 정도가 덜한 탓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화차와 강도가 비슷해서 화차를 중간에 끼우고 운행하는데 큰 부담을 가지지 않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마는, 충돌안전성 면에서 딱히 장점이 있는 설계는 아닌지라 향후 차량 시스템에서 많은 변화가 따르기는 해야 할걸로 생각됩니다.
여하간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첫 걸음을 떼기 시작했으니, 향후 조사 결과와 정책 방향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