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에 겨우 발표가 되었는데 화제성이 있는지 기사가 바로바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성남 아니면 수원 중 하나가 가져갈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예상과 달리 부산이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노선은 이른바 오륙도선 내지는 용호선으로 알려진 노선으로, 이중 경성대부경대역(용소삼거리)에서 이기대입구까지의 1.9km구간을 잡고, 이후 오륙도까지 5.15km를 향후 건설하는 것으로 구상을 잡은 걸로 보입니다. 총 예산은 국비 110억원에 시비 360억원을 포함해 470억원으로, 전체 노선을 건설한다 가정할 때 km값으로 단순 환산하면 1273억원이 나옵니다. 차량이나 전력, 검수시설, 그 외에 토목비용 요소에 따라서 변동은 있겠지만, 고가경전철을 계획했다면 2배, 지하 경전철을 계획했다면 3~4배 정도는 사업비가 나올만한 숫자일겁니다.
일단 이번 선정은 실제 정규사업이라기 보다는, 실증사업으로서 절반정도는 시험노선에 가까운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보통 예타면제 컷라인인 500억 이하 기준으로 봤을때 지자체가 70%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 그래서 지자체 입장에서는 스탠스가 어정쩡하게 나오는 사업이었는데, 그래도 열의가 있던 3개 지자체가 끝까지 남았고 결과는 뚝심의 부산이 가져간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소요건 기준을 보면, 교차로 3개소, 선로 1km이상, 검수고와 변전소 시설 설치 용지, 그리고 개통 후 km당 2천명 정도, 즉 최소 일일 2~3천명 정도의 수요를 기대해 볼만한 노선으로 규정을 했습니다. 이 기준에서 마지막 수요조건이 아마도 수원에겐 독이 되었지 않았을까 싶고, 검수 및 전력시설 용지 확보 면에서나 토목구조물 설치상에서 교량구간 및 복층화 구간 등 약점이 있던게 판교에게 탈이 되었을걸로 보입니다. 더욱이 두 도시 실증노선 선정을 보면 도로폭원 면에서는 광폭이라 운영여건이 좋긴 하지만, 교통량이 많은 도로를 교차해야 하는게 좀 시험노선 운영입장에서는 부담이 된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여기서 부산시의 승부수이자, 트램 운영면에서 꼭 검토가 필요한 사안, 즉 대중교통 전용지구 지정을 끼운게 인상적이라 할겁니다. 물론 이게 성공적일지, 또 지역 주민이나 상공인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미지수가 많은 사안인데, 이게 없이는 사실 트램 도입이 한국에서 정말 먹히느냐를 검증할 수가 없다고 봅니다. 부산시 안은 부경대입구에서 용소삼거리 까지를 대중교통 전용지구, 즉 버스와 트램만 다닐 수 있는 루트로 정리한 것으로, 살짝 낮은 수준의 트랜짓몰을 도입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걸로 보입니다. 이번 실증에서 이게 용인될만한 것인지를 실제 겪어본다면 트램이 정말 대도시의 도로조건에서 쓰일 수 있는지 여부가 판가름이 날거라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업성을 더 적절히 맞추려면 배터리 용량을 절감하거나 좀 더 저렴한 배터리를 채용하고, 가선사용 구간을 늘리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배터리를 어떤걸 쓸지는 모르지만, 오버홀 주기가 보통 3년에서 5년 정도마다 도래할거고, 아마 저 기간의 절반 정도가 되면 용량이 반 정도까진 깎일겁니다. 마침 오륙도선 총연장은 5km정도인 만큼, 현 25km 주행가능 사양은 살짝 과잉인 감이 있는데, 일단 초기 시험운행에서는 배터리 열화 추이나 차량의 운용 패턴을 좀 더 연구할 필요가 있을거라 봅니다. 전기차 운용의 약점 중 하나가 긴 충전시간이 걸리는 건데, 트램의 경우 철도와 달리 시설이 협소하기 때문에 반복운전시간이 짧아서 충전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차량 운용율을 저하시켜서 비용에서 약점을 만들 가망이 높습니다.
여하간에 주사위는 던져진 거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완성을 보고 좋은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