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에 잘 걸리던게 교통인프라들, 그중에서도 철도다 보니 철도가 많이 눈에 띄고 이게 다들 현안사업에 가까운 것들이라서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또 전국구로 가장 핫이슈인 평택-오송 복복선화를 잡아넣은건, 마지막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잘 잡아넣었다고 봅니다. 철도 사업 위주로 좀 코멘트를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도봉산~포천선
이건 아래 언급(링크) 한 걸로 갈음하겠지만, 차라리 향후 연장을 기대한다면 양주 정도에서 국철 지선으로 접근하는게 나을거라 봅니다. 이쪽은 이미 예타를 한번 해서 실패했던 전력도 있는데, 당장에 빼먹기 좋은 곶감인 7호선쪽으로 간거같습니다. 이쪽은 7호선과 국철을 정하지 말고 좀 심도있게 검토를 해서 기본계획이 나오는게 필요하다 봅니다.
2. 석문산단 인입철도
이건 정말 필요한 사업 중 하나였습니다. 보도자료에서도 "모 제철의 경우 철도역까지 거리가 43km에서 3km로 축소"라고 적시를 하고 있는데, 정말 모달시프트의 핵심사업이라 할겁니다. 다만 특정회사 밀어주기로 보여지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보니 좀 예타에서도 좀 껄적지근한 상황이 나오던 걸로 아는데, 도로 부하를 줄이고 안전사고와 탄소배출을 줄인다는 공익적 면에서 할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다만 노선 선정에서는 화물만 보기 보다는 여객을 같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노선은 20년전에 과거에 서해안 산업철도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교통불편 때문에 나왔던 노선에 뿌리가 닿아있는데, 지금은 고속도로 개통 덕에 많이 희석이 되었긴 합니다만 저번 서해대교 낙뢰사고때 보았듯이 한 인프라에 너무 부하가 많이 걸려있는 상황이라서 분산과 백업이라는 원칙에서 이 노선에 여객기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 점에서 추후의 대산 연장은 어차피 유화공단인 해당 지역의 특성상, 파이프라인을 활용하거나 공단 공동으로 전용철도를 부설해서 접속하는 것도 가능한 만큼, 본선은 대산읍내로 가닥을 잡아가고 향후 서산이나 태안, 또는 과거 서해안 산업철도의 종점으로 적시된 안흥항까지 여객영업성을 감안한 노선 구상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합덕에서 종착을 계획하고 있지만, 합덕에서 신례원 또는 또는 도고온천 정도까지의 삼각선을 같이 건설을 해서 천안~석문산단 간의 여객 및 화물의 직결 루트를 확보하는게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서해선 경유로도 의미가 있긴 하지만 이쪽은 여객입장에서 접속가능한 구간이 극히 한정적이기도 하거니와, 천안에 입지한 기관차기지에서 접근성을 개선하고, 또 여객 이동면에서 경부선축 접속을 하려면 길게 우회하기 보다는 이쪽이 바람직할겁니다.
3. 대전2호선 트램
좀 방향성을 바꿨으면, 아예 AGT순환 같은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사업인데 일단은 들어갔습니다. 순환선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길고 정시성이 나쁠거라, 일종의 트램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야 할 사업을 이상하게 꼬아가는거 같아서 좀 안타깝달까. 다만, 들리는 말로는 일단 이번 예타면제를 통해 넣은 부분이 일부 구간의 고가 내지 지하화를 넣은 프리메트로 시스템의 반영인지라, 일단은 원안보다는 좀 진보한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는건 다행이긴 합니다.
4. 동해선 전철화
이건 경북도가 복선전철까지 들고 온건데 이건 정말 너무 노답이라서 그런지 일단 요구가 많던 전철화 정도로 일단락을 친걸로 보입니다. 사실 1단계 사업때 했어야 할 일을 미뤄둔거였는데, 2단계 공사가 진행중인 지금 단계에서 결단을 내린건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좀 절감할 수 있으니 시의적절하다 할겁니다. 아예 애초에 했다면 바람직 했겠지만 말입니다.
다만, 전부 단선으로 하기보다는, 중간에 비용이 크게 들지 않을 구간을 정해서 부분 복선화를 하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이는 장거리 직결운행이나 화물운행이 많을 경우 교행이 원활히 되지 못해서 지연이 양방향으로 파급되는 현상이 심하게 일어나게 되는데, 이걸 잘 끊기 위해서는 부분복선을 만들어서 교행대기를 없애서 시간부담을 절감하고, 또 회복 여지를 만드는 방법을 쓰면 상당한 실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업비 투입에 비해서 열차증강 효과가 제한적이긴 합니다만, 동해선이 구간운행만이 아닌 부산~강릉같은 장거리 운행이나, 더 나아가 국제선까지 들어간다면 선투자는 좀 필요하다 봅니다. 일단, 영해~병곡 내지 후포, 울진~죽변 정도가 공사여건 면에선 유리한데, 실제 구배조건이나 역간거리 등을 감안해서 가장 병목우려가 있어 부분복선화가 필요한 역간을 좀 정해서 접근을 해보면 좋을거라 봅니다.
5. 충북선 고속화
이건 이전에도 말했지만(링크) 솔직히 말해서 왜하는지 모르겠다 싶은 사업입니다. 전후 연계노선이 경부, 호남선과 태백선 정도인데, 이들 선구들은 전부 재래식 선구여서 경부/호남은 120km/h언저리, 태백선은 70km/h언저리의 운행속도를 가집니다. 충북에서 선동질하던 자료는 중앙선 경유로 원주를 가서 강릉선을 태우는 걸로 그리지만, 원주~봉양간은 30km가 넘는 장대산악터널 구간이어서 충북선 연장의 거의 절반에 달합니다. 여기에 강릉선과 중앙선 루트를 그렇게 가려면 모두 삼각선을 신설해 경유해야 해서 열차편수는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강릉역은 착발슬롯의 거의 80%가 이미 들어찬 역이어서 추가 배차의 여지도 충분치 못합니다.
강호축이라고 약을 팔아대지만, 지금 당장에 다니는 열차는 대전~제천간 무궁화호 정도에 수송의 중핵은 90km/h짜리 시멘트 화차들이고, 이것도 PSO를 받아 돌아가는 수준입니다. 관광열차 1왕복도 150km/h짜리 차량이라서 고속화의 실익도 별로 없거니와, 차량시스템을 대체하더라도 딱히 돈이 되기 보다는 돈을 쓰는 사업이 될 가망이 높습니다. 그야말로 백해에 일익 없는 토목 그 자체라 할겁니다. 가능하다면 재고를 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최고속도는 200km/h정도를 목표로 객화양용에 맞게 운행애로 개량과 궤도 강화에 집중하는 방향의 사업을 잡는게 맞을겁니다. 그 돈으로 틸팅열차를 사서 투입하는 방향으로 하는게 더 효율적인 사업이 될거고 말입니다.
6. 남부내륙철도
아마 이번 예타면제의 가장 큰 구찌가 이거같은데, 마뜩찮다고 생각한 사업이지만 지역에서의 요망이 워낙 강력한지라 안할 수 없는 사업기는 했습니다. 마침 이 사업의 실현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평택~오송 복복선화와, 중부내륙선 연계축 정비까지 다 밀어넣었으니 그야말로 확신을 가지고 밀겠다는 의지가 넘치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여기에 구미 지역구 의원들이 오늘자로 공개한 구미역 KTX 재개건도 이거와 맞물려 있어서 경북쪽 사업이 비는 것도 이게 사실상 경북과 경남 양쪽에 걸치는 특성이 있기도 한지라, 뭐 토달기가 쉽진 않아보입니다.
일단 현재의 구상은 김천보수기지에서 김천역까지 연결선을 따고, 여기서 다시 단선으로 남하해서 합천을 거쳐 진주역의 서측, 그리고 진주역에서 다시 고성-통영-거제로 가는 약 172km의 노선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시간 40분까지 단축이면 270km/h 운전을 전제로 하는 걸로 보이는데, 뭐 요즘은 고속선과 기존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지라 불가능한 계획은 아니라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하겠다고 의지를 먹었으면 단선이 아니라 과감하게 복선화 내지는 복선전제 단선에 부분복선을 넣어서 계획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북부구간의 경우는 터널연장이나 교량연장을 줄일 수 있을 걸로 보이는 성주-고령-합천-의령 경유가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남부구간은 고성으로 직행하기 보다는 선형 및 규격을 150~180km/h정도까지 낮추더라도 사천 경유, 가능하다면 삼천포 경유까지 해서 로컬 영업기반을 확보, 이후 지역보조를 전제로 진주~거제간의 EMU-150운전을 일부 확보해서 경전선 및 남부내륙선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노력도 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회거리가 길어지는게 좀 단점이 되겠지만, 대신 그만큼 편익은 늘릴 수 있고 어차피 예타를 빼려고 작정했다면 이 방향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복선을 확보한다면, 컨테이너 화물의 남부내륙철도 경유도 검토범위에 넣는게 맞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서 대구 도심을 관통하는 화물열차의 빈도를 줄여서 향후 대구광역철도의 운행여건을 개선하고, 향후 남북철도 연결 이후 경부선축에 가해지는 화물 부담을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게 필요하다 봅니다. 안그래도 4.7조원의 사업비 예산이 빠듯하겠지만 합리화 방향을 잘 잡아서 한다면, 또 성주, 고령, 의령 등의 지역에서 사업비를 부담해 줄 수 있다면 해볼만한 딜이 아닌가 싶습니다.
7. 대구산업선
이건 좀 뜬금없다 싶은 사업이긴 한데, 연선지역 인구가 꽤 빠르게 증가한 것도 있고, 또 더 도시화가 진척되면 타이밍을 놓치기 좋은 사업이 되어있어서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선이라고 해서 화물노선인양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객사업 목적이 더 강하다 할 겁니다.
일단 화물운행이라는 겉치레를 뒀으니 가능하다면 지상노선으로 계획을 하는게 맞을겁니다만, 도시화가 꽤 진척된 상황에서는 사실 간단치는 않을겁니다. 마침 경유지로 언급된 현풍 일대는 이미 계획도시가 깔리고 있는 상황이라 철도를 지상으로는 밀어넣을 길이 안보이는데 이걸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결할지를 고민해 봐야할겁니다.
그리고 이 사업은 대구의 서측 외곽선을 구성하고 있는데, 2호선 계명대는 연계가 확실히 되지만, 1호선축과는 연계가 미흡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쪽은 지역부담을 가지고 1역 정도 연장하거나, 좀 돌파가 되겠지만 도로축을 활용해서 노선을 꺾어치는 방안을 찾아봐야 할걸로 보입니다.
8. 평택-오송 복복선화
이전에 이야기 했던 사안인데, 예타가 잘 안나오고 난맥상이 펼쳐지던 사업인데(링크) 이미 만땅 차서 입추의 여지가 없는데다, 인천, 수원, 남부내륙선, 구미경유에 세종역 추가까지 우겨넣기 시작하면 뭐 이젠 안할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할겁니다. 세종경유 별선안까지 넣어서 검토가 되면 좋겠지만 이건 좀 안될거 같고, 대심도 지하안 같은 도박성의 사업비 절감 방안보다는 현재로서 확실히 할 수 있는 병행 방향별 복복선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건 더 미뤄둘 수 없는 상황에서 과감한 선투자를 지른 격인데, 가능하다면 고속선 스킴이 아닌 재정사업으로 해서 추가적인 고속선 부채 증가에 쐐기를 박는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3조 정도로는 고속선 사업비가 30조를 마크하는 지금에서는 사실 코끼리 비스킷이긴 한데, 그래도 이거 한방으로 노선망의 확장과 증차, 수요증가를 받아칠 수 있으니 고속선 투자 회수를 조금이라도 당기려면 이게 맞을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