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인선 컨셉은 현상 하에서 지역 민원들을 여럿 풀어나가는 수단으로서 나온 사업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좀 땜빵스럽게 나오기는 했지만 상당히 합리성이 있는 방책이라서, 개인적으로는 급행운전과 서울시내 구간 용량확보 대책을 같이 끼우는 전제 하에서는 신안산선 및 월판선과 함께 GTX-B의 대체재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광명시의 벼랑끝 협상전술 덕에 판이 엎어지게 생겼으니 여러모로 안습하다면 안습하달까.
제2경인선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두가지인데, 하나는 서울 시내 접근성이고, 다른 하나는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구로디지털단지에 걸쳐있는, 그지역에서 G밸리라 부르는 고층공단으로의 접근성이라 봅니다. 서울시내 접근성이야 토목에서 해결을 보지 않으면 도저히 답이 없으니, 구로나 그 위쪽으로의 접속에 힘을 들이는 방향으로 가는게 그나마의 대안이라면, 후자의 고층공단 접근성이야 말로 이 노선이 살아남기 위한 키라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겁니다. 이점에서 현재안은 구로구의 민원사업인 차량기지 이전과 광명시 민원사업인 지하철 확보 두개만 대충 해결될 뿐, 정말 본질적인 수요를 잡는 방안이라기는 난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구로구와 인천시 남부지역의 약점을 쥐고 광명시가 방향을 자꾸 흔드는 상황이 현재 상황의 본질이라 할겁니다.
개인적으로는 플랜B와 C를 좀 준비를 해야 할거라고 봅니다. 플랜B는, 아예 광명시를 전면 배제하고 인천과 부천, 시흥, 서울시간의 협력으로 해결을 보는 방안입니다. 대신 도심접근성이나 통근 편의를 좀 포기하는 걸 각오해야 하는 약점은 남습니다. 바로, 오류동선을 활용해서 그 선로를 일단 천심도 지하 내지 트렌치 구간화를 통해 서해안로 축을 따라 빼서 인천 운연역 부근 또는 부천 옥길동 일대의 저개발지역에 차량기지를 유치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안은 도심접근성에서는 경인급행과 맞물리던가 아니면 오류동 환승을 전제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도의 사업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즉 인천2호선 연장의 대체사업 정도로나 의미가 있을겁니다.
플랜C는 광명 통과를 전제로 하되, 차량기지 설치 없이 그대로 시흥을 관통해 시흥 과림동 또는 운연역 부근에 차량기지를 두는 방안입니다. 이경우 구태여 광명시 관내에서 어렵게 노선을 크랭크처럼 짤 필요 없이 가산디지털단지를 남북으로 관통해 범박로에서 꺾어 광명시로 들어가는 방향으로 할 수도 있을겁니다. 수요분산도 잘 되고, 곡선도 줄고 주거지역 경유도 최소화되어 민원도 적고. 이쪽은 구로기지 이후로 지하화하는 걸 전제로 하는 만큼 모두가 해피하고, 다만 인천이나 시흥이 부담을 좀 가져가는 구도가 될겁니다.
그리고 굉장히 극단적인 플랜D도 나올 수 있는데, 현재 포기된 수인-경인 연결선 계획을 되살리는 것이 있습니다. 이걸로 시흥기지까지 경인선 급행차량을 내려서 꼽아버린다면 차량기지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고, 또 겸사겸사 회송운전에 여객취급을 해서 월곶 착발이나 송도 착발로 정리하는 것도 가능하기는 할겁니다. 매립중이긴 하지만, 아예 송도에서 송도매립지 중 항만/공단에 붙은 지역으로 지선을 따서 여기에 차량기지를 크게 유치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외에 좀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면 가산디지털단지 일대 통과를 하면서 역을 하나도 계획하지 않는 부분인데, 단지 인근에 1개역 정도는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 계획대로 간다면 구로에서 다시 환승으로 1역간을 내려오거나, 철산에서 환승해 진입하는 구도가 될 수 밖에 없는데, 안그래도 두 구간은 통근시간대엔 포화지경에 가까운 상황이어서 혼잡개선을 제대로 하려면 역을 하나 둬서 어쨌든 이용객을 분산시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서울방향으로 가는 통근객이라면 환승 대신에 도중역 하차 후 도보이동 내지는 버스 이동이라는 선택지를 택할 수도 있고, 또 서울방향에서 내려오는 통근객이라면 도착역을 골라서 가면 되니 수요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을겁니다.
다만, 돌아가는 꼬라지가 솔직히 열심히 지자체간의 이전투구 끝에 안을 뽑지 못하고 현상유지가 될 가망이 높으니 가만히 피X츄 배만지기나 하면서 살펴보는게 답이지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