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면 들고나오는 이야기인데, 좀 의미없는 재정지출이라 봅니다. 지하로 넣느라 꼴아박히는 재정규모는 조 단위인데, 그 돈이면 도시철도가 없는 구간에 지하철이든 경전철이든, 아니면 하다못해 노면전차라도 가져다 놓을 수 있을겁니다. 즉, 자기 지역을 위해서 남의 편의를 털겠다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이유는 없다 할겁니다. 마포나 용산이 용산선 지하 쳐박는데 성공한게 안좋은 사례가 된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일단 재정지출의 적정성 문제는 차치하고 본다면, 지하화 공사를 하기 위해 부담해야할 부담은 작은게 아닙니다. 일단 2호선 자체를 두절시키고 공사하는 건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에서나 고려할 수 있는 만큼, 열차 운행을 유지하면서 공사를 해야한다는 전제를 깔아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한양대~잠실나루 구간은 직하에 지하화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영등포구청~합정 및 대림~신대방 구간은 가능은 하지만 상당한 비용과 기간을 소요할 것이라 봐야할겁니다.
한양대~잠실나루 구간의 지하화는 현 선형을 유지하는 조건으로는 실익도 적고 공사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일단 이미 하부 부지는 도로용지로 사용중이어서 공사 난이도가 일단 미쳐돌아가는게 하나고, 일단 터널공법으로 한다손 쳐도 역 구획의 공사는 개착을 해야하기에, 기설 역이나 도로를 폐지하지 않는 이상에는 공사난이도나 비용은 현실적인 수준으로 묶어두기가 어렵습니다. 대규모 고가역 하부에는 그만큼 많은 기초공사가 들어가있는지라. 거기에 분당선이나 7호선이 가로지르는 관계로 기설 구조물의 안전확보를 하면서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안그래도 2호선 구조물도 그걸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서 사실상 어렵다 봐야할겁니다.
여기에 군자기지 인입선, 이른바 성수지선의 처결도 문제가 됩니다. 이 분기부를 유지하지 않으면 2호선은 차량의 유지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운행을 유지하는게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지선 분기를 대대적으로 지하화해 공사하는 건 구배조건도 막장이 되지만, 그 분기부용의 대규모 구조물을 지하에 신설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상부에 충분한 부지가 확보되어야 하는 조건이 걸립니다. 즉, 이거 해결 안되면 그냥 쫑난다 봐도 그리 틀린 상황이 아니라 할겁니다.
다만 이런 악조건을 피해서 한가지 조건을 걸면 비교적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 조건은 광나루로 하부 경유로 루트 자체를 틀어버리는 겁니다. 이렇게 하더라도 한양대역은 거의 현위치 고수를 해야 할거고, 절체공사를 위해서 1~2주 정도의 운휴는 각오해야 할거긴 합니다만.그런데 이 조건을 과연 주민들이 납득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또 강변터미널의 폐지 내지는 이전을 전제로 공사가 되어야 하는데 이건 지역주민 외에 사실상 전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이야기가 되는데, 서울지앵이라 자부하는 분들은 시시하게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안타니 상관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대림~신대방 구간이나 영등포구청~합정 구간은 하려면 할 수는 있기는 합니다. 분기 절체를 위해서 운휴는 좀 각오는 해야하지만, 신도림의 경우는 공사당시에 문래동의 군시설 회피를 위해서 지하로 집어넣었고 그때 신정지선 분기를 계획해 넣어둔 덕에 공사를 받아칠 준비는 되어 있기는 합니다. 물론 덕분에 선형이 지랄같아지는 약점은 남긴 하겠습니다만서도. 또 하천부지 중앙 상부로 건설을 해 두었기 때문에, 하천제방 좌우로 단선병렬로 파거나, 아니면 토지를 좀 수용할 각오로 접근해서 복선터널 시공으로 가면 일단 공사가능성은 충분히 있기도 합니다. 이점에서는 남은건 오로지 돈문제 밖에 없다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하철 소음보다 병행한 고가도로의 소음이 더 지랄같은 동네라 환경적 문제가 정말 문제인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여기도 문제는 있는데, 일단 해당 구간에 7, 9호선이 이미 교차하고 있고, 경전철 노선이 2개가 걸려있으며, 신안산선과 교차까지 예정이 되어 있습니다. 이 말은 건설시의 지하 심도를 세심하게 계획하지 않으면 민폐가 작렬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물론 건설시에 선제시공을 여럿 걸어서 해결한다는 방편은 있긴 하지만, 그만큼 공사난이도가 올라가고 비용도 더 들 가능성이 생깁니다. 즉, 지하화가 다른 노선확충을 전부 잡아먹는 문제가 더 커진단 이야기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이래도 되나? 라는 의문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다 할겁니다.
서울시의 과밀문제와 그로 인한 거주여건의 악화는 정책적으로 고려될 점이기는 합니다만, 그걸 위해서 막대한 재정을 꼴아박아 멀쩡히 쓰던 선로를 지하에 넣겠다 이러는건 문제가 있다 할겁니다. 오히려 노선확충을 위해서 지하가 아닌 노면이나 고가 공간을 활용하는 용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걸 죄악시하고 문제시하는건 올바른 공공의 태도가 아니라 할겁니다. 이런 비생산적인 주장에 자꾸 경도되어서는 안되지 않나 그리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