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5개년 계획은 1967년 부터 시행되었던 경제계획인지라 원안 자체는 1966년 정도에 획정이 되었을 걸로 추정이 됩니다. 막연하게 계획선 목록에서 오류동-왕십리로 적었던 걸 보아서 서울의 남부순환로 계획과 연관이 있을거라고 추정을 했는데, 정작 실체는 그거보다 더 장대한 흡사 서울교외선에 가까운 그런 노선구상이었던게 확인이 됩니다. 노선장 53km라는 숫자도 사실 서울 시내만으로는 나올 수 없는 숫자기도 했고 말입니다.
노선의 목적적성에 대해서 여러모로 모호함이 있는데, 저 당시에는 경원선의 복선화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인데다, 전철운행은 당연히 없던 시절이었고, 경인복선도 완공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데다 그나마도 있는차 없는차를 박박 긁어다 투입하는 지경이었던지라 여객분산 목적이라고 하면 여러모로 좀 실없는 이야기에 가까울겁니다.
추정되는 이유는 아마도 군용 목적이 다분한게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오류동에서 안양 간의 계획선 대로라면 현재의 오류동선과 그 부속 전용선을 활용할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이 연선에는 군 시설이 다수 존재하고 있거나 있었던 걸로 압니다. 안양쪽도 또 군부대가 입지한게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뭐 과천이나 지금의 성남시 일대에도 군시설이 있으니 그 시설 인입선을 연계하는 계획으로 저런게 나왔을 개연성이 있고. 서울교외선도 당시로서는 개발의 여지가 별로 없는 고양시나 양주시 일대를 훑었고 이후 개발계획이 제대로 런칭되지도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는걸로 추정이 되는지라, 남부순환선 역시 그런 발상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 계획이 70년대 이후엔 강남개발이나 컨테이너 수송, 남부화물기지 건설 같은게 끼어들면서 계획을 전환해서 오류동-안양간을 버리고, 의왕(당시의 부곡)에서 도농으로 노선계획으로 바뀌게 된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건 어떤 이유에서인지 남부화물기지 건설 이후엔 방기되어버렸고 말입니다. 60년대 중후반엔 외국 자문단의 권고의 형태를 띈 압력으로 국철선 건설 계획들이 대거 포기되고, 경영합리와와 기업회계 도입같은 합리화 노선으로 철도가 전환되어 버렸는데 그런 흐름에서 일단 추진력을 상실했고, 67년도의 총선 및 대선에 앞서서 계획의 무모한 착공이 남발될 때에도 정치적으로 노선을 후원할만한 사람이 없던 노선축이다 보니 착공조차 제대로 못해본채 70년대를 맞이했던게 아닌가 추정이 됩니다.
여러모로 저 노선이 건설이 되었다면, 하다못해 70년대 구상대로 의왕-도농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기는 합니다. 우회선 확보가 안되서 경원선 복선에 모든 종류의 열차를 우격다짐으로 밀어넣어대거나 병목의 극치를 달리는 구간에 화물을 넣느라 그야말로 피똥을 싸는 상황은 좀 면할 수 있었을건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