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셔틀이 여하간 실적 확대에 대해서 좀 아쉬움이 있지만, 지방교통 개선이라는 점에서는 임팩트가 있는 정책이긴 했던 모양입니다. 이쪽은 사실 군산이나 전주의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상당히 필요했던 사업이었는데, 정작 두 지자체는 멍때리고 있는데 지역공동화로 고민이 많은 익산시 쪽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온 듯 합니다.
광역전철은 장래의 구상으로 두고, 일단 좀 더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할 수 있는 셔틀열차로 가닥을 잡은건 접근법으로서는 상당히 평가할만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인프라라고 하더라도 근일내에 충당하지 못한다면 사실 별 의미가 없는 일이라는 점을 좀 느낀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만, 문제라면 정말 "당장에" 끌어다 할 수 있냐하면 그게 아니라는게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일겁니다. 일단, 장항선은 현재 단선의 한계선 근처까지 용량을 뽑아쓰는지라 열차를 더 넣을 구석이 없다시피하고, 전라선 쪽은 여유는 있긴 하지만 투입가능한 차량이 없는게 문제일겁니다. 결국 아무리 날고기어도 장항선 복선화가 완료되는 시점까지는 사실상 추진은 어렵다 봐야할겁니다.
일단, 20회 정도의 운행 자체는 적정한 차량이 확보되고, 장항선 복선화가 완료되는 시점에서는 가능할 거라 봅니다. 다만, 문제라면 이 경우 병목이 되는 지점이 익산에서 동익산 간의 단선운전이 필수적이고, 또한 장항선에서 익산역으로 진입하는 선로가 또한 단선이라서 용량 압박이 상당할거라는 점입니다. 즉, 장래에도 다른 매체에서 종종 언급되는 20회 전후의 운전이 사실상 배차의 한계가 될 가망이 높습니다. 장항선 쪽은 서해선 완공 및 EMU-250투입 개시가 되면 용량 여력이 있긴 하겠지만, 전라선 쪽은 상선 고가선로를 단선운전으로 다녀야 하니 가용 총용량은 70회 정도가 나오면 많이 나오는 수준일거고, 여기에 KTX나 일반열차 운행조건을 감안하면 20회 정도 운행으로 용량포화가 발생할 가망이 높다 할겁니다. 당장에 전라선 구간 무궁화도 구내 처리가 어려워서 황등까지 올라갔다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추가적으로 단선운전을 잡아넣기는 매우 어려울거라 봅니다. 아마 그래서 20회라는 숫자가 나온거라 봅니다.
물론 이런 악조건이라도 일단은 한계선 까지는 배차를 넣어서 일단 사업을 굴려보는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는 근거가 될만한 수요를 확인할 수 없고, 또 사람들도 그 필요를 바로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발전방향을 이야기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장래적으로는 장항선 측의 셔틀을 광역전철선으로 발전시킨다면 시설 여건면에서 유리한 동익산 종착을 기본으로 하고, 전라선 쪽은 황등이나 함열 정도까지 구간연장을 단행해서 동익산 환승으로 익산을 가는 방향으로 하는게 맞을겁니다. 여기에 복선용량을 활용해서 20~30분 정도의 배차까지, 여기에 새만금선 직결까지 넣어서 동익산을 터미널로 하는걸 전제로 하는 이야기니 당장의 일이기 보단 장래의 일로 두고 접근하는게 맞을겁니다.
차량면에서의 선택은 다른 대안이 마땅한게 없는게 현실입니다. RDC는 얼마 안있으면 고인이 될거고, 기관차 열차는 도저히 저 배차를 맞출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결국 장항선 전철화까지 되면 그냥 전동차를 투입하는게 유일의 대안에 가깝습니다. 아마 EMU-150 대량도입을 하면서 4량 편성이 들어오면 전라선/호남선 구간열차로 투입될 가망이 높으니, 이걸 공용으로 활용하는 길이 가장 쉽고 가장 유력한 방안일 겁니니다. 물론 수송력 과잉 문제가 남고, 운임수준이 좀 높게 잡히긴 하겠습니다마는.
다만,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대전충남권 광역전철이나 대구권 광역전철을 하면서 2량편성 정도의 소편성 전동차 설계가 나오고, 그런대로 십 수 편성 정도의 도입물량은 나오게 될겁니다. 이 차량 설계를 유용하거나, 아예 대전이나 광주와 동형 차량을 공동구매하거나, 아예 대전쪽에 차량을 위탁해서 활용하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장항선은 EMU-250투입을 하면서 고상화 정비를 하긴 해야 할테니 여기에 업혀가면 될 거라 보고, 전라선 쪽은 애매하긴 하지만 어차피 정차역 여건상 전주는 전용 홈을 하나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만 할거고, 기존 무궁화 정차역은 삼례 정도밖에 없고, 여기도 단순대피역 취급이라 부본선 외측에 고상홈 설치로 퉁칠수 있고, 나머지 동산, 동익산은 아예 새로 여객취급역으로 만들어야 할테니 고상홈 개조의 부담은 거의 없다 봐도 될겁니다. 물론 이게 적시에 확보되냐가 관건이지만, 안되면 과거 ITX청춘 경부선 투입때 하듯이 임시계단 설치라는 방법도 있기는 합니다.
일단 노선완공과 차량조달 타이밍이 전부 맞아들어가야 한다는 난점이 있지만, 지금부터 밑그림을 그리고 필요한 것들을 맞춰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보입니다. 과거에도 수도권과 동남권 외에 복선전철화시 전동차 투입 검토가 있던 노선축이기도 하고, 또 군산선 통근열차같은 꽤 오래된 근교수송 전례도 있는 곳인 만큼 잘만하면 꽤 호응도 높은 서비스가 나올 거라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