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의미에서는 공사화 이후 좌충우돌해 오던 관광열차 사업이 어느정도 방향을 잡고 안착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라 할겁니다. 사실 뿌리 자체는 굉장히 깊은게 관광전용편성이기는 합니다. 관광호가 일단 가장 유명하지만, 사실 1950년대에도 요인전용열차 이외에 미국제 중고객차를 개조한 걸로 추정되는 관광용 편성이 존재해서 알음알음식으로 운영이 되었던 모양이고, 이후 80년대에 들어서도 구형 새마을호 기반의 증기기관차 전용 편성이라던가, 90년대의 SY-11형 증기기관차 도입 같은 사례들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운영기반으로 안착한 것이 별로 없다시피 했고, 이 사정은 공사화 이후 개조로 도입된 TLX편성 처럼 떠도는 신세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해랑의 히트(라지만 국내보단 일본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바다열차의 꾸준한 실적이 밑거름이 되어 오다, V-train의 대성공을 기반으로 지금과 같이 넓게 확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일단은 그 전에 현재 운용 체계를 한번정도 다시 살펴보는 건 필요할거라 봅니다. 노선의 폐지까지 보는 건 좀 과한 감은 있는데, 그래도현재 단순한 할증 새마을호 정도가 되어버리거나, 그나마도 승차율이 안나오는 열차들은 재기획을 한번정도 돌려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열차, 노선, 지역연계 등의 재기획을 한 후에 기존 차량의 리뉴얼을 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차량을 투입할 것인지를 결정짓는 과정이 필요할거라 봅니다.
구입계획으로 봐서는 1량당 17억 정도가 책정된, 사실 정밀한 예산이라기 보다는 기존선용 전동차 조달가를 기초로 짠 숫자가 아닌가 생각은 드는데, 좀 재미있는 건 편성 숫자라 봅니다. 17편성이면 현재 운용중인 관광열차 총량 15편성 89량(기관차 포함시 97량)을 전부대체하고 약간 남는 숫자가 나옵니다. 해랑이나 DMZ처럼 수량이 과잉인 경우랑, 사고폐차당한 O-Train 1편성 같은걸 감안하면 기존 운용을 감안하면 거의 동수를 가져가겠다는 느낌이기는 합니다. 여기서 변수로 보아야 할건, 아직 수명이 많이 남은 기존열차들이 제법 있고, 또 객차 열차들 중에서 수명 연장을 하거나, 현재 전세전용으로 돌리는 차량의 규모 조정 같은게 따를 가망일겁니다. 구체적으로 이 숫자를 카운트 하기는 만만찮지만, 적어도 현행 15편성 중 전부가 대차되지는 않을거라 봅니다.
이 신조 관광차 17편성 중에서, 현재 DMZ-Train과 바다열차, 그리고 경북나드리열차의 3개 편성 9량은 디젤 내지는 디젤-전기 바이모드 차량으로 기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외에 신규 기획이나 예비 확보를 위해서는 위의 숫자를 포함해 디젤동차로 5개 편성 15량 정도는 최소 수량으로 확보되어야 할거라 봅니다. 이쪽은 현재 디젤동차 투입 계획이 나와있지 않지만, 교외선이나 경북선 및 경전서부, 보성임성리용의 일반열차 충당용으로도 일정수량은 구매할 필요가 생길거라 예측되니, 가능하다면 이런 기존선 디젤동차 구매와 묶어서 다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마침 교외선 부활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차피 한동안은 기존시설 사용이고 전철화나 개량까지 기대하기는 매우 난해한 만큼, 디젤-전기 바이모드 공통 플랫폼을 하나 사면 적절할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빼고 나면 최소 12개 편성 81량 분량의 조달 수량이 남는데, 가능하면 전동차 개조 사업으로 충당하는 건 기존 누리로 차량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게 바람직하고, 신조 수량은 가급적 객차류로 조달을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누리로 차량은 현재 운용면에서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각 노선에 찢어넣거나 하는 수준인데, 이젠 차령이 설계수명의 절반을 넘어서기까지 했고, 운임도 무궁화 운임에 계속 묶여있는 상황인 만큼, 운용효율 차원에서 거점기지를 한두개 정도로 지정해 전철화 구간의 관광열차 내지는 전세열차 용도로 전용하는 걸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객차 조달은 시대착오적이라고 할 수 있긴 하지만, 일단 객차 플랫폼이 확보되면 레이아웃을 꾸미는데 제약이 적은 만큼 1개 차대를 기반으로 침대차나 컴파트먼트, 또는 전망차 등의 변형을 쉽게 할 수 있고, 이는 사업이 변경되거나 하더라도 매몰비용을 줄일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더욱이 전세열차나 해랑과 같은 장거리 침대운행시에는 객차쪽이 쾌적성이 높고, 상시운용이 아닌 만큼 편성량수를 조정해 수요에 응한 운행을 쉽게 할 수 있으며, 또한 동력방식 문제로 노선 설정의 제약을 받거나 할 여지도 적습니다.
그리고, 매우 불투명하긴 하지만 국제열차 운행이 임박했을때 충당을 빨리 땡겨올 수 있는 것도 객차쪽일겁니다. 관광열차를 명목으로 객차를 어느정도 수량확보를 해 둔다면, 아마 현행 해랑 대체차와 전세전용편성 쪽이 우선적일거라 보는데, 사업 개시가 결정된 후 수 개월 내에 투입가능한 차량을 확보하는게 가능할겁니다. 또한, 도입수량으로 4~50량 이상을 확보되면 조달시점에 침대차나 좌석차 등 필요 차종을 적정수량만큼 확보하는게 가능한 만큼 필요한 차종을 잘 기획해서 조달하면 도움이 많이 될거라 봅니다. 설계면에서 국제열차에 필요한 부분들, 예를 들어서 전력계통의 다중화나 분산동력 내지 배터리 전원 구비, 다목적실 구획, 대용량의 청수 탱크나 오물설비, 차체단열같은 요소들을 적극 반영하고, 가능하다면 침대 컴파트먼트 및 전망차용의 2층차나 하이데커 설계와 좌석용의 일반차로 설계를 양분해 조달을 해보면 좋을거라 봅니다.
그 외에 신규 관광열차 사업을 몇개 해보려는 생각도 있는듯 한데, 개인적으로는 해외에서 말하는 Heritage Railway처럼 개량 등으로 사용되지 않는 구선로 활용 사업을 적극 해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이건 철도공사 단위에서 할게 아니라 정부 단위에서 어느정도 펀드레이징을 해줘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은 듭니다. 해외처럼 사용중지된 증기기관차 같은게 없는 만큼, 레플리카 제작의 형태가 되거나, 아니면 디젤이나 전기차량의 보존운용의 형태가 될 수 밖에 없기는 할겁니다만서도. 현재로서 검토를 해볼 수 있는건, 스위치백 구간을 포함한 동백산~도계 구간의 재활성화나, 구 군산화물선, 장래 폐지가 예정된 동해남부선 호계~불국사 구간 정도를 들 수 있고, 이외에 화물노선 중에서도 후보를 잡을 수 있을겁니다.
아직 목표년도인 2024년까지는 시간적으로 거리가 있고, 어느정도 밑그림이 나와야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모양이 보이긴 하겠지만 철도로서는 큰 사업은 아니라도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있어서는 상당히 중요한게 관광이라 할겁니다. 그 향배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