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을 민자로 돌려막다가 사단을 냈는데, 또 이걸 돌려막기하다 꼬이는게 아닌가 싶은 이야기입니다. 이게 대도시의 명확한 터미널 계획을 제대로 잡지 않고, 또 사업을 추진하면서 B/C와 양적요소, 즉 노선만 늘리는데 치중을 했지 질적인 요소, 어디가 혼잡하고 어디가 용량을 압박을 받을지에 대한 사안을 제대로 다루지 않아 이모양이 되었다 할겁니다.
일단 검토대안으로 들고 나온게 서해선-광명역-경부선 연결(1안)과 평택 인근의 최근접구간에서 경부고속선 연결(2안)이라는 두 안을 들고나온 모양인데, 어느쪽도 경부선이나 고속선이 받는 용량압박에 대한 대안이 전혀 되지 못하는 방식입니다. 전자쪽은 월곶판교선에 붙이는 방식인데, 현 광명역과 구내를 연결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터미널이 월판선과 서해선/기존고속선이 이중으로 분리 구성이 되어야 하는데다, 연결선을 따는데 꽤나 난해한 공사가 소요되고, 그래서 결국 얻어내는게 월판선의 신안산선 공용구간이라는 혼잡구간에 경부선의 최악 혼잡 구간인 금천구청~용산간에 열차를 꼽아넣어야 하는 굉장히 불편한 방식이 되어버립니다. 후자의 경우는 터미널 분리 문제가 적지만, 화성시 구간에 정차역을 전부 뺀다는 문제가 생기고, 건설연장도 긴데다 고속선에 이것저것 분기를 계속 덧붙여놓은 상태에서 운전상의 불안요소를 하나 더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만큼 실익이 없다 할겁니다. 어느 대안도 7호선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는 대안을 만들어놓았다 할겁니다.
그나마 대안이라면 1안 쪽인데, 이 쪽은 대신에 반드시 부가되어야 하는게 수색-광명간 고속선입니다. 문제는 이게 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될 거라는 점입니다. 당장에 예타건 예타면제건 아무것도 된 바 없는 노선인데다, 루트가 가장 난해한 축선이 되어놔서 어떻게 건설할 수 있을지도 견적이 안나오는 지경인 이 노선 하나를 믿고 10년을 갈 수는 없다 할겁니다. 더욱이 기존 장항선 축 열차를 전폐해서 그 용량을 받아 쓸 가망도 없는 판이니 용량대책은 전혀 되지 않는다 할겁니다. 신안산선 경유가 그나마 타협가능한 루트였고, 영등포 경유 여의도 시종착 정도라면 도심까진 못가더라도 대안으로 작용은 했을겁니다. 이젠 뭐 틀려먹은 이야기가 되었고, 신안산선은 사업비 압박을 이유로 최소설비로 건설하는 바보짓을 하고 있으니 구제의 여지도 없다 할겁니다.
1안으로 가더라도 사실 한계는 많기는 한데, 도심경유선을 어떻게 공사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광명주박기지에서 구로기지 이전으로 발생하는 인입선까지의 연결선을 하나 건설해서 전동차 셔틀운전 사이로 서해선 EMU-250도 끼워넣기를 하면 어떨까 생각은 듭니다. 도심경유선이 완공되면 이건 용도가 공중에 뜨기는 하지만, 그 시점에서는 광명주박기지 시설을 활용해서 전동차 주박을 설정하거나, KTX의 주박배치를 일부 내리거나 하는 용도로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번 건에서 좀 더 보아야 할건 정부만이 아니라 서울시나 철도공사까지 끼고 봐야 하겠지만, 서울시의 시종착역 배치 문제도 종합해서 살폈어야 한다고 봅니다. 명확한 의지가 있었다면 신안산선 문제를 저모양을 냈을거 같지도 않고, 서해선이 이렇게 개판이 되지도 않았을겁니다. 또 사업수지로는 바람직했지만, 대신 전동차 서비스를 박살내버린 강릉선의 서울 연장도 터미널 전략이 없다보니 전동차 이용객의 불만누적과 청량리역의 거점성을 날리는 부작용을 초래해버렸는데, 이런 걸 좀 거시적으로 정리하는 전략이 있어야 할겁니다. 현재 국토부는 그냥 수서몰빵, 서울몰빵 두가지만 생각하는 수준에 불과한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