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초록급행" 등으로 불리는 해당 열차는 역사가 굉장히 오래되어서 1982년 9월 25일자 개정의 "수원역 직통"까지 거슬러올라가고, 이후 천안까지 전철연장을 하면서 추가로 연장, 이후 누리로 감편을 대체하여 신창 연장까지 하게된, 그야말로 "유서깊은 원조" 급행이라 할 수 있는 열차입니다. 개통 이후 상당히 유용한 열차로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40년 가까이 꾸준하게 유지가 될 수 있던 열차고 지금도 상당한 인기열차로, 덕분에 지연이나 운행에 대한 불평불만도 많이 나와서 운영자 입장에서는 애물단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입출고를 구로에서 의존하기 때문에, 아침러쉬 직후나 저녁 러쉬 직전에 회송으로 영등포역 저상홈에 교차대기를 하는 광경을 곧잘 볼 수 있는데, 이는 그만큼 용량을 갉아먹고 불편을 만드는 상황이었다 할겁니다.
이 불만중에 가장 큰 부분이 금정역 정차가 없다는 점이었는데, 이걸 해소하기 위해서 군포와 금천구청에 부본선 추월선을 신설해 넣는 시설개량을 실시했고 수원~안양 구간의 경부1선 경유를 없애서 일반열차 경합을 없애는 방향의 개편이 대선 공약으로까지 나와 이번에 실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침저녁 RH의 서울역 착발 열차를 전폐해서 통폐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바꿨다는 점입니다. 이건 아마도 안산선, 과천선 이용자들의 불만사항이던 금정역 무정차 이슈에만 집중해서 추진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서울급행편은 천안이나 평택, 수원에서 간선열차의 대용으로 이용하는 수요가 상당히 많던 열차인지라 불만이 안나올 수가 없고, 또 1선에 기껏 스크린도어 설치공사를 벌이고 있는데다, 서울역 고상홈에 구태여 상설 개집표를 두는 등의 노력을 했는데 이걸 사용하는 걸 전폐하는 등의 매몰비용 문제도 남게 됩니다.
다만, 개편안 자체에서는 나름대로 배려가 없지는 않은데 아침시간대 급행이 일단 상시운행이어서, 유효시간대라 할 수 있는 7~8시대에 서울역에 도착하는 열차편은 일단 K1902~K1906까지 3편, 그리고 9:02분 도착으로 예상되지만 일단은 유효열차라 볼만한 K1908까지 넣을 수 있고, 빈약한 편이었던 하행쪽은 6시대부터 9시까지 4개열차가 내려가고 있어서 통학면에서는 확실히 나아졌다고 할만한 다이야가 나올걸로 보입니다. 퇴근시간대에는 18시부터 20시까지 하행은 5회, 상행은 4회 정도가 설정되어 있고, 여기에 유효시간대를 좀 벗어나지만 17시 30분에 하행 급행 설정이 추가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유효편이 상당히 늘어난게 보입니다.
운행시간 측면에서 보더라도 서울발 급행이 1시간 26분 정도, 대충 1시간 30분 정도의 운행시간을 가지는데 비해서, 신규 급행은 정차역 증가나 운행구간 연장 등의 요소가 있어서 1시간 55분 정도로 늘어나기는 했습니다. 이는 서울~청량리 구간의 운전시간 약 17분을 감안하면 구로이북 구간의 정차역 증가에 따른 차이 정도라고 볼 수 있어서 크게 느려졌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좀 아쉬운건 기존 서울급행의 정차역인 의왕, 군포, 금천구청의 정차가 전폐된다는 점과, 아침저녁의 러쉬 시간대에는 작게는 5분, 심하면 10분 이상의 누적지연이 생기는 완행편을 비집고 들어가야 해서 지연 파급이 걱정되는 점입니다. 금정정차가 어느정도 보완책은 되기는 하겠지만 여러모로 불편함이 늘어나는지라 불만이 없을수가 없고, 특히 군포, 의왕은 기존 완행편보다 편리성이 많이 줄어들어서 불만 요인이 좀 많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후자쪽이 가장 큰 불만사항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서울급행의 장점이 용산급행에 비해 지연이 적고 안정적인 도착시간을 보장하는 강점이 있어서 수원 등지에서는 꾸준한 수요가 나오던 걸 생각하면 좀 아쉬움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여기에 더 우려가 되는건 혼잡문제입니다. 급행이 일원화되면 그만큼 혼잡도가 많이 올라가게 될거라 봅니다. 서울발 하행급행 쪽은 비교적 널널한 느낌이기는 한데 이건 영등포를 안찍고 서울에서 금천구청까지 거의 15분 이상을 무정차로 내빼서 가능한 이야기인데, 지하청량리부터 꼬박꼬박 채워서 내려오기 시작한다면 신도림 정도부터는 승차곤란의 우려가 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9호선 쪽의 혼잡문제도 급행과 완행의 이용 불균형때문에 생기는 현상인지라, 이번 개정이 실행되면 가장 큰 불만이 혼잡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우려가 있습니다.
좀 제안을 한다면 서울 급행 전폐 대신에 차량의 여력이 있다면 아침시간대에는 2회 정도, 저녁시간대에는 서울발 1회 및 영등포발 1회 정도를 잡아넣으면 어떨까 싶기는 합니다. 대신 입출고를 구로기지 회송으로 하기보다는 병점기지 회송으로 해서, 반복으로 가는 편 역시 급행운전을 실시하는 식이라면 용량부담도 줄일 수 있고 무궁화열차로 이용객이 전가되어 혼잡율이 올라가는 문제도 좀 경감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애초에 이 "서울역 직통"이 생긴게 과거 통일호편의 삭감에 대한 수송대책 비슷하게 나온 감도 있는지라, 이런 걸 좀 벌충하는 대책이 나오면 바람직할거라 봅니다.
그리고 혼잡대책으로 18시 초반대에 구로발 병점행 정도의 완행을 하나 정도 설정하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이번 개정에서 광명셔틀의 시간 표준화를 돌리고 있는데, 혼잡이 밀려오는 18시 10분에 영등포를 발차해서 신도림과 가산디지털단지를 훑어가는 형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셔틀열차의 뒤를 잡고 내려가는 구로발 내지는 영등포발이 하나정도 설정된다면 상당히 호평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선로사정상 이런 운용이 굉장히 까다롭기는 하겠습니다마는, 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여담거리지만 열차의 운영체제 개선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정책입안자들에게 잘 보여주는게 이번 개정까지의 과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단 공사 자체가 원래 예정에서 근 2년 이상 딜레이가 있던 것도 그렇고, 시각 개정은 아직 시작은 안되었지만 하기전 부터 좀 걱정이 난무하는 느낌이 듭니다. 부본선 통과라는 압박스러운, 그리고 자칫하면 오출발 사고의 가능성도 있는 운전방식이 나온것도 잘 돌아갈까 싶은 면이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번의 개정까지의 경험을 통해서 향후 비슷한 개량사업의 추진시의 주의점이나 착안점이 잘 반영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