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화의 장점은 일단 수송량의 단차가 생길 수 밖에 없던 직결운행계통을 압축할 수 있게 되어 수송력의 적정화를 꾀할 수 있고, 동시에 구간반복으로 압축하면서 차량회전을 개선할 여지가 생기기에 운행횟수를 늘릴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수송수요에 최적화를 맞추다 보니 시간대가 벌어지면서 인원이나 차량 활용의 낭비가 되는 점도 축소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배차가 조밀화되다 보면 결국 더 많은 인력과 차량이 필요하게 되고, 역이나 정비 부문의 부담 증가라는 여지는 남기는 합니다만.
셔틀화의 기대되는 강점은 무엇보다도 지역밀착성의 개선입니다. 기존에 하루 3회 정도 다니던 열차를 하루 5~6회 정도까지 늘린다면, 수요가 그렇게 극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지만 지역 이용객을 유인해 올 여지도 늘어나고, 배차증강에 따라서 대중교통으로의 전환수요를 기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배차가 늘어난 만큼 이용객이 비례적으로 늘어나면 그거만큼 바람직한게 없지만 아직까지는 그정도의 극적인 증가가 나오는 곳은 아쉽게도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앞으로는 셔틀화가 많이 적용될 수 밖에 없다고 예상이 됩니다. 이용수요의 재편 덕에 장거리를 느린 열차로 이동하는 수요는 관광목적 외에는 크게 줄어든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통계에서도 이런 추세는 많이 나타나는데, 무궁화호의 경우 1998년 기준으로 1인당 평균여행거리(인킬로/인원)는 178.2km 정도, 정기외 이용객으로 계산하면 180km로 서울~대전 정도의 거리를 평균적으로 이용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기준으로는 95.9km, 정기외 이용객으로 한정하더라도 101.1km로, 서울~천안 정도의 거리를 이용하는 수준으로 거의 60% 정도까지 압축이 되었습니다. 이 숫자는 두 갈래로 해석될 수 있는데, 하나는 단거리 통근 이용이 그만큼 활성화되어서 사실상 좌석형 급행전철 수준의 이용이 크게 늘었다는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KTX로의 접근을 위한 지선 내지 구간이용이 주류가 되었단 이야기기도 합니다. 물론 해석의 여지는 좀 있긴 하지만, 그만큼 이용거리가 줄었다는 것 자체는 확실하달까.
기술적인 면에서도 셔틀화가 장려될 수 밖에 없기도 한게, 이미 서울시내 구간의 포화상태는 하루이틀 안에 해소될 수도 없는 상황인데다, 통근이용객 증가로 인해서 수송량 단차도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가 굉장히 크게 벌어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경부선은 대구~구미간 수요가 워낙 크기 때문에 수송단차가 눈에 띄지 않지만, 그 외의 노선은 수도권이라 불리는 지역과 그 외의 지역 간의 수송단차가 굉장히 현저해지고 있는 편입니다. 따라서 이 단차에 맞는 수송을 제공하는게 철도 전체의 효율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밀구간에서 지연이나 고장이 직결운행으로 인해 파급되어 생기는 수송장애를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셔틀화는 필수적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현재 이야기 되는 셔틀화의 수준이 아직은 좀 어정쩡 하다는데 있습니다. 현실적인 제약, 단선 구간 투성이에 그나마도 다른 노선이나 화물열차와 혼용하고, 차량도 다 낡은 디젤동차나 전기기관차 견인열차 정도밖에 없기에 배차를 극적으로 늘리기가 어렵고, 또한 일정수준 이상의 배차가 되면 인력과 차량 확보의 제약이 걸리기에 횟수를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려운 현실은 있습니다. 영동선의 경우도 현재 논의사항으로 볼때 시간대 면에서 재편은 되긴 하지만, 현행 편수보다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 방향으로 가는 모양이고, 경북선 셔틀도 기대 수준에 비하면 빈약해서 직결편이 몇개 설정된게 있다고는 해도 하루 3왕복을 5왕복 정도로 늘리는데 그쳤습니다. 아직까지 이용편의를 논하기엔 제한이 많다면 많달까 그렇습니다.
장래적으로 셔틀화의 발전 방향을 논한다면 유럽에서 보급되고 있는 정규화 시각표, ITF(Intergraler Taktfahrplan)라 불리는 컨셉을 따라가는게 중요할거라 봅니다. 스위스에서는 이미 전국망이 돌아가고, 독일도 점차 적용범위를 확대해서 수년 내에 전국 시스템화를 꾀하는 중인데, 일정 시각에 거점역에서 일괄환승을 제공하고 열차의 표준화를 꾀하는 컨셉입니다. 적용례를 든다면 셔틀 운행 구간은 통상 60분 정도의 편도방향 배차를 맞추고, 시간대도 가급적 표준화해서 정각발차, 30분 발차, 또는 20분이나 40분 발차같은 표준화를 적용하며, 철도가 아닌 버스나 선박편 또한 환승시간을 감안하여 +10~+15분 정도의 발착시각을 설정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일중 객이 몰리는 시각대가 어느정도 있기 때문에, 이 패턴을 제한해서 굴려야 하는 시간대도 생기고, 또 역설적으로 수요가 저미한 지역이나 시간대에는 120분이나 240분 패턴까지 보긴 해야겠습니다마는, 이 기본적인 개념을 활용하는 건 지방도시일수록 필요하다고 할겁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런 시스템을 구성하긴 어렵고, 영업과 수송관리 외에도 차량, 그리고 시설면에서의 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져야만 할겁니다. 착발선로가 부족하거나 없어서 다른 노선을 공용해야 하거나, 동시착발의 제약을 받아서 집약적인 착발을 할 수 없다거나 하는 문제를 해소하고, 또 충분한 수요가 있다면 선로용량을 더 확보해서 15분에서 20분 정도의 배차를 제공하는 광역전철 서비스까지 적극 추진하는 자세도 필요할겁니다. 또한, 환승에 걸리는 부하를 경감하기 위해 역 내의 동선 개선이나, 역과 다른 교통수단과의 환승 동선을 개선하는 노력도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근래 MaaS(Mobility as a Service)라는 컨셉이 강조되듯이, 티케팅의 방식에 대해서도 좀 더 유동적이고 간편화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겁니다. 이런 노력은 꾸준히, 그리고 여러 관련주체의 협업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할겁니다. 여기에 대해 정부나 운영 당국의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