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패치에서 아침 급행 추가는 혼잡대책이자 무궁화호로 전가되는 수원 등지의 여객 대책이라고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경부1선을 타는 급행은 사실 출발부터가 혼잡대책이었는데 이번에야 말로 그런 위치가 된거 같습니다. 다만 천안시발을 포기한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천안은 아무래도 통근권이라기는 좀 여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또 현재 차량운용이 전날 병점에 차를 미리 내려보내 놓고 아침에 받아오는 식의 비상 운용이라서, 천안까지 뛰게 할 여력이 모자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2편성으로 제한을 한건 수틀리면 서울역에 묶어둘 수 있는 숫자가 그거 뿐이라 그런거고 말입니다.
용산 내지 구로에서 시종착을 잡은건 현재로서 갭 필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에 가깝다고 봐야할겁니다. 경인선과 공용구간에 30회 정도를 더 우겨넣는건 무리였다면 무리였고, 덕분에 지연회복이나 운전정리의 여력이 모자란게 문제가 되었을거라 봅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용산착발 자체보다는 구로착발 쪽이 더 적절한 수단이었을거라 보고, 좀 더 적극적인 투입으로 경인선 완행의 배차를 정리할 필요는 있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뭐, 그러기에는 차량이 모자랐을거라 봅니다마는. 더 배차를 늘리기에는 수원 위로 급행운행에 부담을 가하는 문제가 있어서 한계가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아침 시간대는 어차피 승하차같은 혼잡에 기인한 지연이 누적되던 상황 때문에, 지금의 다이야발 지연문제는 그래도 좀 수습의 기미는 보이는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문제는 저녁 퇴근시간대와 아주 늦은 시간대의 배차문제가 꼬이는데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건 퇴근시간대에는 이미 낮에 회복불능의 지연누적이 난 채로 퇴근객이 몰리면서 상황이 급거 악화되는 문제가 걸렸고, 여기에 이 상황이 그대로 복구불가 상태로 밤의 차고 입고로 차가 빠지면서 간격이 완전히 박살나버린 상황이 벌어지는데 있을 겁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용산, 구로 시발 열차를 퇴근시간대에 적절히 끼워넣고, 야간 늦게 갭 필러를 한두개 정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할거라 봅니다. 마침 주중에 경부1선 급행 운용이 있으니 이쪽이 밤 늦은 타임의 대책에 충당가능할건데, 문제는 18~19시 대의 퇴근열차 끼워넣기 쪽일겁니다. 이것만 적절한 타이밍에 잘 끼워넣는다면 불만을 굉장히 뭉갤 수 있을거라 봅니다만, 그 타이밍을 설계하는게 그리 간단치 않다는게 문제일겁니다. 이게 유행하는 문구인 빅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넣어야 할 사안인데, 통근객이 집중되는 영등포, 신도림, 가산디지털단지 3개역의 여객유동을 잘 캐치해서, 여기에 맞는 배차타이밍을 하나 끼워넣는게 중요하다 할겁니다. 이게 실제 혼잡이나 지연보다 체감되는 혼잡, 지연을 잡아족치는데 가장 유용한 사안일거고 말입니다.
이미 벌어진 상황이고 수습에 쓸 수 있는 가용자원이 제약되는 상황인 판에 장기 내지 초장기 대책은 별 영양가가 없을거라 보는데, 좀 할 수 있는 사안은 올해 내지 작년 부로 사용연한이 도래된 차들 중에서 살려낼 수 있는 차가 있다면 연장 사용을 통해서 이번 급행 증차 후 공백이 생겨버린 완행 배차를 보강하는데 좀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예비차로 이런 차들을 차량기지마다 몇 편성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고, 이걸 임시열차 내지는 사용차의 운용이탈 발생시 땜질용으로 쓰는게 있는데, 우리나라도 VVVF 도태차 같은건 부품을 잘 모아주는 식으로 살려낼 여지는 있을겁니다. 이렇게 살려놓은 차들은 단구간 운용에 이래저래 써먹을수는 있을거고, 특히 RH에 비는 배차를 메꾸는 단거리 운용에는 충분히 활용가능할 거라 봅니다.
여담이지만 장래적으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좀 더 체계적인 솔루션들을 해외에서 받아와서 활용하고, 이걸 기반으로 국내 실정에 맞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 있어야 할거라 봅니다. 이 시간표 짜기는 산업공학이나 정보기술쪽에서는 예전부터 연구되어왔고 또 이론화도 많이 되어있는 분야인데 비해서 국내에서는 그리 활용이 잘 되는 편이 아니기는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경험과 실적에 기반한 관리는 잘 동작해 왔지만, 이번처럼 크게 갈아엎는 경우에는 그리 잘 동작하지 않는 감이 있습니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신규 계통이 늘어나고, 노선간의 연계가 강화된다면 비슷하게 매번 일반인 상대로 베타테스트를 해야하는 일이 벌어지게 될겁니다. 따라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게 좀 필요할거라 봅니다.
또한, 해외에서는 시간표 개정은 1년에 한번, 혹여 긴급히 개정해야 할 경우에 소규모 개편을 더 해서 두 번 정도로 압축해서 실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건 일견 굉장히 갑갑해 보이는 과정이지만, 그만큼 1회 개정에 완전을 기하는 게 기본이 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지역이나 연계교통 사업자들과 관계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의견수렴의 과정도 갈등이 적게 이루어지는 감이 있습니다. 물론 한국사람들 성미에 이런 일처리가 쉽지는 않긴 할겁니다만, 이런 정기개정 방식을 기본적인 방향으로 하고, 이에 따라 협의와 조정을 제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