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유형으로 보면 강릉역 탈선사고와 굉장히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정상진로가 구성된 것으로 착오하고 분기기를 고속통과하다 탈선한건 거의 판박이에 가깝달까. 다행히 강릉쪽은 곡선구간의 끝이긴 해도 단선구간에 신호장 분기를 앞두고 있어 전속력을 내지 않은 상태여서 그정도로 끝났지만, 저쪽은 복선에 부본선 방향으로의 탈선인데다 너무 고속이었던 탓에 사망자가 나온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보통 신호나 선로전환기는 그야말로 오작동시의 치명도가 높기 때문에 운영 중인 노선상에서 보안을 끄거나 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는 걸로 알고 있고, 상식적으로 신호가 났다면 선로전환기가 전부 정상상태임을 입증한 상태여야 하는데 이게 깨진것은 굉장히 이상한 케이스라고 해도 그리 틀리진 않을겁니다. 보수목적으로 손을 댔다면 사후적인 동작 확인이 있어야 할텐데 그런게 없었다는 것도 이상하다면 이상한 경우고 말입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사실 구식의 철도에서는 인원이 배치되는 역에 모든 분기를 집약시키는게 기본이고, 도중분기는 극히 예외적으로, 여러 보안조치를 한 이후에 설치하는게 보통이었는데, 무려 고속철도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는건 여러모로 충격적인 일이라면 일일겁니다. 사고조사에서는 이 부분이 아마 주로 다뤄지고 있을거라 보이는데, 그 결론이 궁금할 따름입니다.
여담이지만 이탈리아의 경쟁체제, 즉 국철인 FS와 민간업체인 NTV의 경쟁은 우리나라 경쟁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열심히 인용했던 케이스인데, 국철의 경영상태 악화와 경쟁압력이 유지보수의 허술함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의심이 됩니다. 경쟁체제가 국철의 안전과 경영개선에 기여한다고 약팔던 사람들은 이 상황에 대해서 이게 다 FS때문이다라고 할지 많이 궁금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