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지난 이야기지만, 현대로템의 제안으로 울산시가 실증노선 사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대상노선이 불명확한데, 폐선인 장생포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4.6km라는 킬로 표시를 보면 울산항선을 이야기하는게 아닌가도 싶고 애매합니다. 아마도 킬로정이 착오라면 순수 연구선으로서 장생포선 쪽을, 킬로정이 맞다면 울산항선을 활용해서 장생포 어항까지의 제한영업까지 생각하는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2010년대 초반에 울산시가 야심차게 떠들었다가 흐지부지 되었던 온산, 장생포 통근열차 사업을 좀 비틀어서 하나 해보려는 생각에서 접근하는게 아닌가 싶기는 합니다. 마침 요근래 장생포를 관광지화 하던 시도가 있기도 했으니, 저 사업을 하면서 조금 잘 된다 싶으면 노면공용구간을 만들던가, 모노레일을 연장하던가 해서 접속교통으로 써먹어볼 여지도 없지는 않고 말입니다.
뭐 그건 그렇고, 이 사업은 사실 철도공사 측도 어느정도 관심을 가지고 봐야할 사업이라 생각이 듭니다. 현재 RDC는 폐차가 임박해 있고, CDC역시 조만간 내구연한 도래로 연장사용이 없는 한 1~2년 내로 폐차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차기의 비전화구간에서는 디젤기관차+무궁화호 정도만 남는데, 현재 개통지연이 거의 확정적인 장항선 운용차나, 조조 심야시간대의 운용차량을 감안하면 이걸 가지고 사방팔방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도 합니다. 더욱이 기관차견인 열차는 조성입환이 반드시 따라야 하니 운용가능한 노선의 제약이 크고, 효율문제도 남습니다. 결국 비전화 구간용의 동차 시스템을 뭔가 사기는 사야 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는게 수소연료전지 추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검증이 아직 제대로 되지도 않았고, 가격이 아주 호되게 비쌀 가망이 높은지라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는 도저히 지를 수 없는 물건이 수소연료전지차기는 합니다. 여기에 부수되는 인프라 투자, 즉 수소 플랜트와 공급시설, 저장시설 같은게 따라야 하니까 더더욱 막 지를수는 없는게 현실이고 말입니다. 다만, 앞으로 수소 기반으로 돌리는 건 어느정도 예측의 컨센서스가 모여지는 부분이기는 하니, 이쪽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일단 수소 기반 차량은 2000년대 초반에 캐나다나 일본이 시험차량을 개발해 본 적이 있고, 2016년 이노트랜스에서 프랑스 알스톰이 좀 성급한 거 같지만 영업차량을 출품한 바 있기도 합니다. 초창기의 일본의 연료전지 동차는 차량의 절반을 미국제 연료전지스택을 쌓아넣어야 할 정도의 막장이긴 했지만, 지금은 상식적인 크기의 물건까지는 오기는 한 걸로 보입니다. 근래엔 일반적인 승용차에 넣어볼만한 모듈도 나오고 있고, 좀더 크기가 커지긴 하지만 운용면에서는 좀 더 규칙성과 안정성이 있는 상용차에 적용도 모색이 되는 와중이니, 철도나 트램 정도 레벨에서도 접근해 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물론, 수소 기반 차량의 대중화나 기술 발전 자체가 아직은 리스크의 영역인지라, 다음 시대의 차량을 전부 수소 기반으로 충당하는 건 여러모로 무리수가 많기는 합니다. 따라서 대안이라면 디젤-전기식 동차를 우선적으로 필요한 범위에서 조달을 하고, 이후 신조 소요분에 대해서는 수소 기반 차량으로 조달하는 식의 안분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대량조달시의 가격 이점같은걸 많이 손해보고, 디젤전기식 동차는 총중량이나 가격면에서 메리트가 많이 적기는 합니다마는, 근래 해외의 조달도 대개 이 방향으로 가고 있고, 전기구동을 적용하면 하이브리드화 개조도 검토해 볼 수 있는데다, 설계여하에 따라서는 장래 수소연료전지 적용개조시에도 개조범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조사 측에서도 동력원과 구동계의 분리라는 좀 리스크가 있는 설계가 필요하지만, 제대로만 해 둔다면 이래저래 돌려쓸 수 있는 기본설계를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재정적인 압박이 있다면 한번 정도 정부 범부처 사업으로 산자부나 환경부의 펀딩을 좀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이건 정부의 결단이 필요는 하겠습니다만서도. 여하간 시간적으로 여유가 별로 없는 상황인 만큼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