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방의 뉴스 보도로 나온 이야기인데, EMU로의 차량시스템 전환이 나오면서 정책방향이 미묘해지는 보여주고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토목계획 자체는 현재 설계단계 정도는 가 있는거 같은데 이걸로 기본 전제인 고상홈과 전용 착발선 설치가 그대로 "백지 재설계"를 해야 할 상황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얼핏 지나가는 방안은 사실 좀 무리수가 있는 그림인데, 현재 1개 선로인 인천역 인상선을 연장해서 EMU-260차량을 밀어넣고, 그 앞의 여유공간에 전동열차 반복운전을 실시한다는 병맛이 많이 넘치는 방식을 고르고 있습니다. 일단 1개 선로에 2개의 편성을 넣는거 자체는 유도신호를 쓰든, 입환시의 유도등을 두든지 해서 특별한 운전방법을 적용하면 가능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운전정리의 융통성이 단 한방울도 들어갈 틈이 없는, 뭔가 트러블이 나는 순간 모든게 개박살이 나는 방법입니다. EMU-260이 입선한 상태에서 전동열차가 인상선에 들어와 있다가 반대측 운전대 고장 또는 차량 트러블로 퍼지는 순간 열차운행이 개판이 나는건 당연한 이야기고, 반대로 EMU-260차량이 인상선에서 충분한 위치까지 안올라간 상태에서 운전대 교환을 하겠다고 기관사가 자리를 비워버렸다면, 후속 전동열차의 회차입환이 꼬이면서 수인선이 죽어버리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건 애초에 제자리반복용의 비상건넘선을 두었다면 상당히 융통가능한 부분인데, 저걸 짜르고 에산절감했다고 상을 받으신 우리의 빡대가리 나으리 덕에 개-판이 되었달까.
수인선 인천역의 인상선을 사실 2개선로로 짰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거지만, 역시 비용절감 덕분에 이런 융통성이 나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뭐, 공사여건이 워낙 불량한데다, 애초에 경인선과의 연결을 전제로 수인선 연장계획이 있다보니 공간조건이 도저히 각이 안나와서 그리 된거기는 합니다만. 결국, 이런저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인천까지 입선하는건 많이 난감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한, 간선열차의 경우 차내정리와 서비스 작업때문에 지원시설물이 제법 필요한데, 이걸 인천에서 제대로 공급하는건 많이 난점이 있기도 합니다. 즉, 이건 가능한 안이 아니라, 그냥 가능성 정도를 보는 수준이랄까.
다만, 이 검토과정은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고상홈을 사용하는 KTX로 방향이 정해진다면 좀 더 융통성 있는 설계가 가능해집니다. 일단 송도역에서 별개의 저상홈을 평면교차해서 진입하는 배선계획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현행 고상홈 중 수원방향 승강장을 EMU-260전용 승강장으로 전환하고, 새로 고상홈을 하나 더 설치해서 포입식 배선으로 반복운전을 실시하는게 가능해집니다. 안그래도 송도역은 전동열차의 중간 정차역이나, 현재 취소된 동양화학선 접속역으로만 계획되었고, 충분한 구내유효장이 확보되지도 또 주변 접속교통이 확보되지 않은 역인지라 개량공사를 하더라도 활용도가 애매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만, EMU를 도입하게 된다면 이런저런 제약이 해소되기 때문에, 시설 설계가 편해지고 그 결과 좀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열차 착발을 넣는게 가능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송도역에 1면 1선+장비유치선 및 시설사업소용 부지를 증설하고, 동시에 수인선 급행을 위해 대피선을 연수역의 예비부지에 추가해 넣어서 운전의 융통성을 확보한다면 될거라 봅니다. 송도역의 과선교나 역무시설은 간선열차 취급에 맞게 정리가 되긴 해야겠지만, 이건 좀 사후적으로 고민하면 될만한 부분이고. ITX청춘처럼 동일홈 사용으로 가닥을 잡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겠지만, 시종착 기능을 부여하려면 이런 예산 빌런 짓거리는 좀 지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반복시에 장시간 선로점유 문제도 있는데다, 여객혼동이 생기면 구제하려면 초지나 어천까지 가야 할 판이고, 선택정차를 끼워넣다보면 천안아산까지 날아갈테니 말입니다.
장래적으론, 현행 수인선의 경인선 연결계획을 변경해서, 현재 인천역 북단의 기 공사된 터널부분은 제2공항철도로 활용해서 인천공항1터미널까지 그대로 연장시키는게 맞다고 봅니다. 이렇게 하면서 공항철도 용유기지를 수인선과 EMU-260의 반복거점 및 경정비 시설로 공용할 수 있으니 운행에 필요한 융통성을 확보할 수 있고, 안전상의 무리도 많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인천공항 KTX운행 중단에 따른 논란도 해소될 뿐더러, EMU차량 계획이 잡혀있으면서 공항 접근성이 나쁜 서해선/장항선 연선에도 공항행 열차를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기껏 개축한 저상홈을 또 뜯어고쳐야 하는 문제가 인천공항1터미널역에 생기기는 하지만, 이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거고, 이 기회에 아예 착발선 내지 전용 홈을 하나 더 끼워넣어서 제대로 된 교통센터로 확장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을겁니다.
수인-경인 연결 계획은 지금에 와서는 시설공단이나 철도공사나 별 미련은 없는 눈치지만, 회송 운전 전용 정도로 필요하다면 인천항 주변 철길에서 숭의역 정도를 연결하는 단선 정도는 시설하면 될거라 봅니다. 어차피 별 생각도 없어서 애초의 화물선이나 연결선을 다 날려먹은 판이라 더 할것도 없을테니 말입니다. 애초에 이런 연결성을 신경썼다면 수인선 수원측 지하화할때 연결선계획을 방기하지도 않았을테니 이제와서 새삼 뭘 할리도 없고.
개인적으로는 수원과 인천 착발 KTX는 한 노선으로 계획이 되도록 초기계획이 잡혔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고색역이 지하로 쳐박혀서 경부선 연결이 망해버린 시점에서 이건 완전히 넉아웃되었고, 그나마 땜질 비슷하게 할 수 있을만한 의왕인근에서 안산선으로 꺾어들어가는 선로 계획도 이제는 불가능한 이야기가 되어버렸기에 뭐 수요를 각개격파하는 아주 이쁘장한 모양새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현행 계획대로라면 4호선과 수인선 공용구간이 수인선 전통후엔 포화상태가 될거기에, 인천착발 KTX를 따로 설정해 달라고 해도 현실적으로 복복선화까지 보지 않으면 매우 난감해질거라는 문제도 남아버렸고 말입니다.
인천역에 세가지 방법으로 기차가 들어간다는게 엄청나게 난감한 일이라는게 이번에 새삼 재증명되고 있으니 여러모로 한탄스럽다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