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법은 위 사진이 직관적으로 잘 보여주는데, 타 궤간 화차 아래에 일종의 덧대차나 초저상 화차를 끼워넣어서 운행하는 방식으로, 이 덧대차를 롤복, 아예 화차에 가깝게 2개의 대차나 차축을 갖춘 거더 트롤리 종류를 롤바겐이라고 부릅니다. 이른바 을종 수송이라 부르는 화차에 차량을 통으로 적재해서 운반하는 방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쪽은 정례적인 화물운송 등에 상시적으로 쓰일 수 있는데다, 적재하는 화차의 일부 해체를 요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
보통 롤복이나 롤바겐을 적용할 경우, 전용의 작업선이 필요합니다. 구현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롤복이 달리는 궤간이 보통 아래쪽에 그리고 원 화차의 궤간이 위쪽을 다닐 수 있게 만든 레일 기면이 다른 작업선을 만들고, 이 위로 화차를 차입하면 아래쪽에 롤복을 따로 설치하거나(랑그바인 식), 아예 롤복 위로 화차를 굴려넣어 장비하는(브베 식) 형태로 동작합니다. 물론 해체할땐 그 역순입니다. 여기에 사용 화차에 따라서 임시제동관을 설치하거나, 아니면 화차측의 어댑터를 설치해 제동관을 공용하는 등의 작업을 요하기도 합니다.
롤복을 쓰는 경우 공장 작업 없이 비교적 간소한 시설만으로도 충분히 작업을 할 수 있는데다, 이에 맞는 전용의 화차를 따로 제작하지 않아도 되는 강점이 있습니다. 물론 차종에 따라 적용불가능한 경우도 나오기는 하겠지만, 궤간가변차량 처럼 특정 차량만 가능하다 이런 방식은 아닌지라. 외려 이 고전적인 방식에서 궤간가변차량의 작업선로 아이디어가 차출되지 않았을까 생각은 듭니다. 아주 비슷한 크기의 궤간에서는 적용이 좀 간단치 않긴 하겠지만, 협궤와 광궤 사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환성을 따지는 대차 교환이나 기구의 동작범위 제약이 있는 궤간가변 보다 비교적 편한 감도 있기는 합니다. 실제 적용례를 보면 표준궤 화차를 750mm의 협궤간이나 미터궤간 등에 넣는 등, 다른 방식으론 좀 많이 어려운 케이스에 적용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제법 있는데, 일단 차체 아래에 일종의 덧대차를 넣는 방식이다 보니, 차륜이 작고 무게중심이 높아지는 등 주행안정성이 그리 좋지 못해서 심하면 25km/h정도의 제한속도로 다녀야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에 이 방식을 주로 쓰는 협궤철도는 차량한계의 제약이 심할 수 밖에 없는데, 표준궤 화차를 직결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건축한계 확장을 적용하거나, 직결하는 차량의 규격을 제한하는 등의 한계가 생기게 됩니다. 이외에 추가적인 장치의 자중 추가나 구조상의 하중 제한을 할 수 밖에 없거나, 롤복의 경우 구조상 3축 이상의 대차를 가진 차량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등의 단점도 존재합니다. 또한, 단거리라면 아예 개궤나 복궤간을 적용하는 방식이 더 단순하고, 장거리라면 환적 등의 수단을 쓰는게 속도 면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한계가 어느정도는 있다 할겁니다.
그래서인지 대개의 적용례는 유럽, 그중에서도 오래전부터 철도망이 발달된 독일이나 스위스 정도의 협궤간 철도에 국한되는 편입니다. 더 이전엔 스웨덴이나 스페인, 캐나다에서도 쓰였다지만 지금은 쓰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사용되는 구간에서는 대개 광석류나 통나무 같은 벌크 화물의 운반이나, 아예 유지보수 등에 쓰이는 업무용 화물 운반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듯 합니다. 점차 도태 추세기는 하지만, 협궤측이 별도 사업자로 사업이해관계상 개궤를 꺼리거나, 아예 산악구간이어서 다른 대안이 안나오거나 한 경우엔 꽤 잘 버티는 눈치고, 업무용 화물 등에 쓰기 위해서 일반 화물영업이 중단되어 있더라도 설비는 또 유지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합니다.
국내에서는 이미 협궤간은 멸종당한지 오래라 별 참고가 되긴 어렵겠지만, 장래 북한 지역의 철도망 중 협궤간이 유지되는 함경도 지역에서는 응용해 볼 수 있을만 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또한, 근래 시험중인 산악트램의 경우 미터궤를 적용해 개발이 이루어지는 중인데 여기에 쓰이는 사업용 화물 등을 트럭 계송 대신 화차의 직접 진입 같은 식으로 시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듭니다. 뭐 이것도 노선망이 서로 접속이 되고 해야 가능한 이야기겠습니다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