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의 화차생산회사인 연합회차회사(UWC)가 2018년에 배포한 영상입니다. 평판차 부분과 적재함 부분을 분리 운용해서 화차효율을 올릴 수 있다는 분리형 화차 아이디어인데... 좀 많이 낮이 익은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미 한참 쓰고 있는 컨테이너형 운반구 그 자체라 할겁니다.
영상에서 설명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화차는 화물 종별로 거기에 맞는 운반구를 써야만 합니다. 문제는 화물이란게 계절적인 수요가 있거나 해서 어느때는 화차가 크게 모자라지만, 어느때는 남아도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러다보니 화차를 전국에 수급하는 문제도 간단치 않고, 유휴화차를 어디에 보관하느냐 하는 문제도 종종 따라옵니다. 이러다보니 회전율을 갉아먹고, 유지보수가 많이 들어가고 가격면에서도 비중이 큰 주행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철도회사들에겐 공통된 발상이라 할겁니다. 이쪽을 이른바 컨테이너화 해서 극복하려던게 일본 등의 접근이라면, 벌크 화물 비중이 큰 러시아에서는 아예 분리운용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한걸로 보입니다.
명시적으로 ISO컨테이너 기반이라는 언급이 없기는 한데 아마도 운반구의 규격이 광궤 규격에 맞게 큼지막하게 만들어져 있어서일거라 생각이 됩니다. 다만 화차와의 연결부위는 구태여 새로 만들기 보다 기존에 검증된 컨테이너용 체결구와 평판화차를 활용하는게 유리할테니 아마 호환가능한 구조로 되어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영상 중간에 제시되는 관절형 6축화차같은 것도 동구권에서 4TEU용으로 쓰이는 화차인지라, 그걸 응용한 설계제안일거고.
이전에 핀란드에서 오스트리아 쪽의 수송기구 솔루션 업체와 협업해서 컨테이너형 화차를 운용한 예가 있는데, 러시아에서 이걸 꽤 유심히 봤던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2년전 영상인데 아직까지 딱히 실제투입례가 안보이는 걸로 봐서는 그냥 제안 정도로 끝난게 아닌가도 싶기는 합니다만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저런 개발시도가 철도청 시절에 컨테이너형 유개화차부터 이루어졌었던 바 있습니다. 컨테이너화를 하기에는 적하용 중장비 보급 문제가 따라오고, 반면 유개화차 수송은 점점 감퇴하는데 신조차를 계속 제조하는 건 장래 잉여가 생길거란 생각에서 개발이 들어갔는데, 결과적으로는 화차는 일반 평판차로 활용이 되는 듯 하지만 컨테이너 부분은 대개 방치되어 창고로 전용되다 없어졌던 례가 있었습니다. 이후에 철강쪽에서 운임절감용 꼼수로 컨테이너형 운반구를 쓰면서 다시 흥했지만, 아직까지 벌크화물을 제대로 대체하는데엔 역부족인 눈치고 말입니다.
가장 문제는 적재부의 착탈을 하다보면 관리가 이중으로 돌아가야 하는 점이 있고, 또 화차의 자중 대비 적재중량이 크지 못해서 운송면에서는 좀 비효율이 따라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화차 자체의 회전율을 올릴 수 있고,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도 있으니 꼭 단점만 있는 건 아닌지라, 장래 추이를 좀 지켜볼 필요는 있을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