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철도거리표도 제대로 관리가 되는지 마는지 싶은데다 정보를 자꾸 숨기고 꼬아두는 버릇이 관청에 흔해지는 와중인지라 그나마 현재의 운영현황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는게 이 철도공사가 공개하는 전국 노선도입니다. 과거엔 지도에 오버레이 되지 않은 철도 관구도와 지도 위에 오버레이 시켜 선형을 어느정도 모사한 지금의 노선도가 따로 있었는데, 이제는 이 단일 노선도로 단일화 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좋아하는거야 이 바닥 종자들의 버르장머리인지라 종종 심심풀이 삼아서 지도를 훑어보는데... 나름 열심히 관리하고 그린다고 하지만 자잘한 버그가 있는 건 어쩔수가 없는거 같습니다. 이렇게 적는다고 고칠거 같지는 않지만 기본 정보는 좀 더 충실화하게 관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둡니다.
1. 전철화 표시 오류
이건 한눈에 보이는 부분인데 아무래도 작도한 사람이 실제 가보기 힘든 구간들이어서 틀린걸로 보입니다. 일단 함백선 예미~함백간과 강경선 채운~연무대간, 경전선 평화~광양간 및 경전삼각선 구간은 전철화가 완료되어 있는 구간임에도 비전화로 표시되고 있고, 정작 비전화구간인 진주~광양간, 진해선 전 구간은 전철화 구간으로 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강경선이나 함백선은 전철화 설비를 사용하는지 여부가 좀 불투명한 노선이기는 한지라 틀릴수도 있다고 생각은 드는데, 경전선 계통의 비전화/전화 표기 오류는 상당히 눈에 띄는 버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2. 노선 작도 오류
선형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데포르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지선같은 곳은 작도하기가 어렵다 보니 시각적으로 명확하지 못하거나 애매하게 처리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토폴로지가 틀린 곳들이나, 주요한 정보가로 사용한 단선/복선이상 구분용 선 굵기를 잘못 쓴 경우가 몇군데 보입니다.
토폴로지, 즉 각 역간을 잇는 선을 잘못 이어 붙인 곳은 주로 수도권인데, 대개 철도거리표에서의 원칙이 애매한 것을 여기서도 잘못 표기한 것들입니다. 이른바 중복노선이 있는 곳들로, 경의선 능곡~대곡간, 그리고 경원선 청량리~회기 구간이 그렇습니다. 이건 철도거리표에서도 원칙이 없이 중복 1역간을 그냥 고시해 놨고, 지도로 그리게 되면 중복으로 그려야 하는데 표기상의 이유인지 그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수도권 삼각선들이 대거 누락이 있는데 전철운행구간이면서 중복 1역이 존재하는(철도거리표 상에는 상봉이 빠졌지만) 망우선 망우~광운대 구간도 세부지도에서는 누락, 본지도에는 또 복선으로 표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와 달리 용산삼각선과 구로삼각선은 아예 제외되어 있습니다. 삼각선이 전국적으로 다 빠져있다면 모르는데, 또 태백삼각선, 북영주삼각선, 북영천삼각선, 금장삼각선, 전경삼각선은 기재가 있습니다. 뭐 이들 삼각선들은 구내 취급이 아니라는 차이가 있어서 그런거 같기는 합니다마는.
부산 쪽의 선로는 꽤 복잡해서 고속선은 부전 지하를 경유하지만 별도의 역이나 신호장/신호소가 없는데도 있는 걸로 읽히고, 가야선, 부전선, 동해남부선 등이 얽혀있는데 지도 표기상으로는 이걸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부산지구를 확대약도로 그리면서 사상~부산, 부산진~일광 정도로 범위확대와 상세도를 만드는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해선의 경우는 지도만 보고 통해역의 위치를 잘못 표기하고 있는데, 보안 관계로 개묘해서 그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진해에서 반대로 꺾어서 들어가는 선로가 아니라 진해에서 서쪽으로 나간 곳에 있습니다. 물론, 일반인 출입이 불가능한 역이고, 영업안한지 20년은 넘는 거 같기는 합니다마는. 현 노선도에서 그려놓은건 정작 정규노선이 아닌 화물지선 사비선을 묘사한 거라서 잘못이라면 잘못입니다.
복선 표시 오류는 앞서 말한 망우선 외에 만종~원주 구간과 경전선 삼랑진~낙동간 구간, 진해선 전구간, 전라선 여천~여수엑스포, 동해북부선 제진~감호 등에 있습니다. 그리고 좀 사소하지만 경강선 판교~여주간의 색상을 SRT와 비슷한 보라색으로 칠해두었는데 뭔가 사연이 있는 색 선정인지 많이 궁금해집니다. 정작 남의 노선인 공항철도는 일반 KTX운행노선처럼 일반노선 표기와 KTX노선 표기를 병행하고 있는데, 하필 이 구간은 별도로 다루어 색을 달리한건지.... 아무래도 감비노도 궁금해 할 거 같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수도권 쪽에 물류역 표기 오류가 몇 개 있는데, 덕소나 온수가 물류역으로, 팔당은 비물류역으로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덕소는 화물취급이 있으니 그게 맞을지도 모르겠는데, 이 기준이라면 팔당이 비 물류역인 이유가 모호한거 같고... 온수는 오류동을 표기한다는 걸 실수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3. 경강선 KTX관련
사실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가 경강선 노선이 새로 노선도에 올라와 있는데, 왠지 이쪽은 작도 원칙이 틀어진 거 같단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노선도에 기재된 사항은 철도거리표에 고시된 경강선 간선구간(이걸 뭐라고 불러서 전철 경강선과 구분지어야 할지 아주 지랄맞긴 하지만 일단은)에 맞춰서 최소기재를 한 걸로 보입니다.이 말은 경강선에 있는 신호장과 도중분기점이 모두 누락이 되었단 이야기입니다. 원 철도거리표 고시에 죄다 안실렸으니 여기에다가도 안적는다는 원칙을 바득바득 맞춘건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사실 대관령 터널 구간 중간에는 가칭 대관령 신호장이라 불리는 상하 부본선을 갖춘 신호장이, 그리고 강릉을 앞두고는 남강릉신호장 정도로 불리는 역시 상하부본선을 완비한 신호장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강릉까지 구간에 차량기지 분기와 영동선 분기가 존재하고 있고 말입니다. 사실 철도거리표 고시에서는 구태여 오송역 북단의 호남고속선 분기지점을 따로 표기하고, 차량기지선 고시를 분리해서 내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표기가 전부 빠져있다는 점에서는 좀 기묘하다 싶습니다. 보안사항으로 다루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골때리는건 명백히 단선구간인 남강릉에서 강릉까지의 구간을 뻔뻔하게 복선으로 표기하고 있는 점입니다. 정부가 강릉시의 몽니를 당하면서 지하 단선으로 뽑아놓은게 이미 명백히 드러나 있는 상황에서 이걸 또 공시에서는 눈가림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몽니당할때 진압을 하던가 할 것을 다 두들겨맞고 개판친 다음에 눈속임을 한다고 가려질 수 있는 사항이 아닌데 말입니다.
과연 버그패치가 제대로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여하간 지켜볼 생각입니다.